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은 왜 '채널A 기자'와 '그 검사장' 이름을 못쓰나... '검언유착'과 실명 공개, 명예훼손
언론은 왜 '채널A 기자'와 '그 검사장' 이름을 못쓰나... '검언유착'과 실명 공개, 명예훼손
  • 유재광 기자
  • 승인 2020.04.07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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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채널A 이모 기자와 성명불상 검사 협박죄로 검찰 고발
온라인에선 해당 검사장 등 실명 공개... 언론은 계속 익명 처리

[법률방송뉴스]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오늘(6일) 채널A와 현직 검사장과 유착 및 협박성 취재 논란과 관련해 해당 기자과 검사장을 협박죄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앵커 브리핑’입니다.

민언련은 오늘 오전 채널A 법조팀 이모 기자와 ‘성명불상’ 현직 검사의 협박죄를 수사해달라며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습니다.

"이 기자와 현직 검사가 서로 공동해 신라젠 대주주였던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에게 공포심을 느끼게 할 정도의 해악을 고지함으로써 형법 283조에서 정한 협박죄를 저질렀다"는 것이 민언련 고발장 내용입니다. 

민언련은 고발장에서 "피고발인들이 피해자를 협박하기 전에 사전 공모한 정황이 있다"며 이모 기자가 피해자에게 전달한 편지와 발언 녹취록 내용 등을 증거로 제출했습니다.

"피해자가 객관적으로 공포감을 느낄 수 있는 상황에 도달한다면 협박죄가 성립한다. 유시민 이사장의 비위를 제보하지 않으면 무거운 처벌을 할 수 있다는 해악의 고지가 있었고 그런 해악은 누구나 공포감을 느낄만한 것이라 (협박죄가) 성립한다고 본다"는 것이 고발장 제출에 참여한 법무법인 덕수 이대호 변호사의 말입니다.

앞서 MBC는 지난 달 31일 채널A 이모 기자가 윤석열 검찰총장 최측근 검사장과의 친분을 앞세워 수감 중인 이철 전 대표 대리인과 접촉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를 말하라고 이철 전 대표측을 사실상 협박했다는 취지로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 민언련 김서중 상임공동대표는 검찰 고발장에 ‘성명불상 검사’로 기재된 현직 검사장의 신원을 특정해달라고 요청하며 윤석열 총장의 최측근이라는 검찰 고위 간부와 유착 의혹을 받는 채널A와 기자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기자가 협박으로 취재를 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그런 기자가 있는 언론사는 언론으로서 사망 선고를 당한 거나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일들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차원에서 다양한 방식의 사회적 제재가 필요하다"고 김서중 대표는 강조했습니다.

오늘 고발도 그런 ‘다양한 방식의 사회적 제재’의 일환이라는 것이 김서중 대표의 설명입니다.

민언련이 ‘성명불상 검사’로 고발장에 기재하고 신원을 특정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사실 민언련도 언론도 일반 시민들까지 거론되는 ‘그 검사’가 누군지는 알고 있습니다.

SNS나 온라인에선 채널A ‘이모 기자’와 ‘현직 검사장’의 실명을 적시한 글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문과 방송 언론에선 여전히 ‘이모 기자’고 ‘현직 검사장’으로 표기될 뿐입니다. 상당히 역설적입니다. 

이와 관련 사건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유시민 이사장은 지난 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두 사람의 실명을 언급하며 “저하고 이철씨는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신문마다 다 나고 방송마다 다 얼굴이 다 나오고 이름이 다 나오는데 그분들은 해리포터에 나오는 볼드모트인가”라고 꼬집었습니다. 

해리포터에서 그 존재를 누구나 알지만 언급하면 안 되는 금기의 존재인 ‘볼드모트’에 채널A 기자와 현직 검사장을 빗대 현 상황을 꼬집은 겁니다. 

아닌 게 아니라 알 사람들은 이미 다 알고 유시민 이사장이 지상파 라디오에서 실명까지 다 공개한 마당에 언필칭 ‘언론들’만 계속 ‘이모 기자, 현직 검사장’이라고 쓰고 있는 것이 역설을 넘어 ‘그로테스크’ 하기까지 합니다. 

검사장 정도면 이른바 ‘공인’이고 사안도 ‘검언유착’에 관한 것으로 공익에 대한 것인데 언론들은 왜 이름 공개를 안 하는 혹은 못하는 걸까요.

추정컨대 ‘괜히 실명 언급했다 명예훼손으로 엮여 골치 아픈 일 당할 필요 없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먼저 나설 필요 없다’, 이런 ‘암묵적 공감’아닌가 합니다.      

재판 가면 ‘공익에 관한 보도로 책임이 조각된다’고 주장할 순 있겠지만 ‘그것 자체가 피곤하다, 뭐 하러 사서 고생을 자초하냐’, 이런 분위기 아닌가 합니다.

‘검찰하고 괜히 척 질 필요 있나’ 하는 생각도 암암리에 있지 않나 추정합니다. 

“강성범씨가 럭셔리칼럼인가 이걸 딱 찍어서 애기하더라. 남의 인생을 파탄 내려고 하는 사람들이 자기 인생에 스크래치도 안 당하려고 하면 되느냐. 이런 말 해야 된다고 보고 이게 자기들 명예훼손이라고 생각한다면 나를 고소하든가 그럼 된다”

유시민 이사장이 MBC 라디오에서 ‘그 기자’와 ‘그 검사장’의 실명을 공개하며 두 사람을 상대로 한 말입니다. 나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라. 

흉악범들의 실명은 신상정보 공개 결정에 앞서 기세 좋게 공개하는 언론이 검언유착 의혹을 받는 현직 검사장이 연루된 이번 사건에선 왜 꿋꿋이 ‘익명’을 고수하는지. 당당함과 직업적 자부심은 어디서 나오는지. 

착잡하면서도 여러 생각이 들게 하는 말입니다. 나를 고소하라. ‘앵커 브리핑’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유재광 기자 jaegoang-yu@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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