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돌풍, 국내 반도체 기업에 기회일수도
글로벌 AI 생태계·엔비디아 지배력 변화 전망
[법률방송뉴스]
중국의 AI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의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딥시크 돌풍인데요.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은 AI 인재 1만명을 양성하겠다면서 딥시크 혁신을 통해 AI 강국 진입에 희망을 봤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비싸고 많은 양의 칩이 AI 성능을 보장한다는 기존 법칙이 깨지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딥시크 충격에 휘청이고 있는데요.
국내 경제와 산업별 이슈를 짚어보는 <경제인이슈>, 오늘은 김종효 알파경제 이사님과 세계 경제를 강타한 딥시크 후폭풍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사님 안녕하세요.
▲김종효 이사=안녕하십니까?
Q. 계속되는 딥시크 돌풍, 설 연휴 직후 상황은?
▲김종효=일단 엔비디아를 포함해서 국내 기업들까지 10% 내외의 변동성을 보였습니다. 엔비디아가 지금은 또 달라졌지만 시가총액 전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구간에서 나타난 변동성이었기 때문에 하루에 16%가 넘게 빠지면서 우리가 쉬는 구간에는 무려 860조원의 시가총액이 변한 날도 있었죠. 그 다음에 지속적으로 하락이 이어지면서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것은 그만큼 딥시크가 기술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딥시크가 등장하면서 전체적인 AI 시장의 판도를 바꿀 가능성, 이 시장에 지금 베팅하는 것으로 보이고요.
다음에 미국 시장에서도 엔비디아 외에 AI와 관련된 전력주라든지 그 외 소프트 종목군까지 전반적으로 뒤흔들면서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굉장히 컸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삼성전자, ‘딥시크 기회’ 언급... 이유는?
▲김종효=우리가 AI라고 하면 대부분 업체들이 포기한 그런 상황이었죠. 딥시크의 생성형 AI는 중국 정부의 일정 도움이라든지 주변의 도움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이 되고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들어왔다는 것 때문에 판도가 바뀔 수 있다. 기존에 헤게모니를 잡고 있었던 엔비디아, TSMC, SK하이닉스에게는 조금 재앙적인 부분이 될 수 있지만 반대로 기술적인 미비로 인해 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입하지 못했던 삼성전자에게는 최소한 시간을 벌어줬거나 아니면 다른 기회를 좀 열어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데요.
삼성전자가 최근 HBM3E 8단의 엔비디아 공급 승인을 받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지금 주력은 12단으로 이미 넘어간 상황이고 그 다음 단에 대한 개발도 정체되는 상황에서 삼성에게 일정 부분 돌아갈 기회가 있지 않겠냐라고 볼 수가 있겠고요.
특히 지금 딥시크 개발에 사용했다고 하는 엔비디아의 저사양 제품에 삼성전자의 HBM2E 이런 것들이 들어갔을 가능성까지 언급되다 보니까 삼성전자에게도 기회가 돌아온 거 아니야?라는 어떤 기대감이 있는 거고요.
그 다음에 지금 현 구간에서는 그 엔비디아의 소위 독점이 깨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거잖아요. 지금 엔비디아나 애플이나 메타나 이런 업체들이 전부 요구하고 있는 칩이 소위 선단공정이라고 해서 4나노 이하의 고사양 칩들을 요구하고 있거든요. 지금 이걸 만들어낼 수 있는 업체는 지금까지는 TSMC 외에는 없고 그 다음에 올해 이제 상반기부터 삼성전자의 일정 부분에 퀄테스트(QualTest)나 수율이 올라오기 시작하면서 삼성전자의 움직임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준비된 그림 보여주시면 분기별로 삼성전자의 물량이 얼마나 늘어나느냐가 관건이긴 한데요. 지금 TSMC와 삼성전자가 완전히 나눠 가지고 있는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진입하지 못했던 3나노 시장으로 진입하게 되면 비메모리 측면에서 삼성전자의 적자 폭이 그동안 굉장히 컸거든요. 그러면 비메모리 쪽에도 뭔가 수주가 나타나지 않을까?
왜냐하면 딥시크를 보고 자극을 받아서 여러 업체가 비슷한 논리 구조로 관련된 칩이나 생태계를 만들 가능성이 높잖아요. 그래서 상대적으로 저사양 칩의 증가 가능성, 그다음에 선단 공정 쪽에서 어느 정도의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 때문에 TSMC가 독점했던 시장에 삼성전자의 기회가 올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Q. 기존 법칙 깨뜨린 딥시크, 시장 영향은?
▲김종효=네 앞서 얘기했던 대로 그동안 AI 투자라고 하면 무조건 고사양, 그다음에 많은 비용, 많은 전력, 이런 것들이 전제로 깔렸던 것인데 물론 더 검증해 봐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딥시크가 들어오면서 상대적으로 저사양, 저전력 그다음에 인프라 비용도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상황이고.
중요한 건 딥시크가 잘하고 못하고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넘을 수 없다고 생각한 벽을 누군가가 허물기 시작한 거고, 그러면 뒤에 준비되고 있는 수많은 업체들의 도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점, 그리고 지금 여기가 오픈소스로 풀었기 때문에 딥시크 이후에 들어오는 쪽은 앞서 챗GPT처럼 닫아놓는 서비스를 할 수가 없습니다. 전부 오픈소스로 가야하는 상황이거든요. 데이터셋은 열어두지 않았지만 그 해결 과정을 열어둔다고 하는 것, 개발의 전반적인 소스를 오픈한다는 것은 여러 개발자와 생태계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엔비디아는 자신의 닫힌 생태계 지배력을 바탕으로 끌고 갈려고 했었는데 이게 깨졌다는게 포인트인 거죠. 그러면 이 생태계가 좀 더 활발해질 수 있다고 봐야 될 것이고, 과거에 많은 비용이 들었던 인프라 투자가 방향이 바뀔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보여지고요.
이런 상황으로 가게 되면 기존의 GPU, 엔비디아가 갖고 있는 GPU는 일종의 범용칩 아니겠습니까? ‘이것만 써’라는 것에서 ASIC이라고 해서 주문자 제작 방식의 반도체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거예요. 이런 측면에서 칩을 설계할 수 있는 회사 혹은 설계한 칩을 만들어낼 수 있는 회사에게는 기회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또 하나의 변화 포인트고요.
마지막으로 우리가 살펴봐야 할 건 그동안은 후발주자라는 건 없습니다. 그러니까 챗GPT, 제미나이, 엔비디아, TSMC,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로 이어지는 소위 이 정도의 생태계 안에서 더 크게 가져가느냐 적게 가져가느냐 정도의 차이였을 뿐, 신규 업체가 들어오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인데요.
지금 딥시크가 등장하면서 후속 업체들의 움직임이나 업계의 빠른 움직임을 놓고 봤을 때 후발 주자들의 참여가 늘지 않을까라고 보고 있고, 그런 차원에서 국내 시장에서도 네이버, 카카오를 포함해서 다양한 소프트웨어 기업들에게도 기회가 돌아오지 않겠냐라는 기대감 정도가 생기고 있습니다.
Q. 트럼프 대통령, 젠승 황 CEO와 만났는데?
▲김종효=그런데 엔비디아가 중국 비중을 줄였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10% 후반대 비중이거든요. 중국의 데이터셋이 많아서인지 중국의 리소스를 전부 몰아줘서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굉장히 빠른 성과가 나왔단 말이죠. 그러니까 트럼프 정부 입장에서는 아무것도 주지 말라고 하고 싶을 거예요. 그러면 엔비디아는 매출의 10% 후반대가 그냥 사라지는 겁니다.
그러면 엔비디아는 그렇지 않아도 독점적인 지위를 내려놓는다는 차원에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데, 전체 매출의 10% 후반대를 날려버리는 상황이 되면 주가의 추가적인 조정은 이어질 수도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지금 엔비디아에게 우리가 높은 밸류에이션을 줄 수 있는 것은 기업이 독점기업인데다 무려 영업이익률 기준으로 70% 후반이라고 하는 말도 안되는 이익률을 내고는 기업이기 때문이거든요.
그래서 말씀하신 것처럼 어떤 얘기를 했는지는 모르지만 정말로 엔비디아가 매출 성장이 줄어드는지 꼭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고요. 그다음에 이제 기술 확장 측면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 있는 거죠. 왜냐하면 엔비디아가 그동안 계속 다음 세대를 얘기하면서 전력은 줄고 처리 속도는 빨라지는 그런 기술 혁신을 계속 세대별로 가져왔거든요.
그런데 최근 TSMC와 얘기 나누는 걸 보면 어느 정도의 기술 혁신도 물리적으로 한계가 온 것이 아닌가. 특히 3나노에서 2나노로 떨어지는 것, 그다음에 2나노에서는 1나노로 떨어질 수가 없다. 1.8나노 1.4나노 뭐 이런 식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즉 혁신의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다고 하는 물리적 한계도 언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니까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지금 골치가 아픈 상황이라고 봐야 하고요.
마지막은 이런 독점 기업에게 줬던 프리미엄 자체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거죠. 엔비디아가 최악의 상황이더라도 적어도 AI 업계에서 과점 아래로 떨어질 리는 없죠. 그러니까 독점 기업에서 기껏 떨어져 봐야 과점 기업까지 떨어지는 건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금 독점 기업으로 부여받았던 아주 비싼 밸류에이션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입니다.
작년까지야 엔비디아를 가지고 있으면 시장을 이길 수 있는 가장 좋은 해법 중 하나였지만 올해부터는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게 아닌가. 그래서 엔비디아에 대해서는 여전히 투자의 매력도가 높겠지만 다소 조금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볼 수가 있겠고요. 작년에 비해서는 조금 낮춰 잡는 것이 어떨까라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Q. 미중 AI 패권 양상과 국내 기업 전략은?
▲김종효=SK하이닉스는 한마디로 요약해 보자면 ‘비욘드 HBM’이에요. HBM 쪽에서는 SK하이닉스가 비교도 안 되게 잘하고 있고요. 적어도 이 경쟁력이 올해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삼성전자가 이재용 회장의 법적 리스크가 끝난 후 아주 채찍질을 해서 달군다고 하더라도 당장 1개 분기 2개 분기 만에 HBM 판도를 뒤집을 수는 없거든요.
그러니까 적어도 상반기, 좀 더 길어지면 올해 내내까지는 HBM 쪽에서 SK하이닉스의 경쟁력을 삼성전자가 넘어설 가능성은 낮은데, 중요한 건 지금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말고 다른 게 없잖아요. 그러면 만약에 HBM에서 삼성전자가 급격히 쫓아오거나 혹은 앞서거나 이런 모습을 가져갔을 때 과연 SK하이닉스가 내놓을 수 있는 다음 카드가 뭘까?를 보여줘야 된다는 거죠.
SK하이닉스도 조정 시 매수 관점은 맞죠. 왜냐하면 딥시크가 나타나든 아니면 엔비디아가 여전히 독점적 지위를 이어가든 상관없이 메모리는 누구나 많이 쓸 수밖에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핵심 부품은 바뀌지 않아요. 시장이 어떤 식으로 바뀌어도 예를 들어서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라든지 그 안에 들어가는 어떤 기판들이라든지 반도체라든지 핵심 부품의 수요는 줄지 않습니다. 조정 시 매수 관점은 맞는데 HBM 이상의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게 핵심 포인트고요.
삼성전자는 사업부가 여러 개가 있잖아요. 현재 가전사업부는 뭔가 반전을 나타내긴 어려운데 이번에 갤럭시 S25가 생각보다 판매량이 좀 괜찮을 것 같다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그러면 상대적으로 빠지는 메모리 수익을 휴대폰 쪽에서 조금 메꿔준다면 일단 상반기 실적은 최소한 선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하반기는 말씀드렸던 비메모리 쪽에서의 경쟁력을 보인다면 의외로 삼성전자는 준비된 그림에서 보시면 역대 최저 밸류입니다.
삼성전자의 지금 PBR(주가순자산비율)이 주가 1배 아래로 내려와 있어요. 그러니까 주당순자산가치 아래로 내려온 적이 최근 7~8년간 없는데 지금 그 아래로 내려가 있단 말이죠. 그만큼 삼성전자가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것인데 신사업 부분 혹은 비메모리 부분, 반도체 부분 세 가지 중 하나라도 제대로 터지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오히려 SK하이닉스보다는 좀 더 빠른 속도의 반등이 가능할 거라고 보는 거죠.
그래서 삼성전자는 상반기에는 갤럭시 S25의 판매량, 하반기에는 신사업이나 반도체 부분에서의 반전 모멘텀이 있다면 아마도 올 한 해는 SK하이닉스보다 우위를 가져갈 수 있는 한 해가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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