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리스크 부각으로 카카오와 계열사 주가 하락
카카오뱅크 대주주 적격성 가능성도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이 23일 금감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이 23일 금감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주식 '시세조종 의혹'으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구속된데 이어 김범수 전 카카오 이사회 의장도 금융감독원의 소환조사를 받게 됨에 따라 카카오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어제(23일) 오전 10시께 금감원에 출석했던 김 전의장은 오늘(24일) 오전 1시40분까지 15시간이 넘는 고강도 조사를 받았습니다.

조사가 끝난 후 '어떤 내용을 소명했는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 전의장은 "성실히 조사에 임했다.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입장을 밝히겠다)"이라고만 답한 후 금감원을 빠져나갔습니다.

금감원이 대기업 총수급을 공개 소환하는 것은 아주 이례적이라고 합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혐의를 입증할 구체적인 정황과 증거를 찾았기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날 조사에서 금감원은 김 전의장이 최근 구속된 배재현 대표 등 경영진으로부터 시세조종 관련 보고를 받거나 지시를 했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카카오는 올해 2월 SM 경영권 인수 공방이 진행됐을 당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400억원을 투입해 SM 주식의 시세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격 이상으로 매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SM 주식에 대한 주식대량보유보고도 하지 않았다는 혐의도 있습니다.

경영진의 사법리스크가 떠오르면서 카카오와 계열사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어제(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카오는 전 거래일 대비 2.82% 하락한 3만7,950원에 거래를 마쳐 3거래일 연속 신저가를 경신했습니다.

만약 이번 시세조종 의혹으로 배 대표나 김 전의장 뿐만 아니라 카카오 법인까지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게 되면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생깁니다.

이럴 경우 카카오는 인터넷은행 특례법에 의해 알짜 계열사인 카카오뱅크의 10% 초과 지분을 처분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IT업계에서는 이번 시세조종 의혹 사건이 처벌 여부와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논란을 빚어 온 카카오식 성장 공식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2014년 포털 다음과 합병한 이후 문어발식 사세 확장을 계속해 2014년 26개였던 계열사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147개로 불어났습니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무리한 사업 확장과 성공만 하면 된다는 경영진의 인식이 회사를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몰고갔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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