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명 넘는 시민들 십시일반 성금 결실... 독립운동가 후손 등은 자료 기부
"복수의 칼날 접고 해원상생(解寃相生) 화두로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으로"

[법률방송뉴스] 1910년 8월 29일, 오늘은 일제에 나라를 강탈당한 경술국치일입니다.

관련해서 오늘 서울 용산구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식민지역사박물관’이 문을 열었습니다.

‘해원상생(解寃(相生)’, 묵은 원한을 풀고 상생하자는 취지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개관식 현장을 신새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경술국치 108주년, 오욕과 성찰, ‘식민지 역사 박물관’이 백범 김구 선생 등 순국선열들의 묘역이 있는 효창공원 부근 서울 용산에 문을 열었습니다.

송기인 초대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이 재직 2년간 받은 급여 2억원 전액을 종잣돈으로 지난 2011년 건립위원회가 출범한지 8년만의 결실입니다.

이 8년간 발기인에 이름을 올린 이들만 4천 5백명이 넘고 1만명 넘는 시민들이 성금을 보내왔습니다.

이렇게 모인 돈이 16억 5천만원, 말 그대로 십시일반 ‘시민의 힘’으로 이뤄낸 열매입니다.

[김승은 / 민족문제연구소 학예실장] 
“전주에 계시는 김판수 어르신 같은 경우는 지금 3년 째 거리모금을 하셨어요. 그래서 그 길에서 그 1천원, 100원 뭐 이런 거리모금을 다 일일이 하셔서 그거를 매일매일 은행에 가서 직접 저희한테 붙여주시고...”

기부자들 가운데엔 일본인들도 여럿 있습니다.

8백명 넘는 일본의 시민들이 자신들의 조국, 일본의 과오와 가해행위를 반성하며 성금을 기탁해 왔다는 것이 박물관 측의 설명입니다.

[송기인 / 초대 진실과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실무자들에게 항상 미안하고 너무 멀어서 와보지도 못했고,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분 모두의 힘으로 우리가 같이 해냈습니다. 오늘 축하하는 날이 됐으면 고맙겠습니다"

박물관은 ‘일제는 왜 한반도를 침략했을까’ ‘일제의 침략, 조선인에겐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한 시대 다른 삶, 친일과 항일’ ‘나는 싸우고 있다, 강제징용’ 등 4개의 주제로 구성됐습니다.

1875년 운요호 사건에서부터 해방에 이르기까지 70년에 걸친 일제침탈과 그에 부역한 친일파의 죄상, 이에 결연히 맞서 싸운 빛나는 항일투쟁의 역사를 담았다는 것이 박물관 측의 설명입니다.

이 과정에 독립운동가 후손과 강제동원피해자 유족, 재야의 연구가 등이 다양한 자료를 보내주며 박물관 개관에 힘을 보탰습니다.

[이이화 / 식민지역사박물관 건립위원회 위원장] 
“그리하여 동학농민혁명에서 친일청산운동에 이르기까지 근현대 백년의 사료 7만여 점과 5만여 권의 도서를 소장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에는 가혹했던 일제 식민지정책과 친일부역배의 좌상이 낱낱이 담겨 있습니다. 4천 500여명의 발기인을 비롯해 1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건립운동에 참여해 16억원이 넘는 건립기금을 조성했습니다.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자발적인 역사문화운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여러분들이 너무 자랑스럽고 또 고맙습니다”

건립기금에서부터 전시물까지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건립된 식민지역사박물관, 박물관 측은 ‘해원상생’을 얘기합니다.

[이이화 / 건립위원회 위원장] 
“우리는 지금 복수의 칼날을 접고 전정한 반성의 토대 위에서 우호를 다지려 합니다. 과거의 경험을 기억하고 미래의 평화를 이룩하려 합니다. 해원상생의 화두를 꺼내들고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려 합니다. 이 박물관은 그런 터전이 되어야 한다고...”

“과거가 아닌 과거를 통해 오늘을 보여주고 내일을 얘기하겠다”

식민지역사박물관 측은 단순히 자료를 전시하고 보여주는데서 그치지 않고 시민과 청소년들이 대화하고 소통하는 열린 공간으로 박물관을 운영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법률방송 신새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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