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아니라 해도... 17세 고교생의 죽음에 모두가 울고 있다
코로나 아니라 해도... 17세 고교생의 죽음에 모두가 울고 있다
  • 김지현 기자
  • 승인 2020.03.1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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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마스크 사기 위해 1시간 가까이 비 맞으며 줄 선 후 증상 악화
아버지 "폐렴 증상 심각한데도 코로나19 진단 없다는 이유로 돌려보내"
'대구 17세 고교생'이 폐렴 증세를 보이다 지난 18일 숨진 대구 영남대병원 응급실에서 의료진이 분주히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 17세 고교생'이 폐렴 증세를 보이다 지난 18일 숨진 대구 영남대병원 응급실에서 의료진이 분주히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대구에서 폐렴 증세를 보이다 사망한 17세 고교생에 대해 방역당국이 19일 코로나19 최종 '음성' 판정을 내렸다.

대구 17세 고교생의 사망은 만일 코로나19 양성으로 판정됐다면 국내 최초로 10대 연령의 코로나19로 인한 사망 발생 사례가 돼, 최종 판정이 나오기까지 커다란 우려를 낳았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10대 이하 연령대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한 사례는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은 아닌 것으로 판정이 나왔지만 이 고교생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사기 위해, 1시간 동안 비를 맞으며 줄을 선 이후부터 폐렴 증세가 급격히 악화돼 8일 만에 숨졌다는 사연이 알려졌다. 안타까운 젊은이의 죽음에 코로나 사태를 겪고 있는 국민들의 상심은 더 깊어졌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18일 사망한 고교생에 대해 이날 오전 진단검사관리위원회를 개최한 결과 코로나19 음성으로 최종 판정했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가 서울대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등 대학병원에서 교차 검사를 실시한 결과 모든 시험기관의 모든 검체 검사에서 코로나19가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이날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질병관리본부 외에 외부 민간의료기관에서도 신속하게 재검사를 시행했고, 역학조사팀이 임상의무기록 등을 확보했다"며 "임상정보와 검사결과를 종합해 중앙임상위원회에 최종 사례 판정을 의뢰했다"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진단검사관리위원회에서 모든 진단검사 결과를 판단한 결과 최종 음성으로 판단했다"며 "오늘 오전 중앙임상위원회 논의에서도 코로나19에 의한 사망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고, 부검은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논의가 매듭지어졌다"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사망한 17세 고교생은 총 13번의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망 전날까지 받은 12번의 검사 결과는 모두 음성으로 나왔지만, 사망 당일 소변검사에서 양성 소견이 나왔다. 방역당국은 소변검사 결과를 '미결정'으로 판단하고, 이 고교생의 검체를 복수의 대학병원에 보내 교차 검사를 진행했다.

◆ "코로나19 검사에 '위양성' 있었을 수도... '사이토카인 폭풍' 원인 추정"

앞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13번의 검사 중 1번의 검사에서만 양성이 나온 것에 대해 "검사 결과에 오류가 있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실제로 환자 몸에 바이러스가 없거나 충분하지 않은데도 진단검사 결과가 양성으로 나오는 '위양성' 사례가 종종 있다는 것이다.

방지환 중앙감염병센터장(서울의대 교수)은 "1번만 양성이 나왔다면 실제로는 코로나19가 아닌데도 위양성이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고,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장) 역시 "바이러스 수준이 음성과 양성을 가르는 기준치에 근접한다면 여러 차례 진행되는 검사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며 "결과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의한 사망은 아닌 것으로 최종 판정됐지만, 10대에서 폐렴이 사망한 17세 고교생의 사례처럼 짧은 시간에 급속히 전개된 경우도 매우 드물다. 이 때문에 바이러스 등에 감염됐을 때 면역체계가 과잉반응하는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s)이 사망 원인으로 추정됐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면역물질인 사이토카인이 과다 분비됨으로써 정상 세포들의 DNA가 변형돼 2차 감염 증상이 일어나는 반응을 가리킨다. 일종의 '과잉 면역' 반응으로, 체내에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때 사이토카인 과다 분비로 오히려 정상 세포를 공격하는 현상이다.

지난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에도 기저질환이 없는 젊은층에서 상태가 악화된 환자가 다수 발생했는데, 의료계 일부에서는 사이토카인 폭풍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 "골든 타임 놓친 것"... 소년 아버지 절규에 국민들 상심 커져

지난 18일 사망한 17세 고교생 A군은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지난 10일 오후 5시부터 1시간 가까이 비를 맞으며 줄을 섰다가 증세가 급격히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이틀 만에 열이 41.5도까지 오르면서 지난 12일 어머니와 경산중앙병원을 찾았지만, 선별진료소가 문을 닫아 의사로부터 해열제와 항생제 처방만 받고 귀가했다.

A군은 다음날인 13일 오전 어머니와 함께 경산중앙병원 내 선별진료소를 다시 찾아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폐 엑스레이 촬영을 했다. 촬영 결과 폐 여러곳이 하얗게 보이는 등 코로나19 환자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군은 코로나19 진단이 없다는 이유로 또다시 폐렴 관련 약물만 처방받아 귀가했다.

하지만 증세가 나아지지 않자 이날 오후 늦게 다시 병원으로 간 A군 부모는 “오늘 밤을 넘기기 힘들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A군은 영남대병원으로 이송됐고, 이후 엿새 동안 앓다가 18일 오전 사망했다. 사인은 '다발성 장기부전'이었다.

다발성 장기부전은 '총체적 장기부전'으로도 불린다. 생존에 필요한 여러 장기들이 단기간에 외부 요인으로 인하여 활동이 멈추거나 심하게 둔해져 생명유지가 힘든 정도로 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다발성 장기부전이 발생하면 먼저 심장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의식장애가 발생하고 동시에 호흡부전, 신부전, 간부전 등이 일어나서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A군의 아버지는 지난 18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코로나19였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며 "폐렴 증상이 심각한데 코로나19 진단이 없다며 의사가 아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골든 타임을 놓친 것이다"라고 말했다. 17세 고교생의 사망과 코로나19와의 관련성을 우려하던 국민들의 안타까움도 더 커졌다.

김지현 기자 jeehyun-kim@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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