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로스쿨 재학생 5번째 자살... 무엇이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나
[단독] 로스쿨 재학생 5번째 자살... 무엇이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나
  • 김지현 기자
  • 승인 2019.11.07 16:12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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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11년, 5차례 응시제한 변호사시험 합격률 50%... 제도 뜯어고쳐야"
법률방송/ 그래픽=김현진
법률방송/ 그래픽=김현진

[법률방송뉴스] 지난 6일 서울의 한 사립대 로스쿨에 재학 중인 로스쿨 9기생이 교내 기숙사 옥상에서 투신하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 내년 1월 7일부터 치러지는 제9회 변호사시험을 꼭 2개월 앞둔 시점이었다.

지난해 7월 한 지방 국립대 로스쿨 학생은 경기 과천시의 호텔 건물에서 투신해 숨졌다. 평소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가족에게 호소했다는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한 이곳은 공교롭게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건물이 마주보이는 장소다.

지난 2009년 로스쿨 제도가 도입된 지 올해로 11년째. 그동안 5명의 로스쿨 재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들을 극단적 선택으로 내몬 이유는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하지만 로스쿨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 그 스트레스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는 매년 낮아지는 '변호사시험 합격률', 거기 따른 과잉 경쟁이 이유의 하나가 되었을 것이라는 데 이견을 다는 이들은 많지 않다.

김명기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사무국장은 7일 “로스쿨 시스템이 학생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스쿨이 의학전문대학원과 함께 출범했는데, 의사국가고시 합격률이 학교 별로 94~100%에 이르는 것과 비교해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지난해의 경우 50%도 안되는 49.45%에 그쳤다. 자격시험인데도 불구하고 50%도 안 되는, 해마다 낮아지는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학생들의 자살까지 초래하는 원인의 하나일 수 있다는 것이다.

로스쿨의 학사 관리는 무척 엄격하다. 평균 25%에 달하는 학생들이 성적 기준에 따라 유급되거나, 유급을 피하기 위해 휴학을 선택한다. 학교가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졸업시험을 통과시켜 주지 않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 때문에 3학년 과정을 마치고도 졸업을 못하는 학생들이 절반에 이르기까지 한다. 

현재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50% 내외다. 지난 2012년 제1회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87.2%였다. 지난해 제7회 합격률은 49.45%까지 떨어졌다.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해마다 곤두박칠쳤다. 법조계 안팎에서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문제로 지적되자, 법무부가 올해 제8회 합격률을 끌어올린다고 한 것이 50.78%였다.

이처럼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절반 정도밖에 안되는 이유는 로스쿨 입학정원의 일정 비율만을 합격자로 선발하는 구조 때문이다. 전국 25개 로스쿨의 입학정원은 로스쿨 출범 이후 2천명 정도로 고정돼 있다. 변호사시험은 이들 중 75%를 합격시킨다.

결국 로스쿨 입학정원 대비 25%는 불합격, 미응시, 휴학 등 여러 이유로 변호사시험을 통과하지 못한다. 이들은 이후 5차례까지는 변호사시험에 재응시할 수 있다. 해마다 응시생이 누적되는 구조다. 따라서 합격률은 해마다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합격률이 낮아지다보니 변호사시험 커트라인은 거꾸로 치솟았다. 응시자가 1천665명이었던 제1회 시험 커트라인은 1천660점 만점에 720점이었다. 제8회 시험의 커트라인은 905.55점이었다.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와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로스쿨이 출범하던 해 “로스쿨 입학정원 2천명의 75%(1천500명) 이상”이라는 변호사시험 합격 기준에 합의했다. 재시험 누적 인원이 없던 당시에 정해진 이 기준은 지금까지 적용되고 있다.

법무부는 로스쿨 졸업생이 첫 배출된 2012년 제1회 변시를 앞두고 “변호사시험을 자격시험으로 운영하겠다”고 약속했다. 3차례 정도 시험을 거치며 성적자료가 쌓이면 이를 토대로 합격 기준을 새롭게 정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소위 '변시 낭인'을 방지한다는 이유로 5차례로 변호사시험 응시 횟수를 제한하고 있는 변호사시험법도 학생들을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원인이다. 변호사시험 5회 응시 제한 제도는 이 시험이 자격시험이라는 것을 전제로 입법됐다. 하지만 합격률 50%를 밑도는 자격시험은 없다. 의사국가고시와 단적으로 비교될 수밖에 없다.

50%의 경쟁률을 뚫기 위해 로스쿨 학생들은 대부분 입학 전부터 수험학원에 다니면서 선행학습에 열을 올린다. 재학 중에 과외까지 받는 경우도 많다. 성적이 부진하면 휴학하고 신림동으로 향한다. 졸업이 늦어지면서 수험 기간은 늘어난다. 수험 비용의 문제에서 나아가 사회적 비용의 낭비다. 오늘도 또다른 로스쿨 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제는 출범 10년이 넘은 로스쿨과 변호사시험 제도를 바꿔야 할 때다.

김지현 기자 jeehyun-kim@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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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3 2019-11-10 19:44:37
운전면허보다 쉬운 변시로 변호사선발하는게 코미디지 ㅉㅉ 로스쿨 지금이라도 폐지가 딱이야!

ㅇㅇㅇ 2019-11-10 19:28:32
로스쿨제도가 문제가 많네요 로스쿨제도 폐지하고 사법시험으로 돌아가야합니다. 아니면 예비시험이라도 도입하면 오탈자들도 재도전의 기회가 생기니 좋아할듯

혜란 2019-11-09 14:24:28
솔직히 로스쿨생들 너무 주위 이기적임 돈생각 엄청하고 예술능력 운동능력 기타 창의력 없어도 암기력만 있으면 되는 암기 대마왕 시험+글씨속도 시험 이거 합격한다고 머리 좋다고 하면 안 됨 자소서에 나 인권변호사요 하고 들어오지말고 진짜 돈보다 사람을 생각해

개혁 2019-11-08 02:44:00
분명히 기성법조인들은 변시합격률을 통제해서 소수에 의한 기득권을 계속 누리려 하겠죠. 변호사가 적게 나와야 기득권유지가 가능할테니까요. 그래서 그걸 무너뜨리려고 로스쿨을 도입한 줄로 압니다. 하지만 역시나 기득권의 힘은 강하네요.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 로스쿨제도를 형해화시키는 줄 뻔히 알면서도 합격률을 낮추려 온갖 노력을 기울이며 사실을 왜곡하고 감추고 있죠.

사시는 선발시험제도라서 얼마를 뽑든 사실상의 제어장치가 없습니다. 즉 얼마든지 그 수를 기득권들이 통제가능하다는 것이죠. 하지만 전문대학원은 자격시험을 전제로한 제도이므로 일정수 이상의 변호사배출이 안정적으로 가능하므로 로스쿨을 도입한 것일 겁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런 전문대학원의 속성과 로스쿨 취지에도 불구하고 기득권의 벽은 높네요

청주시민 2019-11-08 00:16:41
기자님 글 잘 봤습니다. 기레기들과 다르게 아주 정확하고 확고한 느낌이 드네요. 요점만 잘 파악할 수 있어서 읽기도 수월했습니다. 그 문제가 빨리 해결됬음 하는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