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 양승태 소환 앞두고 사의, 최인석 울산지방법원장은 누구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 양승태 소환 앞두고 사의, 최인석 울산지방법원장은 누구
  • 장한지 기자
  • 승인 2019.01.08 1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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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행정권 남용' 검찰 수사 비판...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
'전 30년 전부터 떠들었다' 글... "판사회의, 판사들이 싸워 얻어낸 것"
노건평씨 사건 재판에서 호통... "자중자애하고 올바르게 처신해 달라"

[법률방송뉴스=유재광 앵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 관련 “법원과 판사는 검사에게 영장을 발부하기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 아니다”는 말을 한 현직 법원장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검찰 소환을 앞두고 사표를 제출했습니다. ‘이슈 플러스’ 장한지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사표를 제출한 법원장, 누구인가요.

[장한지 기자] 최인석 울산지방법원장입니다. 사법연수원을 16기로 나와 마산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창원지법 판사, 부장판사, 부산고법 판사 및 부장판사, 부산가정법원·제주지법 법원장을 거쳐 지난해 2월부터 울산지법 법원장을 맡았습니다. 1년도 채 채우지 못하고 울산지법 법원장 직을 내려놓는 건데요.

최 법원장은 어제(7일) “여러모로 볼 때 이제는 떠나야 할 때라고 생각되어 떠나는 것일 뿐”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최인석 법원장, 검찰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에 못마땅한 입장을 밝힌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지난해 10월 최인석 법원장은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를 위해 영장청구를 하는 검찰에 대해서요.

“검찰은 수사에 착수하면 일단 주거 등 개인적인 공간들을 먼저 들여다보고 시작한다”며 “문제는 ‘증거를 찾기 위하여’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혐의를 찾기 위하여’ 들여다본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습니다.

법원이 검찰이 청구한 압색 영장을 잇달아 기각한 것을 놓고 법조계는 물론 곳곳에서 비판이 일자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제 식구 감싸기가 아니라 이제야 (판사들이) 제대로 깨달은 것”이라며 “압수수색 영장 청구는 20년동안 10배 이상 늘었다”고 코트넷을 통해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며 “압수수색영장 발부에 인색하다고 손가락질 하는 사람들이여! 메멘토 모리!”라고 했습니다.

'메멘토 모리'는 라틴어 숙어로 '너는 반드시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뜻입니다. 이어서 당신도 압수수색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소신이 센 사람인 것 같은데 최 법원장 어떤 사람인가요.

[기자] 직접 코트넷에 쓴 글을 보면 얼추 알 수 있는데요. 자신의 글을 비판하는 글이 일자 글을 올린 지 한 달 만에 반박 글을 이어 올렸습니다. ‘저는 30년 전부터 떠들었습니다’라는 제목인데요.

“이제 늙고 병들고 꼰대가 되고 적폐가 됐지만 나는 30년 전부터 떠들고 살았다”면서 “여태까지 뭐하다 이제야 떠드느냐고 물어 주신 덕분에 기존의 관행과 질서를 비판적으로 봤던 저의 경력을 정리해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최 법원장은 그러면서 “각급 법원 판사회의도 법원행정처가 만들어 준 게 아니라 우리가, 우리 단독 판사들이 싸워서 얻어낸 것”이라고도 말했는데요.

주변사람들의 평판을 들어보면요. “고위 법관으로서 지적할 만한 사안을 지적했는데도 젊은 판사 등 법원 내부적인 비판에 직면하면서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 할 말을 했다” 이런 평이 많습니다. 

[앵커] 판사는 판결로 말한다고 하는데, 판결 성향은 어떤가요.

[기자] 굳이 코드를 나눈다고 하면 '소신형 판사'라고 할 수 있는데요. 최 원장은 대표적으로 창원지법 부장판사 시절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인 노건평씨 사건 재판에서 호통을 친 것으로 유명합니다.

2004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노건평씨에게 최인석 당시 부장판사는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하면서 “대통령 친인척이 폼 내고 살면 그 부담이 대통령에게 돌아가는 만큼 처신을 조심해 물의가 생기지 않도록 하시라”며 “대통령의 임기가 아직도 많이 남은 만큼 겸손과 인내로써 다시는 물의가 일어나지 않도록 자중자애하고 올바르게 처신해 달라”고 3분 동안 훈계문을 읽었다고 합니다.

훈계를 들은 노건평씨는 최 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서당 훈장 선생님 같은 느낌이네요.

[기자] 2013년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얽혀있는 사건을 맡기도 했습니다. '자택 일부가 하천을 침범했으니 원상복구하라'는 양산시 처분에 불복해 문재인 당시 민주당 의원이 제기한 소송 사건 재판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한 1심을 뒤집고 최인석 당시 부산고법 부장판사는 “건축물이 하천의 환경 및 생태계에 끼치는 영향이 매우 적다”며 원상복구 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김영삼 정부 시절 경상대 교수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 구속영장을 기각한 바도 있습니다. 관련해서 최 원장과 친분이 있는 고법 부장판사는 최 원장에 대해 “정치적인 사람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정치적은 사람은 아닌지 모르겠지만,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정치적인 사건에 말린 것 같은 느낌은 드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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