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전 대표, 감사 2명 첫 영장... 13일 영장실질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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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방송뉴스] 바이오 업체 신라젠 주주·임원들의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수사 시작 8개월 만에 주요 피의자들의 신병 확보에 나섰다.

검찰이 총선을 목전에 두고 신라젠 수사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모양새가 되면서, 최근 채널A와 MBC의 신라젠을 축으로 한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VIK) 대표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관련 보도로 불거진 '여권 인사 개입설', '검언유착' 의혹에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서정식 부장검사)는 신라젠 이용한(54) 전 대표이사, 곽병학(56) 전 감사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들에게는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거래) 및 횡령·배임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2008∼2009년 신라젠 대표이사를 지냈고, 문은상(55) 현 대표이사의 친인척인 곽 전 감사는 2012∼2016년 신라젠 감사와 사내이사를 지냈다.

이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서울남부지법 성보기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13일 오전 10시30분 열린다.

검찰은 이들이 신라젠의 면역항암제 '펙사벡'의 임상 실패를 사전에 알고 임상 중단 사실이 공시되기 전에 보유 중인 주식을 대거 팔아치워 거액의 이득을 보고, 회사 자금을 횡령하는 등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신라젠은 지난 2016년 12월 코스닥에 상장된 지 11개월 만에 주가가 12배 넘게 폭등하며 코스닥 시가총액 2위(9조8천억원)까지 오르는 진기록을 낳았다.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받았던 펙사벡 때문이었다. 하지만 펙사벡이 임상에서 실패하면서 2017년 말 13만1천원까지 치솟핬던 신라젠 주가는 최근 1만1천원대 후반까지 떨어졌다.

이 때문에 신라젠에 투자했던 14만명이 넘는 소액투자자들이 막대한 피해를 봤고, 신라젠은 ‘개미들의 무덤’으로 불렸다. 하지만 신라젠 이용한 전 대표와 곽병학 전 감사 등 임원들은 총 2천515억원에 이르는 주식을 임상 결과 발표 전에 미리 팔아 막대한 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검찰은 신라젠이 기술특례상장된 경위와 횡령 자금이 여권 인사들에게 흘러갔을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라젠이 특별한 기술 없이 기술특례상장이 될 수 있었던 배경에 외부의 영향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신라젠이 상장되기 전 450억여원을 투자해 미상장 지분 14%를 보유한 최대 주주였던 이철 전 VIK 대표는 의혹의 핵심 인물이다. 이철 전 VIK 대표는 3만명에게서 불법 투자금 7천억원을 모은 금융사기 혐의로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징역 12년형이 확정돼 수감 중이다. 그는 금융사기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되자 보유하고 있던 신라젠 지분을 모두 매각해 수백억원의 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VIK 투자 피해자들은 이철 전 대표가 노사모 출신으로 국민참여당 지역위원장을 지낸 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015년 신라젠의 펙사벡 기술설명회에서 축사를 한 사실 등을 들어 이 전 대표가 여권 인사들에게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실제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은 2012~2014년 이 전 대표에게 6억2천900만원을 받아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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