[법률방송뉴스]대장동 비리 사건에 대한 항소 포기는 ‘농단(壟斷)’이나 다름없다. 먼저 법적으로 그렇다. 대장동 담당 검사들은 도저히 항소를 포기할 사안이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전국 일선 검사장과 지청장, 평검사까지 상세 설명을 요구하며 검찰 지휘부에 반발하고 있다. 항명이 아니라 설명 요구다.검찰 내부의 논란이 불거지는 상황을 종합해보면 매우 석연치 않다. 수원지검장과 광주고검장은 사의를 표명하고 있다. 항소 포기의 가장 큰 법적인 문제는 장관의 영향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원론적인 차원에서 항소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라는 의견
[법률방송뉴스]외교는 기본적으로 상대방이 존재하는 게임이며, 그 결과는 최종적으로 상대방과의 합의로 정리된다. 그러나 각국의 외교부는 외교 현안에 대한 협상 과정에서 최대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다층적 메시징(multi-layered messaging) 전략'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최종 합의에 앞서 존재하는 다양한 목소리를 협상의 지렛대로 삼아 전략적 유연성을 높이기 위함이다.통상적으로 외교정책 결정 과정에서 하위 직급의 실무자나 국책 연구소의 연구원이 ‘매파’의 역할을 자처하며 강경한 어조의 논평을 내는 것은, 상대
[법률방송뉴스]한 유튜버가 자신의 영업장인 애견카페에서 벌어진 분쟁을 업데이트한 영상을 보았다. 도로에서 애견카페로 이어지는 진입로가 옆 산에 포함된 땅이었는데, 상속인들이 그 길을 막는 바람에 폐업하게 되었다. 이후 몇 년째 민형사 소송이 진행 중이다.형사재판에서 상대편 변호사는 “길은 막았지만 영업이 방해될 정도는 아니다”, “영업 방해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러나 모든 차량 통행이 막혀 카페 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해 보였고, 펜스 설치도 직원들을 피해 새벽에 이루어진 상황이어서 유죄가 인정됐다. 벌금은 500만
[법률방송뉴스]규제가 부동산 시장을 급랭시켰다. 10월 15일 정부가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묶고, 같은 지역의 아파트와 일부 연립·다세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까지 확대 지정했다. 의도는 과열 억제였지만, 결과는 거래의 급랭과 신호의 왜곡으로 나타났다.대책 시행 후 열흘간 서울 아파트 거래는 직전 열흘 대비 약 79% 급감했다. 거래가 제한되면 겉으론 가격이 멈춘 듯 보인다. 하지만 시장은 ‘얼마가 맞는 가격인지’ 판단할 근거를 잃는다. 근거가 사라진 시장은 작은 소식에도 크게 출렁이고, 그 흔들
[법률방송뉴스]한국장학재단과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학기 로스쿨 재학생 중 ‘연 소득 1억 4,634만 원 이상(소득 상위 20% 이내)’과 ‘국가장학금을 신청하지 않은 재학생’의 합계가 69.7%(4299명)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로스쿨 학비와 로스쿨 입시 사교육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원인으로 지목됐다.그러나 위 관점에 따라‘로스쿨이 부유층에게 유리하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 우선 ‘로스쿨의 학비는 없거나 저렴한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은 타당하다. 그러나 ‘학비가 필요없는 고시 형태 제도’가 경제적 약
[법률방송뉴스]2025년 10월 13일과 15일은 대한민국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민주화 이후 다시금 대한민국의 삼권분립과 사법부의 독립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 날로.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에는 권력의 서열이 있고, 최고 권력은 국민주권, 그 다음은 이른바 선출된 권력, 그리고 그 아래에 임명된 권력이 있으며, “사법부는 입법부가 설정한 구조 속에서” 움직여야 한다고 주장했다.이런 선출권력 우위론에 따라 민주당이 주도하는 국회 법사위는 지난 10월 13일 국감장에 관례대로 인사말을 위해 출석한 조희대
[법률방송뉴스]벌써부터 2026년 미국 중간선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광폭행보가 선거를 앞두고 여론을 의식해 잠잠해 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혹시라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의회 다수당 지위를 차지한다면 트럼프 행정부를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있다. 아직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엔 이르지만, 대체로 연방상원에서는 공화당이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높고, 연방하원에서는 민주당이 다수당이 될 여지가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예상대로 결과가 나온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독주에 제동이
[법률방송뉴스]경찰 조사를 받는 피의자라면 누구나 조사의 첫머리에서 진술거부권을 고지 받는다.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이자 형사절차에서 피의자의 방어권을 지키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그런데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실제 절차를 보면 진술거부권이 온전히 보장되는지에 대해 변호사로서 의문이 든다.경찰 조사를 받으러 간 피의자 A씨.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하기 전 수사관은 “피의자께서는 일체의 진술을 하지 아니하거나 개개의 질문에 대해 진술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라며 진술거부권을 고지한다. 그리고 바로 “ 피의자는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시겠습니까
[법률방송뉴스]이재명 정부 들어 정치권 최대의 격돌이 진행되고 있다. 사법부 수장인 조희대 대법원장을 둘러싼 전쟁이다. 조 대법원장에 대한 사퇴 또는 탄핵 주장이 거론되고 더불어민주당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법안을 발의하는 시점만 하더라도 실제로 하겠다는 의지보다 국민의힘에 대한 정치적 압박으로 이해하는 시각이 더 많았다.그렇지만 더 이상 압박이 아니다.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조 대법원장을 증인으로 채택한 ‘청문회’를 오는 30일 열기로 했고 내란전담재판부는 위헌 논란에도 불구하고 본 회의에 올라가고 통과될 가능성이 점차로 높아지고 있
[법률방송뉴스]“나는 이 종이가 우리 시대의 평화를 보장한다고 믿습니다(I believe it is peace for our time).”영국의 수상 네빌 체임벌린은 1938년 9월 30일 프랑스의 에두아르 달라디에,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 이탈리아의 베니토 무솔리니와 함께 뮌헨 협정을 체결한 후 런던 헤스턴 비행장으로 돌아와 군중을 향해 손에 든 종이를 흔들었다. 그 종이는 (a) 체약국이 체코슬로바키아의 국경 지대인 주데텐란트(Sudetenland)를 독일에 양도하는 것을 승인하는 대신, (b) 히틀러가 더 이상 다른 국가의 영
[법률방송뉴스]정치나 경제 이슈를 생각하긴 하지만, 냉정히 말해 남의 일이다 -나한테 영향은 있는데, 남이 담당하는 일.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생각하던 차에 ‘백두산’이라는 네이버 카페에서 변호사에 대한 글을 봤다. 해당 카페는 금융사기 사례를 공개하고 예방교육도 하는 곳이다. 제목은 ‘현직 변호사의 사기행각으로 온라인 사기 피해자의 무모한 법률비용 지출 폭증’이고, 2025년 9월 4일자 게시물이다. 한마디로, 변호사들이 홍보와 상담을 가장해서 헛된 기대감을 주고 수임료만 챙기는 쓰레기 짓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사법 절차에서
[법률방송뉴스]고령화는 우리 사회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기대수명이 늘면서 정년 이후에도 계속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노동 공급 감소와 성장 잠재력 저하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고령층 인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는 중요한 국가 과제가 되었다. 그러나 단순히 정년을 연장하는 방식으로는 근본적 해법이 될 수 없다.일본은 제도를 통해 고령자 고용을 확대했다. 2025년 4월부터 모든 기업은 65세까지 근로자의 고용을 보장해야 한다. 기업은 정년을 연장하거나 폐지할 수 있다. 또는 정년 60세 이후 재고용하는 계속고용제도를
[법률방송뉴스]과거 금본위제도(金本位制度) 하에서 돈은 금의 가치와 연동되었다. 따라서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규정하는 법이나 “공공위원회에 참여한 자에게 30만 원의 보수를 지급한다”는 정부 규정은 사실상 “범죄자는 XX그램 이하의 금을 국가에 납부하라”거나 “공공위원회에서 일한 자에게 X그램의 금을 지급하겠다”는 것과 유사한 의미였으며, 그 자체로 일정한 합리성을 갖고 있었다.그러나 1971년을 기점으로 세계경제는 금본위제를 떠나 변동환율제를 채택하게 되었다. 변동환율제에서 돈은 절대적 기준이 되는 가치척도가 없다.
[법률방송뉴스]대통령의 사면권은 일반사면, 특별사면, 감형과 복권에 관한 것으로 나뉜다. 그러나 주로 문제되는 것은 특별사면권이다. 특별사면권은 무엇보다 법원의 유죄확정 판결을 뒤집을 뿐만 아니라, 법 앞의 평등에 대한 심각한 훼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구의 선진국들도 대부분 사면권을 인정하고 있다. 왜 그럴까?군주의 대권 중 하나인 은사권을 뿌리로 하는 사면권은 법치국가 원리와는 정면으로 충돌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국가들이 이를 인정하는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하나는 법원의 판결이 완벽하지
[법률방송뉴스]취임 후 7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전세계를 혼란의 소용돌이로 몰아넣고 있다. 작년 선거운동 당시 그의 언행에서 예견할 수 있었지만, 이렇게 빠르고 일방적으로, 법의 경계를 넘나들며 대통령 권한을 휘두를 것이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우방국과 적성국을 가리지 않는 관세 폭탄, 이란 핵시설에 대한 전격 폭격, 불법이민자에 대한 대대적 색출과 추방, 하버드를 비롯한 명문 대학과의 법적 분쟁, 효율성을 명분으로 한 연방 관료 대량 해고 등은 지금의 미국이 과연 우리가 알던 그 나라가 맞는지 의심하게
[법률방송뉴스]“그렇게도 미친 듯 너를 사랑했는데 (좀 더 아껴 쓸걸 그랬어)니가 이렇게 떠날 줄 알았다면 (니가 나의 곁을 떠나고)내게 남은 건 오직 할부금만이 (너를 사랑하지 않아도)나 한동안 널 잊지 못할 것 같아 (매월 갚아야 할 흔적이)아직 10개월이 남아 있는데…”20년 전 발표된 노래의 가사다.연애가 끝난 뒤, 감정의 상처만이 아니라 남겨진 할부금이 마음을 더 무겁게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연애가 끝났다고 모든 게 끝나는 건 아니다. 법정에서 다시 시작되는 싸움이 기다리고 있다.헤어진 연인 사이에서 ‘사랑할 때 준
[법률방송뉴스]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는 누가 될까. 그 시간이 임박했다. 오는 8월2일 한 방에 결정된다. 수해 피해로 충청권과 영남권 순회 경선 이후 지역 일정은 취소되었고 8월2일 모든 것이 결정된다. 영남권과 충청권 순회 경선까지 표 대결을 보면 정청래 당 대표 후보가 박찬대 후보를 훨씬 앞서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영향력인 ‘명심’을 활용해 앞서 나갈 것으로 예상됐던 박찬대 후보가 큰 차이로 밀리고 있다. 반면에 정청래 후보는 국회의원들 사이에서는 박 후보에게 밀리지만 친민주당 지지층들에게 최대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법률방송뉴스]대한민국과 중국은 오랫동안 '배타적 경제수역(Exclusive Economic Zone, EEZ)'의 경계선에 대한 협상을 계속했지만 이에 대한 최종적 합의에는 이르지 못하였다. 2001년 발효된 한중 어업협정에서도 양국이 주장하는 배타적 경제수역의 경계(통상 해안선에서 200해리)가 겹치는 해역을 '잠정조치수역(Provisional Measures Zone, PMZ)'으로 설정하고, 향후 배타적 경제수역으로 지정하기 전까지 이를 공동으로 관리하기로 합의하였을 뿐이었다.문제는 중국이 2018년부터 잠정조치수역 내에 대
[법률방송뉴스]대통령의 대선 공약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이었고 대통령 정책실장도 가상자산 업계 출신이 임명된 만큼, 관련 테마주가 급등했다. 그러자 코인에 관심 없던 사람들도 “가격변동이 적은 스테이블 코인은 진짜 디지털화폐로 쓰이는 거 아니냐”며 궁금해한다. 전혀 가능성이 없다는 말씀을 드리며 이유는 다음과 같다. 어떤 서비스든 시작되고 유지되려면 이용자가 있어야 하고(조건1), 사업 목적이 자선이 아닌 이상, 수익이 생겨야 한다(조건2).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두 가지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없어서 그 사업의 성공을 논하기 전에, 아예
[법률방송뉴스]내년도 최저임금을 둘러싼 노사 협상이 또다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사 간 요구안 격차는 1,000원이 넘고, 협의는 매년 반복되는 대립 속에 제도적 신뢰를 잃고 있다. 그러나 이 갈등의 본질은 금액 차이가 아니다. 제도의 방향성과 현실에 대한 인식 부족에 있다. 최저임금은 고용구조와 산업 생태계 전반에 파급효과를 미치는 핵심 변수다.현장과 괴리된 인식은 정책의 왜곡을 불러온다. 노동계는 ‘사람답게 살 수준’을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아르바이트생보다 적게 버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 골목상권의 빈 점포는 증가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