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제도 개선 필요" 심포지엄 개최
“입시절차 일괄통일 보다 특성 고려해야”

[법률방송뉴스] 서울지방변호사회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과 관련한 문제를 짚어보고 개선책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오늘(19일) 오후 3시 30분 서울변회는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한국법조인협회와 공동으로 ‘법조인 양성 제도의 현황과 개선 방안 심포지엄’을 개최했습니다.

이날 심포지엄은 도입 14년이 넘은 로스쿨 제도가 신뢰받는 법조인 양성제도로 확고히 정착할 수 있도록 살펴보고, 제도에 대한 오해 불식과 문제점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서울변회 김정욱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현행 로스쿨 제도에는 입학정원에 대한 결원보충제 연장 문제, 입학전형 공정성 문제, 변호사시험 5회 탈락자(5탈자)에 대한 구제문제 등 문제가 있다”며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로스쿨 입시 불합격자보다 변시 불합격자가 더 불행"... 현행 제도개선 필요성 언급

첫 번째 주제발표는 한법협 회장 김기원 변호사가 ‘로스쿨의 발전을 위한 6대 개선안’을 주제로 진행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로스쿨 입시가 불공정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다”며 “그럼에도 로스쿨은 큰 틀에서의 제도적 변화가 없이 부분적 개선만을 거치며 운영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로스쿨의 과제로 공정성 의심 해결, 경제 취약계층 배려 요구, 5탈자 문제 해결 등을 꼽았고, 개선책으로는 ▲학석사 연계과정 ▲정시・수시・다양성 입학전형 병행 ▲4년제화 ▲입학 장학금 보장제도 ▲유사법조직역 및 법무 공무원 양성과정 통합 등을 제시했습니다.

특히 김 변호사는 의료계와 군사 분야 교육제도의 일관성을 들며 로스쿨 제도의 개선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의과대학의 경우 입학과 동시에 의사라는 직업이 확정되고, 공군사관학교의 경우 조종장교가 되지 못해도 일반장교로의 임관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로스쿨의 경우 변호사시험에 불합격한 지원자를 보장해주는 제도가 없습니다.

이에 김 변호사는 “로스쿨의 경우 처음부터 약 10% 이내의 일부 학생은 5탈자로 분류돼 애초 로스쿨 불합격자보다 불리한 위치가 된다”며 “로스쿨 입시 불합격자보다 로스쿨은 합격했지만 변호사시험에 불합격한 자가 성취도 측면에서 더 낮게 측정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로스쿨 입학 시에 형편이 어려울 경우 경제적인 지원과 보장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입학전형이나 제도에 큰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입시절차 일괄통일 보다는 특성 고려해야”... ‘세분화’ 강조

이어서 아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장 권건보 교수가 ‘로스쿨 입학전형 및 장학금 제도의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권 교수는 “로스쿨제도의 문제점을 들며 사법시험제도의 부활 또는 부분적 존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로스쿨제도가 기존 법조인 양성 시스템의 폐해를 완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도 존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권 교수는 로스쿨의 입학전형과 장학금 제도를 중심으로 현황과 합리적 개선 노력, 성과와 한계 등을 언급하며 개선방향을 제시했습니다.

특히 로스쿨제도의 문제점으로 자주 꼽히는 부분 중 하나인 공정성 측면에 대해 권 교수는 “입학전형의 평가기준, 전형요소, 배점, 입학전형 결과에 대한 이의제기 절차와 방법 등은 매년 각 로스쿨의 홈페이지에 미리 공개하며 입시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로스쿨 입학자격이 있는 사람 중에서 신체적・경제적・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사람을 대상으로 선발하는 전형을 별도로 마련해 취약계층에서도 다수의 법조인이 탄생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 사법시험 시절에는 법학 전공자가 법조인의 대다수를 차지했지만 로스쿨 시대에는 법학 이외의 다양한 분야의 전공자들이 법조인으로 양성되고 있다”며 “복잡한 법률문제와 시민들의 다양한 법률서비스 요구에 능동적인 대응이 가능해졌다”고 평가했습니다.

장학금 문제에 대해서는 경영학 석사 과정인 ‘경영전문대학원’의 등록금과 장학금 제도를 비교하며 “로스쿨의 경우 등록금은 비교적 낮고 장학금은 월등히 높다”고 제시했습니다.

5탈자 문제·법조일원화 등 한목소리... 학석사 연계과정엔 반대하기도

주제발표 이후에는 토론도 이어졌습니다. 토론자로 참여한 대한변호사협회 교육이사 김민규 변호사는 로스쿨 해결과제를 7가지로 설명했습니다.

이어 ▲법조일원화를 위한 로스쿨 학점 인정의 확대 ▲로스쿨 정원 30% 정시 도입 ▲대한변협과 로스쿨 간의 교류 ▲로스쿨 졸업생에 대한 법무사 자격 부여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했습니다.

서울변회 교육이사 김은산 변호사는 학석사 연계과정이나 유사법조직역 양성과정 통합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 같다고 비판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학석사 연계과정을 도입할 경우 더 젊고 사회경험이 없는 입학자가 늘어나 역량이 부족한 법조인의 양성으로 이어질 수 있거나 학부 교육이 부질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어 “유사법조직역 양성과정 통합의 경우 기존에 이미 법조인접 직역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통폐합 방안이 언급되지 않아 아쉽다”고 덧붙였습니다.

법무법인 한울 백국현 변호사 또한 학석사 연계과정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였습니다. 백 변호사는 “로스쿨 입학자는 법학 이외의 다른 전공을 우수한 성적으로 이수한 졸업자인 경우도 상당하고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마지막 토론자인 법률신문 박수연 기자는 “취재과정에서 만난 많은 법조인들이 ‘법학 교육보다 시험 합격이 주가 된 것 같아 아쉽다’는 반응이 많았다”며 깊이 있고 논리적인 사고가 보다 중요할 것 같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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