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방송뉴스]
"총선에서 혹독하게 대가를 치를 것"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살림살이를 윤석열 정권 사적 가계부로 여겨"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내년도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이 끝나고, 이젠 정기국회 시간도 하루 남았습니다.
여야 모두 정기국회 안에 처리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지금까지의 행보를 보면 다소 의문입니다.
◇"이재명표 예산" vs "윤석열표 예산"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오늘(8일)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아직까지도 감액 규모나 대상 등에 관해 상당한 견해 차이가 있어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윤석열 정부가 하고자 하는 사업에 동의하기 어렵더라도, 새 정부가 일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대국적 차원에서 협력을 부탁한다"고 말했습니다.
주 원내대표, 재차 "감액 규모에서 많은 견해차가 있는데 민주당이 크게 양보하고 협조해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박 원내대표는 "무슨 일이 있어도 민주당은 정기국회 내에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할 것"이라면서도 "이를 위해선 정부·여당의 입장 변화가 필요하다"고 굽히지 않았습니다.
박 원내대표는 "우선 초부자를 대상으로 한 3대 정책은 현재의 경제 상황에 맞지 않아 이것을 철회해주면 된다"며 "정부안을 그대로 가자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예산안) 심의권을 야당도 포기하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고집했습니다.
아울러 "정부·여당이 민주당의 합당한 요구에 귀를 기울여 주고, 마음의 문을 열면 반드시 내일 중 예산안 처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는데, 결국 여야 모두 서로의 입장만 관철하며 양보할 것을 강조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기한 내 처리 어려워 걱정" vs "단독수정안 제출"
여야 원내대표 뒤, 당 안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더 거세지고 있습니다.
특히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의원총회에서 "여소야대를 숱하게 겪어봤는데 이건 정도가 지나치다"며 "안면몰수, 안하무인, 막가파식"이라고 민주당을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정 위원장은 "거대 의석을 앞세운 횡포는 다소 있을 수 있지만, 이건 너무 심하다"며 "민생·경제는 안중에도 없다. 자기 당 (이재명) 대표가 처한 상황을 보더라도 조금 옷깃을 여미는 자세도 필요한 것 아닌가"라고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이어 "(예산안은) 국회선진화법 시행 이후 한 번도 12월 9일을 넘겨본 적이 없다"며 "예산은 곧 서민이고, 복지인데 왜 틀어쥐고 있는 것인가. 마지막으로 민주당에 경고한다"고 부각했습니다.
민주당에선 "윤심 예산 지키기에만 여념이 없다"고 힐난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단독수정안 제출도 예고하고 있는데요.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정부·여당은 부자 정도가 아니라 슈퍼 부자를 위한 정당임이 틀림없구나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며 "초부자 감세를 반드시 막고, 거기서 생긴 예산과 그외 여러 가지 불요불급한 예산을 끌어모아 최대한 서민 예산을 챙기겠다"고 주장했습니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증액" vs "초부자 감세 막을 것"
여야가 현재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건 내년도 예산안 감액 규모와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등 예산 부수법안입니다.
민주당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낮추는 정부안, 금융투자소득세 2년 유예 조건으로 주식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을 1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높이자는 정부 방침, 종합부동산세 관련 다주택자 누진제 완화 등을 쟁점으로 꼽으면서 7대 민생 예산을 제시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기초연금 부부합산제를 폐지 △저소득층과 저신용자 등 서민 금융 회복 △어르신·청년·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 예산 확보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등 지역민과 소상공인 상생을 위한 골목상권 예산 확보 △공공임대주택 공급예산 확대 △기후위기에 대응한 재생에너지 예산 확보 △농민 생계가 달린 쌀값 안정화 등 농업 지원 예산 등입니다.
국민의힘 주 원내대표는 "오늘까지 여야 합의가 돼야 (시트)작업을 거쳐 내일 늦게라도 (처리가) 가능하다"며 "민주당은 문재인 정권 5년간 평균 삭감액이 1조2000억원이었고, 이런저런 이유로 5조1000억원을 삭감하고 증액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지적합니다.
주 원내대표는 "정부는 현재 삭감이 1조3000억원이 됐는데 2조6000억원 이상은 삭감 못 하겠다고 한다"며 "2조원 이상 차이가 극복된다고 해도 증액 부분에 대해선 우리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증액을 제기했다. 의견 접근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습니다.
반면 민주당 박 원내대표는 "정부와 여당은 639조원라는 최대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제출하고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를 통해 1조2000억원 감액에만 동의해줬다"며 "국채 발행을 더 이상 하지 않을 거라면 현 정부안의 감액을 더 과감하게 수용해야 최악의 사태를 대비하고 민생·경제에 재정 여력을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덧붙여 "당연히 불필요한 대통령실 이전 비용 등 낭비성 예산, 위법적 시행령에 근거한 예산은 대폭 삭감해야 한다"고 피력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 의장은 "2014년 국회선진화법 시행 이후 (예산안을) 최초로 정기국회를 넘기는 불명예를 기록할 수 있어 초조한 심경"이라며 "정기국회 내에 정치권이 합의를 이뤄내지 못하면 국민은 물론이고 국제사회에서도 대한민국이 위기관리 능력이 있느냐 의구심을 갖게 되고, 새로운 위기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두 분이 결단을 내릴 시간"이라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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