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9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SK 최태원 회장과의 이혼 소송 항소심 첫 변론준비기일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9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SK 최태원 회장과의 이혼 소송 항소심 첫 변론준비기일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2라운드가 시작됐습니다.

노 관장은 오늘(9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첫 변론준비기일에 직접 출석하기 위해 오후 1시50분쯤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이혼 소송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도 노 관장은 답변없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통상 가사소송과 변론준비기일일 경우 당사자의 출석 의무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노 관장의 출석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최 회장은 현재 해외에 있어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고법 가사2부(부장판사 김시철 강상욱 이동현)는 오후 2시부터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 첫 변론준비기일을 진행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12월 1심 결과가 나온 뒤 약 11개월 만입니다.

이번 변론준비기일에서는 SK 주식 재산 분할 판단이 쟁점입니다.

노 관장은 앞선 1심에서 위자료 3억원과 함께 최 회장이 가진 SK 주식의 42% 가량(약 1조원)에 대한 재산 분할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노 관장이 SK 주식 형성과 유지 등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665억원을, 위자료 명목으로 1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이후 노 관장은 재판부의 재산 분할 판단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변호인단을 새로 꾸려 항소했고 최 회장은 사흘 뒤 재산 분할이 아닌 이혼 청구 부분에 대해 항소했습니다.

이날 변론준비기일을 마치고 법원을 나선 노 관장은 기다리던 취재진에게 "30년 결혼생활이 이렇게 막 내려 참담한 심정이다"라고 입장을 밝히며 "우리 가족의 일, 가정의 일로 국민 여러분들께 많은 심려를 끼쳐드린 점 거듭 죄송하고 민망하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제 사건으로 인해 가정의 소중한 가치가 법에 의해 지켜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노 관장은 SK 이노베이션의 아트센터 나비를 상대로 한 퇴거 요구 소송, 구체적인 위자료 등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의 두 번째 변론기일은 2024년 1월 11일입니다.

한편, 노 관장 측은 SK 이노베이션이 아트센터 나비에 서린빌딩에서 나가 달라고 요구한 것에 대해서도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아트센터 나비는 현재 SK그룹 본사가 있는 서린빌딩 4층에 입주해있는데, 서린빌딩을 관리하는 SK 이노베이션이 계약이 종료됐다며 비워달라는 소송을 지난 4월 낸 것입니다.

노 관장의 변호사는 "미술관은 미술품을 보관하는 문화시설로서 그 가치가 보호돼야 하고, 근로자들의 이익을 고려해야 할 책임과 책무가 있기 때문에 퇴거는 어렵다는 입장"이라며 "(퇴거하면) 미술품을 둘 곳도 없고 직원들도 모두 해고해야 한다. 이혼을 한다는 이유로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 측은 '노 관장 측이 시간을 끈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중앙지법은 SK 이노베이션이 아트센터 나비 미술관을 상대로 제기한 부동산 인도 청구 소송의 첫 조정기일을 열고 2주 뒤에 한차례 더 조정을 시도하기로 했습니다.

한편 최 회장과 노 관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 취임 첫해인 1988년 9월 청와대에서 결혼식을 올렸지만 최 회장이 2015년 혼외자가 있다며 이혼 의사를 밝혔고, 2017년 노 관장을 상대로 이혼조정을 신청하며 소송이 시작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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