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11일 검찰 소환... 대법원장 소환, 헌정사상 처음
양승태, 박병대·고영한·임종헌에게 '재판거래 지시' 혐의
검찰, 박병대·고영한 두 전직 대법관 추가 소환조사 계획

[법률방송뉴스] 올 것이 왔습니다. 사법행정권 남용 재판 거래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오는 11일, 다음 주 금요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으로 불러 조사합니다. 

전직 대법원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되는 건 사법부 70년 역사상 이번이 처음입니다.

'사법부 흑역사'를 새로 쓰게 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혐의 등을 전해 드립니다.

장한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양승태 전 대법원장 / 지난해 6월 1일]
"저는 대법원장으로 재직하면서 대법원의 재판이나 하급심의 재판이건 간에 부당하게 간섭, 관여한 바가 결단코 없습니다."

"결단코 재판에 관여한 바 없다"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오는 11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됩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오늘(4일) 양 전 대법원장에게 11일 오전 9시 30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습니다.

초대 가인(街人) 김병로 대법원장부터 현 16대 김명수 대법원장까지. 전직 대법원장이 형사사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 통보를 받기는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상당한 기간을 두고 통보했기 때문에 출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전직 대법원장에 대한 피의자 신분 소환 사실을 공개하고, “출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자체가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압박으로 풀이됩니다. 

검찰은 지난해 6월,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 고발 사건 10여개를 검찰 최정예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에 모두 재배당하며 사법부를 향한 칼을 빼들었습니다.

그리고 수사 개시 7개월 만에 모든 의혹과 논란의 정점에 있는 양 전 대법원장에 출석을 통보함에 따라 검찰 수사는 이제 정점을 찍게 됐습니다.

양 전 대법관은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박병대·고영한 두 전 대법관과 앞서 구속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에게 ‘재판거래’ 관련 지시를 내리거나 보고를 받은 ‘반 헌법적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론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소송 등에 대한 재판거래, 법관 사찰 및 법원 내 비판세력 탄압, 헌법재판소 내부정보 유출 등의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임종헌 전 차장을 구속기소하면서 44개 범죄사실에  대해 양 전 대법원장을 공범으로 적시한 바 있습니다. 

받는 혐의와 의혹이 방대한 만큼 양 전 대법원장의 검찰 출석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조사 분량 자체가 물리적으로 하루에 끝내기 어렵다. 가급적 심야조사는 하지 않는다는 게 기본 방침이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 소환 전에 박병대·고영한 두 전직 대법관을 한 두 차례 더 소환해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댜.   

검찰이 부르면 부르는 대로 가야하는 신세가 돼 버린 전직 대법관들과 대법원장.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구속영장이 한차례 기각된 박병대·고영한 두 대법관을 포함해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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