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워드 크라우드 펀딩, 제품 아이디어에 자금 투자하면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 지급
"값싼 중국산을 아이디어 제품 둔갑, 불량품도 환불 어려워... 소비자 피해 이어져"

[법률방송뉴스] 군중을 뜻하는 '크라우드(crowd)'와 자금 모집을 뜻하는 '펀딩(funding)'의 합성어인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단어 들어보셨을 것 같은데요.

특정 기업, 특히 벤처나 스타트업 회사에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자금을 투자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이른바 ‘홈족’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생겨나고 있는데요.

참신한 아이디어가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업체에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자금을 지원해 아이디어를 실제 상품으로 현실화하는 겁니다.

업계에선 이를 ‘리워드 크라우드 펀딩’이라고 한다고 하는데, 이 리워드 크라우드 펀딩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21일) ‘LAW 투데이’에선 리워드 크라우드 펀딩 관련 얘기 해보겠습니다.

먼저 ‘와디즈’라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가 논란이 되고 있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인지 신새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허위 및 과대광고 제품이나 비양심적인 기업들을 고발하는 유튜브 채널 ‘사망여우TV’입니다.

기업들의 부당행위에 대해 속 시원히 이른바 ‘저격’을 감행해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성원을 받고 있습니다.

이 사망여우TV에 단골로 올라오는 업체가 있습니다.

일반인들에겐 다소 생소할 수도 있는데, 국내 최대 크라우드 펀딩 중개업체 가운데 하나인 ‘와디즈’라는 업체입니다.

[유튜브 채널 ‘사망여우TV’ / 지난해 3월 23일 영상] 

“제 영상들에는 와디즈의 좋지 않은 사례들만 계속 업로드 되고 있는데요. 앞으로도 계속 그럴 거 같습니다. 왜냐하면 와디즈에서 피해사례들이 최근까지도 계속해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망여우TV에서 언급된 와디즈 사이트입니다.

“이 프로젝트 어때요“라는 이름으로 눈썹 미용기기부터 번호판 집중 촬영모드 블랙박스, 블루투스 가스밸브 차단기 등 다양한 제품 아이디어들이 올라와 있습니다.

울 코트 같은 의류, ‘엉따방석’이라는 이름의 온열방석, 딱새우 로스팅 얼큰라면, 흑당고 클렌징팩까지 가전과 의류, 식료품, 화장품에 이르기까지 제품 아이디어들이 다양하면서도 기발하기까지 합니다.

‘모공 쫙~ 장벽 꽉~ 흑당고가 뭐길래?’라고 쓰여 있는 제품을 클릭해 봤습니다.

“대한민국 피부 문화유산의 맥, 흑당고를 아시나요? 그동안 힘들었던 피부, 한 번에 모공 말끔히 비우면서 확실히 채우는 클렌징고체 팩”이라는 광고 문구가 유혹적입니다.

펀딩 목표 금액은 300만원, 예정된 펀딩 기간 안에 목표 금액을 달성하면 제품을 생산해 소비자라 할 수 있는 투자자들에 해당 상품을 제공하는 식입니다.

투자금을 해당 물품으로 돌려받는 이른바 ‘리워드 크라우드 펀딩’입니다.

10월 20일부터 펀딩을 시작했는데 6일 만에 1억 8천500만원에 육박하는 자금이 몰려 펀딩 마감을 14일 남겨 놓은 상태에서 목표액을 6천165% 초과달성했습니다.

폭발적인 호응인데 업체 측은 아이디어를 제품화할 수 있는 자금을 얻을 수 있고, 투자자는 원하는 맞춤제품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값에 받을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물품에 하자가 있을 때입니다.

실제 유튜버 사망여우에 따르면 아이디어를 현실화 해 물품을 판매한 뒤 그동안 이런저런 부작용과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프로젝트 아이’라는 업체의 이른바 '진물 안경' 사건입니다.

사망여우에 따르면 당시 업체는 ‘베타티타늄’이라는 첨단 소재로 안경을 제작하겠다며 1천 900여명으로부터 2억 1천500만원의 자금을 펀딩 받았습니다.

당시 업체는 “일본과 한국의 장인들이 협업해서 만든 최고의 안경으로 원래 21만원인데 와디즈 특별한정으로 8만원에 판매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습니다.

하지만 알고 보니 해당 안경은 싸구려 도금 안경으로 코팅이 벗겨지는가 하면 안경과 닿은 피부에서 통증과 진물이 나오고 알레르기 반응을 호소한 피해자도 있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 같은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이어졌지만 안경을 만든 업체도, 와디즈도 누구도 책임을 지진 않았습니다.

안경 제작 업체는 “펀딩이기 때문에 저희가 후원자(소비자) 수량에 맞게끔 제작해 쇼핑몰이랑 다르게 교환·환불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피해 보상은커녕 교환도 환불도 해주지 않았습니다.

와디즈는 와디즈 대로 “해당 업체와 소통이 되고 있지 않다”며 “저희가 의견을 얘기했을 때 회신이 온다거나 이런 부분에 대해선 어려움이 있다”고 책임을 회피했습니다.

이 같은 사례는 ‘프로젝트 아이’가 다가 아닙니다.

지난해 10월엔 투자자 5천명으로부터 총 1억5천여만원의 자금을 모았던 ‘다모칫솔’의 펀딩이 취소됐습니다.

국내 한정판 칫솔 제작이라고 광고했지만 알고 보니 중국 온라인 쇼핑몰 알리바바에서 300원에 판매되고 있었던 겁니다.

지난해 11월엔 또 다른 업체가 이미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와인 냉장고를 새 상품으로 둔갑시켜 가격도 중국 현지보다 비싸게 설정해 와디즈에서 펀딩을 받아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이밖에도 무선 이어폰, 저당 밥솥, 빔프로젝터 등 와디즈 펀딩 상품 중 일부가 중국산임에도 로고와 포장지만 바꿨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여러 차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그럼에도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해당 업체는 “나는 모르겠다” 식으로 외면하고, 와디즈는 와디즈 대로 “우리도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와디즈 펀딩 피해자 A씨]

“기업과 개인 간에 이런 문제가 발생을 했을 때 무책임한 부분이 있는 건 저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대기업을 표방하고 있는 기업이잖아요, 와디즈가. 그런데 전혀 그런 쪽으로 피드백이나 그 고객들에 대한 대응방식이 너무 후져요. 그냥 하... 이게 이렇게 돈 벌어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솔직한 말로.”

문제를 일으킨 업체와 와디즈가 서로 책임을 미루고 회피하는 사이 리워드 크라우드 펀딩의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인 투자자 피해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법률방송 신새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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