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사법행정권 남용 검찰 수사와 재판 관련 입장 밝혀
"과거 잘못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과거로부터 교훈 배워야"
법조계 "구체적 대안 아닌 추상적 구호만 되풀이" 비판도

[법률방송뉴스] 오늘(8일) 경기도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선 2019년도 첫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열렸습니다.

지난해 법관회의가 상설화되고 첫 전체회의인데 오늘 법관회의엔 김명수 대법원장이 참석해 축사를 겸한 인사말을 했습니다.

대법원장의 판사회의 직접 축사는 이번이 처음인데 어떤 발언을 했고 함의는 무엇인지 현장을 다녀온 신새아 기자가 짚어 봤습니다.

[리포트]

오늘 열린 제3기 전국법관대표회의 1차 회의엔 각급 법원에서 선발된 125명의 대표 판사들 가운데 5명을 제외한 120명의 대표 판사들이 참석했습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대법원장으로는 처음으로 판사회의에 직접 참석해 인사말을 했습니다.

판사 회의에 전폭적인 힘을 실어주려는 행보로 풀이되는데, 김 대법원장은 대표 판사들을 앞에 두고 먼저 사법행정권 남용 재판거래 의혹 검찰 수사와 재판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사법행정을 재판지원이라는 본연의 자리로 되돌리기 위해 기울인 많은 노력은 과거의 잘못을 탓하기 위함이 아니었다",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지난날을 알아야 했고, 과거로부터 교훈을 배워야만 했다"는 것이 김 대법원장의 말입니다.

김 대법원장이 사실상 검찰 수사를 용인해 사태가 이 지경까지 확대된 결정적 단초를 제공했다는 법원 일각의 불만과 반발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김 대법원장은 그러면서 일부 판사들에 대한 과도한 비난에 대해서도 분명한 경계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재판 결과에 따라 법관 개인의 신상이나 성향에 대한 근거 없는 공격은 공정한 재판을 위한 법원의 노력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김 대법원장의 말입니다.

김 대법원장의 이런 발언은 법원 내 자신에 대한 일부 불만과 비판을 잠재우며 법원 바깥에서 법원을 흔드는 시도에 대해서도 단호히 경계하는 다목적 포석으로 풀이됩니다.

[김덕 변호사 / 법무법인 현재]

“김경수 경남지사의 법정구속으로 해당 부장판사에 대한 정치공세와 압박이 이어지면서 지금 사법독립 침해 우려까지 불거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뭐 여기에 대해서 일종의 ‘경고성 메시지‘를 던진 것 아닌가...”

김 대법원장은 그러면서 "우리는 이제 과거에서 배운 교훈을 밑거름 삼아 미래를 봐야 할 때“라며 언제나처럼 ‘좋은 재판’을 강조했습니다.

“사법부의 이상은 누군가가 대신 성취해 주지도 않을 것이고, 몇몇 사람이 앞장서 목소리를 높인다고 얻어지는 것도 아니다",

"변화를 두려워해서도 안 된다. 우리 법원이 국민이 바라는 법원으로의 변화를 스스로 이끌 힘이 있다고 굳게 믿는다"는 게 김 대법원장의 말입니다.

김 대법원장은 그러면서 “국민이 바라는 재판을 잘하는 법원으로 나아가기 위해 함께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사법농단’ 네 글자로 대표되는 과거의 사법부와 완전히 절연을 선언하고 상설화한 판사회의를 지렛대와 우군으로 소진된 개혁 동력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법조계 일각에선 구체적 대안이 아니라 ‘좋은 재판’이라는 추상적 구호만 되풀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한수 변호사 / 법률사무소 우주]

“좋은 재판이 어떤 것이냐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이나 알맹이가 없다는 비판을 많이 받아왔고 현재로서도 구체적인 해결책은 이제 법관대표회의에 일임하겠다는 듯한 자세라서 그 부분은 좀 실망스럽지 않나...”

김 대법원장의 인사말이 끝난 뒤 판사회의는 회의를 열어 오재성 전주지법 부장판사를 전국법관대표회의 의장으로, 김동현 인천지법 부장판사를 부의장으로 각각 선출했습니다.

의장단을 선출한 판사회의는 오후엔 ‘형사전문법관제’ 등 법원 개혁과 관련된 논의들을 이어나갔습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강조하는 ‘재판 잘하는’ 법원을 위해 형사재판에서 법관의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그간의 논의가 올해 첫 회의를 기점으로 관철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법률방송 신새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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