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읍 한국당 의원 "판결 과정에 정부 압력, 모종 거래 있었을 것"
민주당 의원들 "현직 판사를 국감장에 부르는 건 재판 독립 침해"
야당 법사위원장 "조건부 증인 신청"... 여당 의원들 "월권" 퇴장

[법률방송뉴스] 오늘(18일)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는 여전히 고성과 막말로 파행을 빚었습니다. 

서울고등법원·중앙지방법원 등 14개 법원에 대한 질의와 답변이 이어졌는데요.

시작부터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소송 강제조정안을 내놓은 판사 출석을 놓고 법사위원장과 의원들이 막말을 주고받았습니다.

현장 분위기를 김태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오늘 오전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감 현장입니다.

최완주 서울고등법원장이 업무보고를 끝마치자마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의사진행발언 신청이 이어졌습니다.

오늘 고성이 오간 주제는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소송 강제조정안이었습니다.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은 재판부가 법원 사상 유례없이 국가가 강정마을 주민 등을 상대로 청구한 34억5천만원을 포기하라는 강제조정 결정을 내려 국민의 세금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습니다.

강정마을 판결 과정에 정부의 압력과 모종의 거래가 있었을 것이라는 김 의원의 주장입니다. 

[김도읍 / 자유한국당 의원]
“재판부 판사가 과연 임의로 본인 혼자서 결정을 할 수 있었느냐,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정부 측과 이 담당판사가 재판 외적으로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고 저는 단언을 합니다”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해군이 강정마을 주민과 시민단체를 상대로 낸 구상권 청구소송에 대해서 ‘상호 간 일체의 민·형사상 청구를 제기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을 담은 강제조정안을 결정했습니다.

김 의원은 당시 재판을 맡았던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14부 이상윤 부장판사를 출석시켜 경위를 물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김도읍 / 자유한국당 의원]
“100억 상당의 국고 손실에 대해서 이런 결정을 하게 된 경위를 반드시 물어야 합니다. 이상훈 판사의 참고인 출석을 요청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현직 판사를 국감장에 부르는 건 재판 독립을 침해하는 일"이라며 자유한국당의 요구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에 대해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조건부로 증인 신청을 허락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여상규 / 법사위원장]
“재판 자체에 관한 질의는 허용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조정에 이르게 된 경위 그리고 외부의 압력이나 의견이 개입했는지 여부, 이런 재판 외적인 상황들에 대한 질의는 허용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은 크게 반발했습니다. 원칙을 수호해야 하는 법사위가 관례나 규정을 모두 무시한다는 것입니다.

"위원장이 월권행위를 한다"는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비판에, 여상규 위원장도 고성으로 맞섰습니다.

[이춘석 / 더불어민주당 의원]
“위원장한테 그런 조정 권한 주어진 적이 없습니다. 아니 뭔 권한이 주어졌어요? 참고인 부르는 데 내가 조정해서 부른다, 이 권한이 위원장한테 주어졌어요?”

[여상규 / 법사위원장]
“누가 말이 되는지는 내가 판단해요. 서로 대립되는 의견을 조정 중에 있는 거예요”

여상규 위원장과 한참 고성을 주고받던 이춘석 의원은 국감 시작 1시간 만에 자리를 박차고 나갔습니다.

[여상규 / 법사위원장]
“나가려면 나가요 그래!”

[이춘석 / 더불어민주당 의원]
“나갈 거예요! 나가!”

이춘석 의원이 자리를 박차고 나간 뒤에도 강정마을 판사 출석에 대한 논쟁은 이어졌습니다.

오후 국감이 재개된 후에도 여당은 계속 ‘출석 권고 철회’를 요구했고, 여상규 위원장은 결국 이상윤 판사가 출석하지 않은 것을 확인한 후 철회했습니다.

여당 의원들은 오후 2시40분에 국감장을 퇴장했습니다.

연일 반복되는 국정감사 파열음.

정부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본연의 임무는 망각한 채 고성과 막말로 이어지는 여야 간 감정싸움에 의원들의 활약을 기대했던 국민들의 가슴만 멍들고 있습니다.

법률방송 김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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