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가격보다 더 높아... 황당한 오토바이 보험료”
“도로 위의 서자 오토바이... 불합리한 규제 철폐해야”
“오토바이, 도로 위 흉기 아냐... 비정상적 차별 정상화해야”

[법률방송뉴스] 올해 오토바이 보험료가 크게 인상됐다고 하는데, 오늘(1일) 취재파일은 오토바이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과 규제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장한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올해 오토바이 보험료가 전년 대비 크게 올랐습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이륜차 보험료는 종합보험이 약 500만원에서 900만원 수준으로, 책임보험은 약 300만원에서 500만원 수준으로 인상됐습니다. 인상률이 80% 넘는 건데요.

오토바이 자체보다 비싼 보험료, 고가의 외제차 보험료보다 2~3배 비싼 오토바이 보험료, 배보다 배꼽이 훨씬 더 큰 오토바이 보험료. 오토바이 보험료는 왜 이렇게 비싼 걸까요.

저희 법률방송은 연중기획 '도로 위의 서자' 시리즈로 오토바이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과 규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보도해 오고 있습니다.

'오토바이는 사고가 많을 것'이라는 식의 잘못된 가정과 예단에 근거한 고속도로 진입 제한 등 오토바이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과 규제를 보며 살짝 뜬금없어 보이기도 하는데 이병헌·김태리 주연의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이 떠올랐습니다.

미스터 션샤인은 1871년 신미양요를 배경으로 조선의 개화기, 그 격동기를 살다간 사람들의 삶을 그린 드라마입니다.

조선에서 노비였다 미 해병대 장교로 입신한 유진 초이 이병헌, 그리고 기울어 가는 조선을 지키기 위해 여느 명문가 대갓집 처자와 달리 총을 잡은 고애신 김태리.

고애신을 사랑하게 된 노비 출신 유진 초이가 고애신에 묻습니다.

"귀하가 구하려는 조선엔 누가 사는 거요. 백정은 살 수 있소? 노비는 살 수 있소?"

조선을 지키기 위해 바늘 대신 총을 들었지만 그녀가 지키려 하는 조선에, 그녀가 지키려 하는 사람들에 백정과 노비는 없었습니다. 

'도로 위의 서자' 오토바이 시리즈를 보도하며 미스터 션샤인이 연상된 건 바로 이 지점입니다. 오토바이도 도로 위의 '서자' 정도가 아닌 '노비' 아닌가 하는 차별과 배제.

자동차와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보험료와 OECD 국가 가운데 우리나라만 오토바이의 고속도로 진입을 제한하고 있는 현실, 나아가 일반도로에서도 1·2차로는 도로교통법으로 주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오토바이에 대한 차별적 규제는 열거하자면 열손가락으로도 다 꼽을 수 없습니다.

전 좌석 안전벨트 착용, 전 국민 속도 줄이기, 2022년까지 교통사고 사망자 수 2천명대로 줄이기 등 각종 정부 정책과 캠페인에서도 오토바이는 늘 마치 보이지 않는 투명인간처럼 열외입니다.

그냥 열외나 무관심 정도가 아니라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오토바이 보험료 실태가 극명하게 보여주는 건 "웬만하면 타지 마라" 식의 적극적인 배제입니다.

이처럼 서자, 노비도 모자라 도로 위의 흉기 취급을 받고 있지만 사고율 등 각종 통계가 보여주는 것은 '오토바이는 흉기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륜자동차, 그저 바퀴가 2개인 자동차일 뿐입니다.

어디서 정말 많이 들은 말, 차이가 차별이 되고 다름이 배제가 된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바로 오토바이입니다.

다시 미스터 션샤인으로 돌아가면 고애신은 유진 초이를 동지이자 연인으로 받아들이고 품습니다. 우리 정부도 오토바이를 있는 그대로, 바퀴 4개 자동차에 비해 차별하지 않고 배제하지 않고 품어주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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