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방송뉴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전직 대법원장으로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피의자 신분으로 오늘(11일) 검찰에 소환됐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은 검찰 출석에 앞서 대법원 앞에서 5분가량 기자회견을 가졌고, 검찰 포토라인은 아무 말 없이 10초 만에 그냥 통과했습니다.
논란이 됐던 ‘대법원 기자회견’과 ‘검찰 포토라인 패싱’이 현실화됐는데, 장한지 기자가 먼저 양 전 대법원장의 기자회견 내용을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대법원장으로 6년을 근무했던 대법원 정문 안으로는 발도 못들이고 대법원 청사 입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표정은 딱딱하면서도 착잡해보였습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무엇보다 먼저 제 재임기간 동안에 일어났던 일로 인해서 국민 여러분께 이렇게 큰 심려를 끼쳐 드린데 대해서 진심으로 송구스러운 마음입니다."
양 전 대법원장은 그러면서 후배 법관들에 대해 “참담하다”는 소회를 밝혔습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이 일로 인해서 법관들이 많은 상처를 받고 또 여러 사람들이 수사당국으로부터 조사까지 받은 데 대해서 참으로 참담한 마음입니다."
사법행정권 남용과 재판거래 등 파문에 대해선 "나중에라도 만일 과오가 밝혀진다면" 이라는 단서를 달아서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습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이 모든 것이 저의 부덕의 소치로 인한 것이고 따라서 그 모든 책임은 제가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라도 만일 그 사람들에게 과오가 있다고 밝혀진다면 그 역시 제 책임이고 제가 안고 가겠습니다."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면서 대법원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자신의 인생을 얘기했습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대법원에서 기자회견을 한다기보다는 제 마음은 대법원에, 전 인생을 법원에서 근무한 사람으로서 수사하는 과정에서 법원을 한번 들렀다가 가고 싶은 그런 마음이었습니다."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지의 질문엔 검찰 조사에서 충분히 설명하겠다며 편견이나 선입견을 갖지 말아달라고 말했습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저는 오늘 조사 과정에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기억나는 대로 가감없이 답변하고 또 오해가 있으면 이를 풀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을 하겠습니다. 모쪼록 편견이나 선입견 없는 공정한 시각에서 이 사건이 소명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양 전 대법원장은 그러면서 이번 사건이 “전화위복의 한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허망하면서도 안타깝게 느껴지는 바람을 피력했습니다.
헌정사상 초유의 전직 대법원장 피의자 신분 검찰 소환이라는 불행한 역사의 현장이 펼쳐졌습니다.
검찰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 한 후, 한 차례 영장이 기각됐던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과 함께 신병처리 여부 등을 검토할 방침입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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