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그때 다른 정몽구 회장 건강 상태... 공정위엔 '양호', 검찰엔 '안 좋아' 진단서 제출
그때그때 다른 정몽구 회장 건강 상태... 공정위엔 '양호', 검찰엔 '안 좋아' 진단서 제출
  • 유재광 기자
  • 승인 2019.07.29 1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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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현대·기아차 엔진결함 은폐 혐의 전 품질 담당 부회장 등 기소
정몽구 회장은 조사 안 하고 기소중지... "조사 받을 건강 상태 아냐"
공정위 지난 5월 재벌 총수 지정 관련해선 "정상적 경영 가능" 판정

[법률방송뉴스] 현대·기아차 관련한 얘기 하나 더 해보겠습니다. '앵커 브리핑'입니다.

현대·기아차의 엔진결함 은폐 의혹을 수사해온 검찰이 지난 23일 현대·기아차 법인과 이 회사 전 품질담당 부회장과 본부장, 전략실장 등 핵심 임원들을 기소하며 재판에 넘겼습니다.

이들은 현대·기아차가 만든 '세타2 GDI 엔진'이 장착된 자동차에서 주행 중 '시동꺼짐' 현상 등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는 결함을 알고도 이를 은폐한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입니다.

자동차관리법은 제작사가 결함을 알게 되면 지체 없이 그 사실을 공개하고 시정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를 어기면 최대 징역 10년까지 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검찰이 현대차와 기아차 법인까지 기소 대상에 포함한 건 이번 사건이 일부 임원의 일탈이 아닌 회사 차원의 조직적 은폐로 보고 있다는 뜻입니다.

문제가 된 세타2 엔진은 지난 2010년부터 그랜저와 소나타, K5, K7 등 현대·기아차 주력 자동차에 장착돼 왔습니다. 

검찰 기소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현행 자동차관리법은 불명확한 리콜 요건과 규정을 근거로 형사처벌을 부과하고 있어 위헌성이 있다"며 "아쉽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현대차의 '아쉬움'과는 별개로 두 가지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나는 리콜에 대한 현대차의 미국과 한국에서의 너무도 다른 잣대와 행보입니다.

앞서 현대차는 미국에서 지난 2015년 9월 세타2 엔진이 탑재된 차량에서 주행 중 꺼짐이나 화재 등의 문제가 발생하자 차량 47만대 리콜을 결정했습니다.

이어 2017년 3월에도 다시 세타2 엔진이 장착된 차량 119만대를 추가 리콜합니다.

반면 비슷한 피해를 호소하는 한국 소비자들의 리콜 요구에 현대차는 "엔진엔 문제가 없다"며 냉정하게 리콜을 거부하다 국토부 조사 결과 발표가 임박해서야 마지못해 리콜에 나섰습니다.

"언제까지 한국 소비자를 봉 취급할 거냐"는 식의 비난과 이른바 '흉기차'라는 조롱과 비아냥이 쏟아져도 딱히 반박할 입장이 못 돼 보입니다.

결국 YMCA가 같은 해 4월 정몽구 현대차 회장 등을 자동차관리법 위반과 특가법상 사기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같은 해 5월 국토교통부도 현대차를 검찰에 수사 의뢰합니다.

이에 2년 2개월여에 걸친 수사 끝에 검찰이 '범죄 혐의가 있다'고 보고 현대·기아차 법인과 관련된 전 고위 임원들에 대한 기소에 이르렀지만 이것도 뭔가 '뒷맛'이 개운하진 않습니다.

애초 YMCA가 피고발인으로 적시한 정몽구 회장에 대한 아무런 소환 조사도 없이 검찰의 기소중지 처분이 내려졌기 때문입니다.

범죄 혐의나 실체가 없으면 모르되 현대·기아차 법인과 주요 임원들을 기소했음에도 오너이자 피고발인으로 적시된 정몽구 회장을 조사도 안 하고 기소중지한 검찰의 처분.

검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대차 측에서 건강상 조사를 받기 어렵다고 자료를 제출했고, 자료 검토 결과 조사를 할 수 없다고 판단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검찰 조사를 받지 못할 정도로 건강 상태가 안 좋다는 정몽구 회장은 그러나 지난 5월 공정위 '재벌 총수 지정' 관련해서는 '정상적 경영'이 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당시 공정위는 총수 지정 관련 현대차가 제출한 정몽구 회장 건강 검진 결과 등을 토대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습니다. 당시 관련 서류들엔 정 회장 서명까지 들어 있었습니다.

현대·기아차라는 글로벌 그룹을 정상적으로 경영할 판단력과 건강은 있지만 검찰 조사를 받을 만한 '건강'은 안 된다는 어떻게 보면 '오묘'한 정몽구 회장의 건강 상태.

"공정위와 검찰에 제출한 정몽구 회장의 건강 상태가 왜 이렇게 다르냐"는 법률방송 질의에 현대차 관계자는 "글쎄요"라며 "상황에 따라서 판단했지 않겠냐"는 알듯 모를 듯한 답변을 내놨습니다.

엔진결함 은폐 의혹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거센 비판과 비난, 시민단체 고발과 이윽고 국토교통부의 검찰 수사 의뢰. 안 봐도 눈에 선 합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회장님이 검찰 포토라인에 서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모르긴 몰라도 현대·기아차 그룹 전체에 비상이 걸렸을 겁니다.

아무튼 현대·기아차나 정몽구 회장 입장에선 결과적으로 의도한 대로 된 모양새입니다.

'상황'에 따라 다른 것 말고 정몽구 회장의 '진짜' 건강이 어떤 상태인지 궁금합니다. '앵커 브리핑'이었습니다.

 

유재광 기자 jaegoang-yu@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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