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검역에서 2명 의심 증상... 무증상 교민들은 우한과 달리 2주간 자가격리

이란 교민 80명이 전세기 편으로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란 교민 80명이 전세기 편으로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이란에서 한국 교민 80여명이 전세기를 타고 19일 귀국했다. 외교부는 이날 "이란의 우리 교민 74명과 이란 국적 가족 6명 등 80명이 탑승한 임시항공편이 오후 4시35분쯤 인천공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밤 이란 테헤란에서 출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경유했다. 이란은 미국의 제재조치로 우리 국적기가 바로 들어갈 수 없어 테헤란에서 두바이까지는 개별적으로 이란항공을 이용한 뒤, 두바이에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로 환승했다. 정부는 이란 내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는 가운데 한국으로 돌아오는 항공편이 사실상 끊기자 이달 초부터 교민 철수를 위한 전세기 투입을 추진해 왔다.

이란 보건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현재 이란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만7천361명, 사망자 수는 1천135명으로 중국, 이탈리아 다음으로 많다.

이란 교민들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발열 여부, 호흡기 증상 유무를 확인받았다. 이어 코로나19 증상 유무를 밝히는 건강상태 질문지, 국내 거주지와 연락처 등 확인을 위한 특별검역신고서도 제출했다.

공항 검역 과정에서 의심증상자 2명이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대기하던 구급차를 타고 인천공항 제1터미널 부근에 있는 국립인천공항검역소 중앙검역의료지원센터로 이동,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았다.

증상이 없는 교민들은 경기 성남시 코이카(KOICA) 연수센터에서 1∼2일 정도 머물며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는다.  진단검사 결과에 따라 확진자는 지정 의료기관으로 이송되고, 그 외 입국 교민들은 14일간 자가격리에 들어간다.

앞서 지난 1월말과 2월초 3차례에 걸쳐 귀국한 중국 우한지역 교민 848명은 전원 2주간 단체생활시설에 입소해 격리됐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란의 집담감염, 지역사회 감염 위험도를 판단했을 때 우한만큼의 수준은 아니다”라며 “혹시 모르는 무증상 감염 사례들이 있기 때문에 검사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이란인 남편과 함께 귀국한 이모(47)씨는 "이란의 상황이 굉장히 안 좋다. 이란 정부에서 밝히는 통계가 거짓이라는 의구심도 팽배하다. 사망자 수도 실제로는 몇천명이라는 얘기도 있다"며 "동양인을 대상으로 한 인종차별적 폭행 사건도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어 귀국 전세기를 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부인과 자녀 2명과 함께 이란에 거주하다 귀국한 이모(37)씨는 "아이들도 있어 걱정이었는데 전세기가 준비되는 것을 보고 바로 귀국을 결정했다"며 2주간 격리 생활에 대해서는 "그 정도는 당연히 감수할 생각을 하고 들어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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