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10년을 뒤돌아보다... "나무를 심어놓고 못 자라게 짓밟고 물도 안 주고 흔들고"
로스쿨 10년을 뒤돌아보다... "나무를 심어놓고 못 자라게 짓밟고 물도 안 주고 흔들고"
  • 장한지 기자
  • 승인 2018.11.30 2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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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변시 합격률 41%까지 떨어질 것" 비관적 전망
"로스쿨 정원 줄이고 변시는 원래 취지 자격시험으로"

[법률방송뉴스=전혜원 앵커] 제8회 변호사시험이 이제 한 달 남짓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관련해서 오늘(30일) 서울지방변호사회 주최로 ‘로스쿨 10년’을 뒤돌아보는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이슈 플러스' 장한지 기자입니다.

오늘 토론회 뭐가 제일 이슈였나요. 

[장한지 기자] 네, 앵커께서 앞서 변호사시험을 언급하셨는데요.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이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오늘 토론회의 가장 큰 이슈였습니다.

90% 가까운 합격률을 기록했던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해마다 떨어져 올해 치러진 제7회 합격률은 49.35%로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50%선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응시생 수와 하락 추이 등을 감안하면 내년 초 치러지는 제8회 변시 합격률은 41%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게 오늘 발제를 맡은 류하경 변호사의 비관적 전망입니다.

[앵커] 그래서 합격률이 이렇게 계속 떨어지는 게 어떤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건가요.  

[기자] 이런저런 문제점이 지적됐는데요, 요약하면 무한경쟁의 개미지옥에 빠져 수험생들이 로스쿨에서 깊이 있게 ‘법’을 공부하는 게 아니라 시험에 나오는 과목과 예상문제 위주로 ‘시험 준비’만 한다는 겁니다.

애초 다양한 배경의 다양한 인재들을 법조인으로 양성하겠다는 로스쿨 도입 취지가 이 ‘낮은 합격률’과 함께 붕괴되고 있다는 건데요. 그래서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말들이 자주 나왔습니다.

[앵커] ‘초심’ 이라면 어떤 취지로 초심을 언급한 건가요.

[기자] 네, 노무현 정부 시절로 돌아가서 김선수 대법관, 당시 기획추진단장을 중심으로 꾸려진 사법개혁추진위원회는요. 당시 사법고시의 폐해를 지적하면서 로스쿨제도를 도입하고 변호사시험법을 입법했습니다.

당시 사개추위는 로스쿨 제도를 설계하며 “법조인 자격시험은 합격자 정원제를 취하지 않는다” 라는 입장을 천명했는데요.

주목해 봐야 할 것은 ‘자격시험’ 이라는 워딩과 ‘합격자 정원제’를 취하지 않는다‘는 표현입니다. 즉, 합격자 수를 특정 선에서 인위적으로 규제하지 않겠다는 것이 애초 로스쿨 도입 취지였는데요.

2008년 10월 법무부도 변호사시험법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설명자료를 통해 “변시가 자격시험인 점을 고려하여...” 라며 변시가 사시 같은 선발시험이 아닌 의사면허시험 같은 자격시험임을 분명히 한 바 있습니다. 

또한 당시 법무부 법조인력정책과 안형준 검사는 “변시는 선발중심의 사법시험과 달리 순수 자격시험” 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도입 취지와 달리 실제는 자격시험이 아닌 선발시험으로 치러지고 있다는 말이네요. 

[기자] 네. 로스쿨이나 변호사시험법 입법 취지에 따르면 변시도 의대 졸업생들이 치르는 의사 국가고시 같은 ‘자격시험’이어야 합니다.

통상 의사 국가고시 합격률은 90% 이상 합니다. 정상적인 의대 교육을 받고 큰 하자가 없으면 의사 자격증을 주고 있다는 얘기인데요.

로스쿨의 경우 변호사 수 급증을 우려하는 법조계의 반발 때문에 정부가 ‘입학정원 대비 75% 이상’이라는 자의적 합격 기준을 적용하면서 탈락자가 누적되고 합격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래서 토론회에선 어떤 대안이 제시됐나요. 

[기자] 일단 변호사 수를 무조건 늘리는 것은 능사가 되지 못하고요.

그렇다고 지금 같은 갈수록 떨어지는 저조한 합격률을 그대로 방치하면 사시 폐지 명분으로 삼았던 고시 낭인이 그대로 부메랑이 되어 변시에 돌아오니까 어떻게든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다 공감했는데요.

발제를 맡은 류하경 변호사의 제언은 ‘로스쿨 정원을 줄이고 변시는 애초 취지대로 자격시험으로 전환하자’는 것입니다. 

애초 적정한 수와 자원의 로스쿨생을 선발해 정상적인 교육 과정을 이수해서 자격시험에 통과하면 변호사 자격을 부여하자는 제안입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류하경 변호사 / 법률사무소 휴먼]
"나무를 심어놓고 못 자라게 짓밟고 물도 안주고 흔들고 이파리를 떼고 이렇게 하니까 결국에 나무가 비틀어져서 못 자라는데 '그것 봐, 심지 말자고 했잖아' 이렇게 하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

관련해서 대한변협 김현 회장의 입장을 들어보니까 로스쿨 정원을 줄여야 한다는 큰 틀에서는 인식을 같이 하고 있었습니다. 직접 들어 보시죠.

[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
“입학정원 2천명이 너무 많으니까 그것을 1천 500명으로 줄이고 그 다음에 합격자수는 1천 600명에서 1천으로 줄이자, 그것이 저희 일관된 대한변협의 입장입니다.”

[앵커] 모든 사람을 다 만족시키는 완벽한 제도는 있을 수 없겠지만 문제가 있다면 합리적인 개선책이 마련됐으면 좋겠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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