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의 서자⑧] 배보다 배꼽이 훨씬 큰 ‘오토바이 보험’… 이중, 삼중의 불합리
[도로 위의 서자⑧] 배보다 배꼽이 훨씬 큰 ‘오토바이 보험’… 이중, 삼중의 불합리
  • 장한지 기자
  • 승인 2017.11.23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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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만원짜리 오토바이, 종합보험 보험료 견적 384만원
"오토바이는 위험하다"... 보험사, 사실상 가입 거부
오토바이, 차량·신체 등 자차보험 가입 비율, 1.4% 그쳐

[앵커]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사회’, 법률방송 'LAW 투데이‘ 현장기획, ‘도로 위의 서자’ 오토바이 연속기획 여덟 번째입니다.

오토바이를 타지 않는 입장에서 잘 몰랐는데, 오토바이 운전자들은 자동차전용도로 진입 금지 등 도로 위에서만 ‘서자’ 취급을 받는 게 아니라 보험 가입 등에 있어서도 이중, 삼중의 불합리한 차별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장한지 기자의 리포트 보시고 한 번 판단해 보시기 바랍니다.

[리포트]

지난 10월, 야간 운전을 하다 도로공사 중인 아스팔트 턱에 걸려 운전자가 나뒹구는 사고를 당한 오토바이입니다.

도로 위로 오토바이가 튕겨 넘어지면서 여기저기 긁힌 흔적이 역력합니다.

영국산으로 1천600만원을 호가하는 이 오토바이 수리 견적서입니다.

펜더와 휠, 머플러, 브레이크 페달 등 부품 단가와 기술자 공임을 합쳐 수리비가 무려 730만원 넘게 나왔습니다.

웬만한 오토바이 2~3대 값이 한번 나뒹군 수리비로 나온 겁니다.

이런 예기치 않은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가입하는 것이 바로 자동차보험입니다. 

그런데 오토바이의 경우 바퀴가 2개라는 이유로 일반 승용차에 비해 보험 가입 등에 있어 잘 납득이 안 가는 비합리적인 차별을 받고 있습니다.

기자가 직접 오토바이 보험 견적서를 뽑아 봤습니다.

오토바이 차량 가액은 300만원.

대인과 대물 배상, 자기신체 사고, 자기차량 손해, 무보험차 상해 등 통상 자동차 운전자들이 많이 가입하는 ‘종합보험’을 기준으로 견적을 뽑아 보니 384만5천600원이라는 보험료가 나왔습니다.

차량 가액보다 보험료가 더 비싼, 말 그대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와 관련 한 보험회사 관계자는 사실상 오토바이 운전자들의 종합보험 가입 거부를 유도하기 위한 보험료 책정이라고 털어놓습니다. 

[A 보험회사 관계자]
"비싸서 못 드는 것은 그들이 못 드는 것이지 안 들어주는 것은 아니잖아요. 비싸서 그렇지. ‘들지 말라’는 얘기예요 한마디로. 보상을 안 해주겠다.”

오토바이 운전자 입장에서 더 어이없고 황당한 것은 어쨌든 만일을 생각해 비싼 보험료를 내고라도 종합보험에 가입하려 해도 정작 보험사가 보험을 받아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B 보험회사 관계자]
(오토바이는 자기손해랑, 자기신체 이런 거 가입이 안 되나요?)

"저희 상품 자체가 일단 그렇게 준비가 안 돼 있고요. 저희 ○○에서는 이륜차 상품 자체에 책임보험만 이렇게 만들어져 있어요. 책임보험이라고 해서 대인 1인이랑 대물 2천만원까지만...”

일반 승용차의 경우 책임보험이 아닌 종합보험 가입을 유도하는 보험사 태도와 사뭇 분위기가 다릅니다.

이 때문에 오토바이 운전자들은 불안해도 알아서 조심하는 것 말고는 뾰족한 방법이 없습니다.

[안윤배(25세) / 오토바이 운전자]
“(종합보험 가입을 거부하면) 실질적으로 어느 누가 보험을 들고 오토바이를 탈 수 있는지 의문이 드는 부분입니다.”
    
보험사들이 오토바이 자기신체 사고 보장을 포함한 종합보험 가입을 거부하는 이유는 ‘오토바이는 위험하다'는 인식 때문입니다.

그러나 법률방송 취재 결과 차량 1만대 당 부상자 수는 오토바이가 일반 승용차의 절반 정도.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봐도 오토바이가 승용차나 다른 승합차에 비해 더 위험하다는 아무런 근거도 없습니다. 

결국 ‘오토바이는 위험하다’는 잘못된 선입관 때문에 관행적으로 종합보험 가입을 거부하고 있는 겁니다.

그럼에도 금융감독 당국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
“인위적으로 (보험료) 가격을 낮춰주고 그럴 수는 없어요. 그런 건 없는데 (오토바이) 보험률이 적정하고 합리적으로 적용이 돼야 하는데, 그런 부분을 조금 더 정교하게 다듬을 필요가...”

지난해 말 기준 오토바이 운전자 자기차량 보장보험 가입 비율은 단 1.4%.  

사실상 거의 모든 오토바이 운전자가 자차 보험 사각지대, 안전 무방비 상태로 도로를 달리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같은 자동차로 분류되지만,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를 못 들어가는 ‘도로 위의 서자’ 오토바이.

단순히 특정 도로만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높은 보험료와 종합보험 가입 거부 등 이중, 삼중의 차별을 받고 있습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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