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변호사 울리는 '블랙 로펌' 갑질 사라졌나... "명예훼손 무서워 신고 들어와도 공개도 못해"
청년변호사 울리는 '블랙 로펌' 갑질 사라졌나... "명예훼손 무서워 신고 들어와도 공개도 못해"
  • 김정래 기자
  • 승인 2018.10.25 2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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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변호사들 "노동력 착취, 성차별 등 악덕 로펌들 여전"
신규 변호사 절반 이상 '블랙 로펌' 갑질 횡포에 노출돼
"변호사법 1조 '기본적 인권 보호'는 공허한 메아리 불과"
관리 감독 주무부처 법무부 “현장 조사 중” 말만 되풀이

[법률방송뉴스] 젊은 변호사들을 저임금노동으로 착취하는 소위 '블랙 로펌'.

지난해 18건에 이르렀던 블랙로펌 대한변협 신고 접수가 올해는 단 1건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블랙로펌이 사라져서일까요,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요. 

'LAW 현장 기획‘, 김정래 기자가 오늘과 내일 이틀에 걸쳐 블랙로펌의 실태와 문제점을 집중 보도합니다.

[리포트] 로스쿨 졸업생들이 많이 찾는 한 변호사 커뮤니티 사이트입니다.

저임금에 청년 변호사 노동력을 착취하는 악덕 법률회사를 일컫는 블랙로펌에 대한 성토 글이 다수 눈에 띕니다.

면접에서 반말이나 학벌을 폄하하는 것은 물론, 임금체불이나 퇴직금 지급을 거부당한 사례도 있습니다.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100만원 안팎의 수당만 주다가 6개월 연수기간이 끝난 뒤 곧바로 내보내거나, 반대로 정식채용을 하면 군말 없이 무조건 응해야 한다고 강요하는 불공정 사례도 여전합니다. 

취업과 함께 법인의 '구성원 등기'를 요구해놓고, 이직 후 탈퇴 요청을 묵살해 피해를 입는 사례도 고쳐지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 근무를 하지 않는데도 ‘구성원 등기’가 된 법무법인의 연대책임을 지는 피해 사례도 지속되고 있는 겁니다. 

[제7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구성원 등기를 요구하시면 저희는 일단 자세히 알지도 못하는 상황이고, ‘오려면 그렇게 해야 한다’는 조건부처럼 얘기하시면 참 찝찝하고 불안한데 못하겠다고 하기에는 난감하고...”

특히 여성 청년변호사들은 성차별 문재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습니다.

면접시 외모 평가는 물론, 혼인 여부나 체력에 문제가 없냐는 등의 성차별적 질문이 여전하다는 겁니다. 

[제7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압박면접 형식으로 뭐 이제 미혼, 기혼 여부 일단 물어보시고 결혼을 했다라고 하면 좀 결혼한 여자 변호사는 이런 시장에서 선호하지 않는다, 라는 말씀을 직접적으로 하시기도 하고...”

현행 변호사법은 변호사시험 합격 후 로펌, 법률사무소 등에서 6개월 의무 연수를 거쳐야 변호사 활동을 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매년 1천600명 안팎의 신규 변호사가 쏟아지는데, 10대 로펌 연수를 받는 200여명과 대한변협 연수를 받는 600여명을 제외한 800여명의 청년 변호사들이 블랙로펌 갑질 횡포에 노출돼 있는 셈입니다.

제7회 변호사시험 합격자를 대상으로 한 대한변협의 ‘부당처우 실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하루 평균 8시간 이상 근무하는 청년변호사가 79.1%로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보수 수준은 세후 140만원에서 200만원이 38.7%로 가장 높았으며, 140만원을 못 받는 경우도 10.3%나 됐습니다.

특히 법률사무종사기관에 오히려 비용을 지불하고 실무수습을 한 경우도 2.2%로 나타났습니다.

대한변협이 개선책으로 ‘수습변호사 표준근로계약서’와 ‘수습변호사 처우 가이드라인’을 지난해 마련했지만, 통계에서 보듯이 효과는 미미한 실정입니다.

아울러 '블랙 로펌'을 찾아내 공개하겠다고 했지만, 지금까지 조치가 이뤄진 사례도 없습니다.

대한변협측은 명예훼손 문제로 인해 블랙로펌 공개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습니다. 
 
[김현 / 대한변협 회장]
“일부 신고된 로펌에 대해서는 또 명예훼손의 문제가 있어서 저희가 공개하기가 쉽지는 않은데 그것도 가능하면 공개를 해서 시정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관리, 감독 주무부처인 법무부는 현장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결과를 기다려 달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법무부 관계자]
“지금 현장 조사가 진행 중이고요. 결과에 따라서 조치를 취할 예정입니다. 적절하게.”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은 청년변호사들의 불신으로 이어졌고 신고를 꺼리는 주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제7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애초에 다 불신하는 거죠 기본적으로. 사실은 알려지기 너무 쉽다. 바닥도 좁고, 이 바닥에서 적을 만드는 게 더 꺼려지기도 하고요. 아무래도 처음 들어온 사람들 입장에선...”

변호사법 제1조는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법률서비스의 주체인 변호사, 특히 청년변호사에게 변호사법 제1조는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한 것 같습니다. 

법률방송 김정래입니다.

 

김정래 기자 junglae-kim@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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