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방송뉴스]

호반그룹와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본격화했습니다. 호반과 호반호텔앤리조트가 지난주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수하면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지분율을 맹추격하고 있는데요. 양측의 경영권 분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더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한진도 ‘반 호반 동맹’을 구축하며 반격을 가하는 모양새입니다.

국내 경제와 산업별 이슈를 짚어보는 <경제인이슈>. 오늘은 김종효 알파경제 이사님과 호반과 한진의 경영권 분쟁이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Q. 한진 경영권 분쟁, 과거부터 정리한다면?

▲김종효 알파경제 이사=네, 지금 호반그룹이 가지고 있는 18%에 육박하는 한진칼의 지분이 예전부터 투자 목적으로 한 주 한 주 쌓아온 게 아니잖아요. 결국은 누구의 물량을 대량으로 가져왔다고 볼 수 있는데, 이 얘기를 하려면 좀 많이 앞으로 올라가야 합니다. 그래서 과거 대한항공의 조원태 회장이 경영권을 가져가는 과정에서 여러 분쟁이 발생했는데요. 그때 강성부 펀드 얘기도 있었고, 그다음에 누나인 조현아 전 부사장과의 싸움도 있었고, 그다음에 이명희 여사를 둘러싼 해프닝도 있었고, 여러 이슈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조양호 회장이 경영권을 넘기는 과정에서 조현아 전 부사장에게 기우는 듯 했습니다만 실제 경영의 세습은 조원태 회장으로 이뤄지면서 둘 간의 갈등이 시작됐죠. 여기에 분쟁이 크게 붙기 시작하면서 제3자들이 개입하기 시작합니다. 조원태 회장 중심으로는 한진가들이 모이기 시작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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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에 상대적으로 한진가에서 조금 떨어져 있던 조현아 부사장은 그 당시에 주주 제안을 들고 나오면서 주주행동주의를 외쳤던 KCGI 강성부 펀드와 손을 잡고 그 후에 반도건설이 끼어들기 시작하면서 소위 3자 동맹, 그다음에 조원태 회장 간의 지분 경쟁이 있었죠. 한때 3자 연합이 이기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이사회를 교체하면 삼자 동맹으로 승기가 넘어가는 구간이었는데 갑자기 산업은행에 끼어들면서 정부가 10%의 지분을 제3자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했고 조원태 회장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싸움은 끝이 났죠.

그러면 3자 동맹이 갖고 있던 지분은 결국은 팔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더 이상 투자의 가치가 없는 그런 주식들, 또한 조현아 부사장 입장에서는 상속세를 내야 되는 상황이다 보니까 이 지분들을 다 팔아야 하는데 살 사람이 있어야겠죠. 반도건설과 조현아 부사장은 각자 매각을 했고 가장 지분을 많이 들고 있던 KCGI, 강성부 펀드의 지분을 바로 호반그룹이 가져갔다는 거죠.

한때 호반그룹도 코로나로 위기를 맞았을 때 일부 지분을 팔기도 했었습니다만 다시 재매입함으로써 그때 가지고 있던 지분을 계속 가지고 있었고, 지금 조원태 회장의 지분이 5% 좀 넘는 수준이어서 개인 주주로서는 많긴 하지만 특별한 이슈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가 최근에 다시 지분을 늘리게 되니까. ‘또 분쟁이 벌어지는구나’ 하면서 시장에서 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죠.

Q. 한진칼 자사주 출연, 평가는?

▲김종효=이건 조원태 회장이 굉장히 잘못하고 있는 것이고. 이거 시정돼야 한다고 봅니다. 자사주는 회사가 산 것이잖아요. 본인 재산이 아니란 말이죠. 근데 경영권 문제만 생기면 자사주가 본인 재산인 것처럼 마음대로 결정하고 이사회가 다 회장 편이니까요. 그다음에 44만 주, 실제로 의미 있는 지분율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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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작은 금액은 아닙니다만 넘어간다고 해서 과연 조원태 회장 입장에서 지금 호반그룹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상황이고요. 이건 싸움에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지만 그래도 우리도 뭔가 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뿐이죠. 그다음에 자사주를 매입하면 정해진 기간 내 반드시 소각해야 한다는 법을 꼭 만들어야 하는 단초를 오히려 조원태 회장이 제공했다. 이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Q. 한진-LS ‘반 호반 동맹’ 구축?

▲김종효=LS그룹도 탄탄한 그룹이긴 합니다만 최근 여기저기 투자를 워낙 많이 해 놓은 상태라 현금 여력이 충분한 상황은 아닙니다. 근데 지금 호반그룹과 LS그룹도 이 이슈에서 다룰 건 아닙니다만 분쟁 관계에 있는 상황이죠. 대한전선의 지분을 갖고 있는 호반건설이 지금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물론 LS전선 쪽이 이기긴 했습니다만, 그럼에도 이 분쟁 과정에서호반그룹이 LS그룹도 사고 있다는 게 밝혀졌단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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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LS그룹의 지분율은 앞서 언급 드린 한진칼과 비교하면 굉장히 작은 부분이라 뭐 경영권 침탈로 보기는 어렵지만, 호반과 LS그룹의 분쟁 고리가 풀리면 아마도 이것도 바로 풀릴 거라고 봐서 그렇게 강한 고리라고 좀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Q. 조원태 회장, 경영권 분쟁 자신감?

▲김종효=네 저는 그렇게 보지는 않는데요. 산업은행은 정부의 뜻에 따라가는 국책은행일 뿐입니다. 아마 다음 정부 때는 여러모로 산업 구조 개편이라든지, 신규 사업을 하기 위한 돈이 많이 필요할텐데 지금 한국수출입은행이나 산업은행이나 모든 추가로 자본을 늘리는 데는 한계에 달한 상황입니다. 기존에 투자된 것들을 회수해야 하는 상황이에요.

그러면 지금 상대적으로 자금 여유도 있고 추가적인 투자 여력이 있는 쪽이 나은데 지금 대한항공은 돈을 잘 벌고 있지만 한진칼과 조원태 회장이 충분한 자금 여력이 있느냐? 그렇지 않거든요. 그러니까 경영권을 뒤흔든다는 차원에서는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지만 정부의 의도가 다소 방만해진 항공산업을 구조조정하는 데 있다면 산업은행은 몸을 뺄 수도 있다.

산업은행이 지난 분쟁 때는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지금의 판을 결정 지은 거잖아요. 이번에는 뒤로 빠지겠다고 하면 진검승부를 했을 때 조원태 회장과 한진칼이 승부를 볼 수 있는 충분한 자금 여력이 있지 않다고 보고요.

그러면 만약에 산업 전체를 개편하고 싶은데 대한항공은 돈을 잘 벌고 있지만 대한항공이 버는 돈은 아시아나를 흡수하는 데도 벅차면, 추가적인 LCC(저비용항공사)의 구조조정이라든지, 누군가 역할을 해야 할 텐데 그때 또 돈을 넣기는 어렵다는 거죠. 그러면 돈이 있는 주체가 항공 산업을 끌고 가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기 때문에 저는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산업은행이 경영권을 흔들 가능성이 없다’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거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봐야 할 이슈라고 봅니다.

Q. 호반, 다시 분쟁 뛰어든 이유는?

▲김종효=일단 호반그룹의 주력 산업은 주택 건설입니다. 그래서 광주 지역을 중심으로 성장해서 수도권으로 진출하는 과정에서 동탄, 광교 등 신도시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할 때 여러 방법을 썼죠. 자신들의 돈을 최대한 아끼는 전략, 90% 분양을 해야 다음 분양으로 넘어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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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에 분양하는 데 있어서도 현금만 쓰는 전략 등 굉장히 가치 방어적인 전략을 쓰면서도 시공사만 한 게 아니라 시행사까지 거듭하면서 마진율을 올리는 전략을 썼던 거죠. 무리는 하지 않고 마진율을 올리는 방법으로 가다 보니까 어느새 직원 5명으로 출발했던 회사가 국내 도급 순위 10위까지 올라왔습니다.

마지막 남은 고리는 강남의 재건축 진출 이라고 봐야 하는데 이건 지금 전혀 뚫리지 않는 철옹성이라고 봐야 합니다. 어떤 식으로도 진입하려고 애를 쓰고 있습니다만 단 10%의 지분도 내주지 않고 있는 현실이거든요. 그러면 주택 건설만 하는 호반건설 입장에서는 한계에 부딪혔다고 봐야겠죠. 이 한계를 깨기 위해서 다른 산업의 포트폴리오를 늘리는 과정이 필요한 겁니다.

가지고 있는 지분 중에서 가장 경영권에 근접해 있는 것은 한진칼 지분이라고 봐야 할 거고, 실제로 대주주 비율과 별로 차이가 안 날 뿐만 아니라 지금은 공교롭게도 호반건설의 지역 기반이 되는 정당이 다음 정권을 차지할 수도 있는 굉장히 미묘한 그런 구간이죠. 이런 정치적 이슈까지 결부가 되면서 호반건설이 지금 여러 M&A를 시도를 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보여지고요.

그다음에 또 하나의 포인트는 델타항공도 조원태 회장의 편은 아닙니다. 지금 얼라이언스로 묶여있기 때문에 그동안 싸울 때는 조원태 회장의 편의를 봐줬다고 볼 수 있지만 예를 들어 뒤이어서 들어오는 어떤 플레이어가 더 편의를 봐주겠다, 지분을 비싸게 사주겠다고 하면 델타 입장에서 굳이 안 팔 이유가 있나요? 그래서 자신들의 주력 산업의 둔화 때문에 새로운 산업에 진출하고자 하는 흐름을 하나는 대한전선으로 가고, 하나는 항공산업의 진출로 가져가고 있다. 이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Q. 한진칼 주가 롤러코스터... 앞으로는?

▲김종효=한진칼에 대해서는 투자 의견을 말씀드리기가 어렵습니다. 왜냐면 이슈가 나올 때 상한가를 다시 갈 수도 있고 또 급락할 수도 있는 종목이라서 투자를 하시기보다는 트레이딩 정도의 영역에 머물러 있는 종목이다. 트레이딩을 하신다고 하더라도 굉장히 리스크를 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보고요.

그러면 우리가 본질적으로 질문을 던져보자고요. 한진칼이 본질입니까? 아니라는 거죠. 한진칼은 대한항공을 지배하고 있는데, 대한항공을 인수하는 것보다 이미 지분을 들고 있는 한진칼을 통해서 대한항공을 지배하는 것이 더 쉽기 때문에 한진칼은 레버리지로 이용되고 있을 뿐이죠. 단계적인 주가 등락은 한진칼이 더 커질 수 있겠습니다만 FSC(대형항공사)의 하나로 합병되는 대한항공이 가장 매력적인 매물이 아닌가, 이렇게 봐야 할 것 같고요.

비즈니스적으로 봤을 때도 대한항공이 매력적이라서 지금 다투고 있는 것인데 그러면 투자 관점에서도 대한항공에 투자하는 것이 좀 더 저는 매력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한진칼은 과거 KCGI 3자 동맹과의 분쟁 과정에서 주가의 급등이 있었기 때문에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아까 말씀을 드렸죠, 지금은 그때처럼 서로 경쟁해 가면서 돈을 많이 쓸 필요가 없다는 점을 주목하셔야 됩니다. 지금 조원태 회장 쪽은 돈이 없고요. 호반그룹 쪽도 돈을 많이 쓸 이유가 없다는 거죠. 정부와 델타를 잘 설득하면 그냥 넘어오는 겁니다. 현재 구간에서 추가적으로 돈을 써서 한진칼의 가격을 굳이 끌어올릴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에도 주목해 보실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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