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방송뉴스]
2024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세계적 석학 제임스 로빈슨 시카고대 교수가 함재봉 한국학술연구원 원장과 단독으로 진행한 90분간의 대담이 지난 8일 법률방송을 통해 방송됐다.
함 원장이 진행하는 법률방송의 새 인터뷰 프로그램 ‘WHAT ABOUT KOREA?’에 첫회 출연자로 참석한 로빈슨 교수는 이날 대담에서 불안에 잠식된 한국인과 한국 사회를 겨냥해 따뜻한 덕담을 건넸다.
“불과 반세기 만에 빈곤에서 번영, 권위주의에서 민주주의로 나아갔던 한국은 세계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발전 사례”라고 진단한 그는 한국 성공의 비밀을 ‘포용적 제도’에서 찾았다. 현대 창업주인 정주영 회장을 예로 들며 평범한 배경의 개인이 사회 최고 위치에 오를 수 있었던 정 회장의 성공 스토리가 바로 한국적 포용성을 보여준다는 얘기다.
함 원장은 최근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세대 갈등, 정치적 양극화 등을 언급하며 “한국은 겉으로는 모든 게 잘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모두가 늘 불안의 가장자리에서 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갖고 있다”고 진솔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러자 로빈슨 교수는 활짝 웃으면서 “K뷰티, K팝, 한국식 바비큐 같은 문화적 폭발은 한국이 세계 무대에서 스스로를 굉장히 특별한 방식으로 드러낸 것으로, 앞으로 엄청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특히 “미국의 성공 상당 부분은 말보로 담배, 서부극, 헐리우드 같은 미국 문화에 기반하고 있었는데 한국도 지금 같은 일을 해내고 있다”며 “이런 일은 일본도, 유럽도 하지 못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부상으로 위태로운 한국의 산업 경쟁력에 대해서도 늘 위기 속에서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낸 정주영 회장의 현대 사례를 언급하며 “한국 자본주의는 새로운 기회 포착에 능숙해 앞으로도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빈슨 교수는 대담을 마무리하면서도 “한국은 평등하고 민주적인 사회를 만들었고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도 매우 창의적 사회를 만들었다”면서 “한국을 배우고 이해하면서 내가 속한 사회와 국가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늘 앞만 보고 달리면 자신을 제대로 돌아보지 못할 수도 있다. 지난해 연말 이후 사회 전체를 휘감은 불안에 짓눌려 살아가는 한국인들에게 로빈슨 교수와의 대담은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희망을 품는 위로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