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Q, 2012년 경영난 심화... 이듬해 bhc 사모펀드에 매각
"계약해지·기밀유출·손해배상"... BBQ vs bhc 온갖 소송전
법조 "수천억대 소송 아직 안 끝나"... 국민 관심은 치킨값

[법률방송뉴스]

서민의 대표음식이라고 하기엔 값이 너무 많이 올라버렸죠.

조만간 만원대 치킨은 찾아보기 힘들 거 같은데요.

물가가 천정부지 오르는 가운데, 치킨 업계 2위와 3위 BBQ와 bhc 간 7년의 법적 분쟁이 최근 마무리됐습니다.

길었던 전쟁은 끝났지만, 하나의 판결을 두고 두 회사가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어 갈등은 앞으로도 계속될 거란 전망입니다.

무엇보다 수천억대 분쟁이 치킨 값에도 영향을 주진 않을까 우려되는데, 자세한 내용 석대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VCR

형제에서 원수가 된 사연, 10년 전으로 거슬러 갑니다.

2013년 자금이 필요했던 BBQ는 bhc를 미국계 사모펀드에 매각합니다.

물류 용역과 상품공급 계약을 맺고 갈라진 두 회사, 경쟁 관계인 동시에 협력관계로 남으려 했지만, 이 두 건의 대형 계약은 후에 수천억대 소송전을 부릅니다.

1년 후 미국계 사모펀드는 BBQ가 매각 당시 가맹점 수를 부풀려 팔았다며 국제상공회의소 ICC 산하 국제중재법원에 제소했고, 재판부는 BBQ가 bhc에 96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갈등의 골이 깊어지기 시작한 BBQ와 bhc.

BBQ는 자사 출신 bhc임직원이 전산망 해킹으로 경영 기밀을 빼갔단 의혹을 제기하며, bhc에 계약 해지 통보와 함께 소송에 들어갑니다.

bhc 역시 일방적 해지가 부당하다며 2017년 물류용역계약, 이듬해엔 상품공급계약 해지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렇게 BBQ와 bhc 간 손해배상 고공전은 크게 △영업비밀침해 △물류용역계약 해지 △상품공급계약 해지로 나뉩니다.

그리고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먼저 BBQ가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관련 소송.

대법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으로 판단 된다"고 기각 판시합니다.

1심부터 항소심, 상고심 모두 BBQ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검찰이 bhc 압수수색 당시 입수한 자료에 대한 정보공개 여부를 놓고 BBQ가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고, 법원이 수용하면 다시 쟁점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bhc 입장에선 해킹과 불법 열람 의혹으로 현재 항소심 중인 박현종 회장에 대한 사법 리스크도 남은 상황입니다.

다음으로 물류용역 계약해지 관련 소송.

대법은 1심, 항소심과 마찬가지로 "BBQ가 bhc에 손해배상 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하지만 bhc가 처음 제기했던 손해배상 청구액은 2400억원.

이런 금액은 1심에서 133억원으로, 항소심에선 85억원까지 대폭 줄었습니다.

대법은 원심 판결을 확정했고, bhc의 거액 손해배상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BBQ가 사실상 이겼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대법은 상품공급계약 관련 소송에서도 BBQ 배상 책임을 인정했지만 청구액은 줄어들었습니다.

540억원으로 시작한 청구액은 1심에서 290억원, 고법에서 120억원으로 떨어졌고, 대법의 원심 판결 확정으로 bhc가 받을 BBQ로부터 받을 돈은 당초 제기한 것의 반의 반 정도에 그치게 됐습니다.

대법원 판결 후 나온 양측의 입장문.

7년의 법정 공방은 일단락됐지만, 두 회사 앙금은 쉽게 풀리지 않을 분위기입니다.

BBQ는 "bhc가 주장했던 내용이 사실은 실질적 피해구제가 아닌 경쟁사 죽이기란 악의적 목적이었다는 게 밝혀졌다"고 평가했는데...

[BBQ 관계자] (음성변조)
"저희가 2차전 때도, 상품과 물류 소송 관련해서 2차전 때 역전이 돼서 배상하기로 한 것에서 다시 (가지급) 270억원을 저희가 되돌려 받았어요."

bhc도 "BBQ 측이 수년간 경쟁사를 죽이기 위해 무리하게 주장하던 각종 의혹이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합니다.

[bhc 관계자] (음성변조)
"그런데 최종적으로는 저희가 200억원을 받지 않았습니까. 그러면 저희가 승리한 거잖아요."

같은 판결, 두 목소리.

법조계는 어떻게 바라볼까.

[김민성 대표변호사 / 법무법인 대진]
"양측의 주장이 다 어떻든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BBQ가 bhc에 대해서 청구금액 중 일부를 손해배상액으로 해주라는 판결이 나왔으므로 결국 BBQ의 잘못이 인정된 것이기에 이를 승소라고 보고 있으며..."

BBQ 계약해지로 bhc가 손해 입었다는 걸 수긍한 법원.

하지만 BBQ 입장에선 회사 손해를 최대한 저지했기 때문에 이겼다고 판단한다는 겁니다.

[김민성 대표변호사 / 법무법인 대진]
"bhc 측이 최초 청구한 금액에 비해서 상당히 적은 금액만이 인정됐으므로, 이는 bhc 청구의 대부분이 부당하다고 판단됐다는 측면에서 이를 승소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런 분쟁, 내막을 모르는 국민의 관심은 당연히 '치킨 값이 오르느냐 마느냐'입니다.

두 회사에 서로 간 분쟁이 치킨 값에 영향을 미칠지 물었는데, 모두 "아니다" 답했습니다.

다만 법조계는 이들의 분쟁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봅니다.

[김민성 대표변호사 / 법무법인 대진]
"현재 BBQ가 검찰 측에 대해서 bhc 압수수색 당시 나온 자료에 대해 정보공개 거부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 거부취하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말하고 있고, 이 소송을 이기게 돼 추가적인 증거자료를 입수하게 된다면 영업비밀 침해와 관련해서 새롭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에 따라 영업비밀 침해와 관련된 추가 분쟁이 예상됩니다."

양쪽 모두 승리를 말하지만, 결국 재난의 연속.

둘 중 하나는 쓰러져야 끝날 것 같은 이들의 장기전이 불황을 겪고 있는 국민에게까지 영향을 미치진 않을까 우려가 나옵니다.

법률방송 석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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