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로펌' 때문에... "법조계 '세대 갈등' 노골화됐다"
'블랙 로펌' 때문에... "법조계 '세대 갈등' 노골화됐다"
  • 김정래 기자
  • 승인 2018.10.26 18: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변시 합격자들 “실무수습 필요없다” 불신... 기성 법조인 ‘엘리트 의식’에 불만
기성 법조인들 “청년변호사들 수임료 불만 이해 안 돼”... 변협 "해결책 모색"

젊은 변호사들에 갑질을 일삼는 소위 '블랙 로펌'에 대해 어제 보도해 드렸는데요.

오늘(26일)은 블랙 로펌 때문에, 기성 법조인과 청년변호사 간 세대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실상을 전해드리겠습니다.
 
김정래 기자의 ‘심층 리포트’입니다. 

[리포트]

대한변협이 제7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187명을 상대로 조사해 어제 발표한 '법률사무종사기관 실무수습 실태 설문조사' 결과입니다.

자료를 보면 '현행 법률사무종사기관에 의한 실무수습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까'라는 질문에 가장 많은 33.7%가 '매우 그렇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6개월 의무 실무수습제도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변호사도 56.2%로 절반을 넘었습니다.

'사법연수원 집체교육' 도입 여부에 대해서도 '매우 그렇지 않다' 23%, '그렇지 않다' 17.6%로, 40%를 넘는 변호사들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교육과정 자체에 대한 불신이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그러나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제7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하고 최근 개인 법률사무소를 개업한 한 청년변호사는, 실무수습제도 자체가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A변호사 / 제7회 변호사시험 합격]
"이번 대한변협 설문조사를 보면 교육과정에 대한 불신이 매우 큰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이면에는 블랙로펌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현행 제도의 문제점뿐만 아니라 기성세대 변호사님들이 차세대 변호사들을 이끌어 주기보다는 지나치게 경쟁의식을 느껴 세대 간 갈등을 부추기는 부분에 대한 거부감이 더 큰 것 같습니다.“

6개월 의무 실무수습기간을 채우기 위해 하는 수 없이 견디고는 있지만, 기성 법조인의 엘리트 의식과, 소위 “우리 때는 말이야”라는 식의 구세대적인 강요에 따른 고충이 크다는 겁니다.  

[B변호사 / 제7회 변호사시험 합격]
“저희들이 느끼기엔 그게 오히려 선배님들에게 엘리트 의식을 좀 가지고 계신 게 아닌가, 저희들을 다른 집단처럼 어떤 본인들이 좀 더 법조계 내에서도 특권을 가진 집단이라고 느끼고 계신 건 아닌지...”

그간 ‘사시 출신’과 ‘로스쿨 출신’ 간의 갈등에 대해서는 많은 지적이 있었습니다. 

넓게 보면 사시 출신과 로스쿨 출신의 갈등도 세대갈등에 속한다고 볼 수 있지만, 법조계의 세대갈등 자체에 대해선 간과해왔던 게 사실입니다.

그 배경에는 '청년변호사 층‘이 과거에 존재하지 않았던 환경적 요인도 있습니다.

사법시험 300명 합격 시절에는 대다수가 판·검사로 임용됐고, 변호사는 판검사를 퇴임한 후 시작해 변호사들의 연령 차가 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매년 1천600명 안팎의 신규 변호사가 쏟아집니다. 변호사업계도 과점체제에서 경쟁체제로 급변했습니다.

특히 국민의 ‘사법 불신’이 높아진 상황에서, 젊은 변호사들은 ‘잘 모르고 들어온 변호사업계가 수임비리, 전관예우 등으로 문제가 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을 때, 그 씁쓸함도 토로했습니다.

[C변호사 / 제7회 변호사시험 합격]
“어디든 이제 뭐 취업을 해야 하고 그러니까 선택의 여지도 없고 하다보니까. 요새 우병우(전 청와대 민정수석)나, 유해용(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같은 전관예우 관행이나 잘못된 그런 관행들을 우리가 책임져야 된다는 것이 굉장히 불합리하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이에 대해 기성 법조인도 할 말은 있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청년변호사들이 수임료 배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D변호사/ 서초동 로펌]
“대형로펌 1년차 같은 경우에도 보통 연봉 1억원 정도를 받는데, 로스쿨 교수들도 1억 정도는 안 되는 곳이 많습니다. 로펌은 명성 유지를 위해 투자하는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단순히 선배들이 하는 일에 비해 많이 가져간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것 같습니다.”

대한변협이 구심점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사시 출신과 로스쿨 출신 화합을 위해 ‘법조대화합특별위원회’를 2017년에 구성하고, 화합을 해치는 행위에 대해서는 신고도 독려하고 있지만, 세대 간 갈등을 좁히기 위한 실제적 대응책 마련에는 미흡했다는 겁니다. 

[김현 / 대한변협 회장]
“세대갈등 문제 사실 우리 사회 전체가 겪고 있는 거라서 네, 저희도 유념하고 있고요. 앞으로 우리 선배들이 좀 더 양보해서 후배들 키우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블랙로펌과 이로 인한 기성 법조인과 청년변호사 간 세대 갈등.

법조계 구성원 모두가 변화된 현실에 대한 인식 위에서 반드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문제입니다. 

법률방송 김정래입니다.

 

김정래 기자 junglae-kim@lawtv.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