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할 땐 우리 기사님, 사고 나면 사장님"... 배달앱 천국 대한민국, 배달원의 '한숨'
"배달할 땐 우리 기사님, 사고 나면 사장님"... 배달앱 천국 대한민국, 배달원의 '한숨'
  • 장한지 기자
  • 승인 2019.07.15 1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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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대행 오토바이 보험료, 연 1천만원 이상... 1천 800만원 경우도"
"보험사들은 의도적으로 보험료율 높게 책정... 보험 가입 거부 유도"
"배달 대행 오토바이 운전자, 개인사업자... 사고 시 모든 책임 떠안아"

[법률방송뉴스=유재광 앵커] 배보다 배꼽이 훨씬 더 큰 오토바이 보험료 얘기 더 해보겠습니다. '이슈 플러스' 장한지 기자 나와 있습니다.

저희 법률방송에서 '도로 위의 서자', 오토바이 관련한 보도를 여러 차례 해드렸는데 오토바이 종합보험 실태를 좀 다시 짚어볼까요.

[장한지 기자] 네, 관련 취재를 하면서 제가 직접 300만원가량의 오토바이 보험 견적서를 뽑아 봤었습니다.

대인과 대물 배상, 자기신체 사고, 자기차량 손해, 무보험차 상해 등 통상 자동차 운전자들이 많이 가입하는 ‘종합보험’을 기준으로 견적을 뽑아 보니 384만5천600원이라는 보험료가 나왔었는데요.

차량 가액보다 보험료가 더 비싼, 말 그대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 보험회사 관계자는 이렇게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오토바이 보험료에 대해 사실상 오토바이 운전자들의 종합보험 가입 거부를 유도하기 위한 보험료 책정이라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들어보시죠.

[A 보험회사 관계자]
"비싸서 못 드는 것은 그들이 못 드는 것이지 안 들어주는 것은 아니잖아요. 비싸서 그렇지. 들지 말라는 얘기예요 한마디로. 보상을 안 해주겠다."

이 때문에 2018년 기준 이륜차의 종합보험 가입률은 1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앞서 배달 대행 오토바이 경우 설문조사이긴 하지만 10의 4명 가까이는 '유상운송보험'을 가입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일반 오토바이 종합보험 가입률 10%와 비교해서 좀 차이가 있는데 이건 어떻게 봐야 하는 건가요.

[기자] 일단 오토바이 보험료는 해마다 크게 오르고 있는데요. 보험개발원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인 이륜차보험 손해율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올해 5.6%의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럼에도 배달 대행 오토바이 운전자들의 보험 가입률이 일반 오토바이 운전자 가입률보다 더 높은 건 역설적으로 그만큼 이들이 더 큰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반증인데요.

배달할 주문은 많고 시간은 정해져 있고, 이러다 보니 무리해서 운전을 하게 되고, 당연히 사고도 많고, 그러다 보니 '울며 겨자먹기'로라도 자동차 종합보험에 해당하는 유상운송보험에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
"안전을 위해서 일하는 라이더 분들이 보험료 갚는다고 더 위험하게 타야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는 겁니다. 안전을 위해 보험을 들어야 되는데 그것 때문에 더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앵커] 유사운송보험에 가입하게 되면 그럼 사고가 나면 어떻게 처리가 되는 건가요.

[기자] 민사와 형사, 두 측면이 있는데요. 일단 유상운송보험에 가입하면 대물과 대인 피해가 어느 정도 커버가 되고 형사상 책임도 면제 받을 수 있습니다. 운전자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에 따라 자동차 종합보험에 가입돼 있으면 형사상 책임이 면제되기 때문인데요.

다만 상대방에게 사망, 중상해를 입혔거나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속도위반 등 12대 중과실 사고를 냈을 경우엔 기소되어서 소송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변호사비나 형사합의금 등의 대비를 위해서라도 유상운송보험에 가입하고 있는 겁니다.

자동차 운전자들이 종합보험에 가입하는 이유과 똑같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전문가의 말을 들어보시죠.

[최효승 손해사정사]
"우리가 본인의 자동차로 운전하다가 사고가 나면 자기신체담보라고 해서 자기가 비록 과실이 많지만 자기부상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토바이 보험에서는 종합보험을 가입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앵커] 그런데 가장 궁금한 게 오토바이 보험료율, 특히 배달 대행 오토바이 보험료가 이렇게 높은 이유가 뭔가요.

[기자] 보험연구원의 '배달원 업무상 재해위험과 자동차보험' 보고서에 따르면, 2014~2018년 기간 동안 이륜자동차 사고 건수는 연평균 6.3% 증가했습니다. 치사율은 2.7%로,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 1.7%에 비해 높았습니다.

보험연구원은 이륜자동차 사고의 전체 사상자 중 18.8%는 배상 능력은 물론 피해복구 자력이 부족한 20세 이하 운전자에 의해 발생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오토바이 사고와 관련해서 경찰청 관계자는 "이륜차 사고 대부분은 배달 오토바이와 청소년 오토바이가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일단 사고가 나면 비용 지출이 높으니까 보험료율을 높게 책정할 수밖에 없고, 가능하면 보험을 안 받고 싶으니까 의도적으로 더 높게 보험료율을 책정하는 것, 이 두 가지 요인이 더해져 오토바이, 특히 배달 대행 오토바이 보험료율이 높다는 것이 업계나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앵커] 대안이 뭐 없을까요.

[기자] 일단 중국집 배달원처럼 배달 대행 오토바이 운전자는 종업원이나 근로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로 분류됩니다. 사고에 따른 위험과 비용 부담을 온전히 운전자가 떠맡는 구조인데요.

일단 오늘(15일) 기자회견에선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오토바이 면허와 정비,  교육 등 이륜차관리시스템부터 사고 예방을 위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등 법제도 정비, 안전배달료 도입 등 업계 노력을 강제할 수 있는 방안 등이 제시됐습니다.

한마디로 '공유경제'라는 이름에 걸맞게 배달 노동자도 좀 같이 살자는 건데, 전문가 말 직접 들어보시죠.

[현종화 오토바이 전문가]
"오토바이는 죄가 없습니다.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들의 문제이고,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들이 준비가 안 돼 있으면 사고가 나는 것입니다. 그런데 국가적으로 우리 시스템적으로 그 라이더들을 교육시키려고 하는 안전교육을 단 한 번이라도 생각한 적이 있는가..."

[앵커] 말로만 공유경제, 상생을 외칠 게 아니라 좀 같이 사는 쪽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 같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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