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8년 전엔 "최측근 민정수석 법무부장관 기용, 최악의 측근·회전문 인사"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서해맹산(誓海盟山)의 정신으로 검찰개혁 소명 완수"

[법률방송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9일) 조국 전 민정수석을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지명했습니다. ‘앵커 브리핑’, ‘민정수석’과 ‘사법시험‘, 두 개의 키워드로 조국 법무부장관 인사를 들여다보겠습니다.

먼저 어떤 당의 법무부장관 인사에 대한 대변인 논평부터 좀 읽어 보겠습니다.

“결국 대통령이 정치권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부장관 지명을 강행했다. 우리 당은 국민의 이름으로 민정수석의 법무부장관 내정을 반대한다”

“공정한 법 집행을 해야 할 법무부장관 자리에 자신의 최측근인 민정수석을 기용한 최악의 측근 인사, 회전문 인사이기 때문이다”

“내년 총선을 관리해야 할 법무부장관은 다른 무엇보다 ‘공정하고 중립적인 인사를 임명해야 한다’는 국민과 정치권의 목소리에 대통령은 끝내 귀를 닫아버렸다”

내용만 놓고 보면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장관 지명에 대한 야당의 비판 논평 같습니다.

하지만 이 논평의 주인공은 자유한국당이 아닌 현 집권 여당인 민주당입니다.

지난 2011년 7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권재진 민정수석 법무부장관 지명에 대한 민주당 대변인 브리핑입니다.

‘권재진’과 ‘이명박’이라는 이름을 ‘조국’과 ‘문재인’으로 바꾸면 자유한국당 등 지금 야당들이 당장 가져다 써도 무방할 정도로 상황이 판박이입니다.

실제 야당들 반응도 8년 전 야당이었던 민주당 반응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기승전-조국’에 불과”, “야당 무시를 넘어 야당에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는 것이 자유한국당 민경욱 대변인과 나경원 원내대표의 성토입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남이 하면 폴리페서고 자기가 하면 앙가주망, 사회참여. 특목고 규제를 외치면서 본인 딸은 외고에 의전원을 보낸 ‘내로남불’의 대표주자, 표리부동하다”고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아주 원색적으로 비난했습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도 “문 대통령의 ‘조국 사랑’을 재확인한 하나 마나 한 개각”이라고 비꼬았고, 민주평화당도 “국론 분열만 일으키는 편협한 인사”라고 평가절하했습니다.

반면 민주당 반응은 8년 전 권재진 민정수석 법무부장관 지명 때와 180도 달라졌습니다.

"사법개혁을 바라는 국민 눈높이에 부합“, ”문재인 대통령의 사법개혁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는 것이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평가입니다.

조 전 수석도 법무부장관 지명에 대해 “서해맹산(誓海盟山)의 정신으로 공정한 법질서 확립, 검찰개혁, 법무부 혁신 등 소명을 완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오늘 오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출근하며 "이제 뙤약볕을 꺼리지 않는 8월 농부의 마음으로 다시 땀 흘리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조 후보자가 언급한 ‘바다와 산에 맹세한다’는 ‘서해맹산’은 ‘왜적을 반드시 무찌르겠다’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결의가 담긴 한시에 나오는 구절로 ‘사법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이 충무공의 한시를 빌어 표현한 겁니다.

조 전 수석이 법무부장관에 임명되면 박상기 장관에 이어 조국 장관까지 문재인 정권 2명의 법무부장관이 모두 사법연수원 기수가 없는 ‘비 사시’ 학자 출신들로 임명됩니다.

비법조인 출신 법무부장관은 언론인 출신으로 이승만 정권인 지난 1950년 임명된 제4대 김준연 법무부장관이 유일합니다.

문 대통령이 ‘검찰 출신을 불신한다“고까지 확대해석할 순 없지만 법무장관은 사시, 그것도 대부분 검찰 출신에서 뽑아왔던 60년 넘은 공고한 관행이 거푸 깨지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여기에 조 전 수석이 법무부장관에 임명되면 MB정부 당시 권재진 장관에 이어 민정수석을 지내고 법무부장관으로 직행한 역대 두 번째 법무부장관이 됩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 말마따나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검찰개혁’, ‘사법개혁’에 얼마나 의지를 갖고 있는지는 짐작이 됩니다.

다만 아무리 여야와 공수가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8년 전 MB정권 때는 민정수석의 법무부장관 지명을 그렇게 성토하더니 지금은 한마디 말없는 여권의 행태는 보기가 좀 그렇습니다.

조국 법무부장관 인사는 났고, 임명된다면 서울대 법대 3년 선배인 윤석열 검찰총장과 합을 잘 맞춰 반드시 ‘사법개혁’을 완수하길 바라겠습니다. ‘앵커 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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