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빈, 중국 내 게임 흥행... 포스트 선정 국내 부호 4위
부인 이씨, 주식처분금지 가처분 소송부터... 법원 "인용"
재산분할, 최대 5조원... 법조계 "재산 형성 기여도" 주목

[법률방송뉴스]

▲앵커

중국에서의 게임 흥행으로 수익을 올린 사업가 권혁빈 씨의 부인이 이혼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최대 5조원이라는, 국내에선 볼 수 없었던 세기의 재산분할 규모가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대형로펌도 앞다퉈 참전한 이번 분쟁.

여느 재벌가 이혼소송과 무엇이 다른지, 또 승소 요건은 어떤 것이 있는지 석대성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VCR

수조원의 재산도 화목한 가정을 이루는 충분조건은 아니었습니다.

지난해 설립 20주년을 맞은 스마일게이트.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국내 게임 업계와 중국 게임 유저 사이에선 간첩도 알 정도로 유명합니다.

1인칭 사격 게임이 중국에서 인기를 끌면서 4년 만에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국내 게임 업체에선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 회사 창립자는 권혁빈 씨.

현재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 이사장으로 있는 권씨는 지난 2020년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에서 게임업계 최초로 문화훈장을 수훈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초 포브스가 선정한 한국 자산가 순위입니다.

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권씨의 자산가치는 51억 달러, 한화 6조7200억원입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삼성가 홍라희 전 리움 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보다 축적한 부가 많다는 평가입니다.

권씨는 현재 비상장 상태인 스마일게이트 그룹의 지주사 스마일게이트 홀딩스의 지분을 100% 보유 중입니다.

업계에선 권씨가 지배구조 관리에 철저하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그룹 측은 상장할 거란 입장입니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 (음성변조)
"시장 상황이나 회사 경영 상황 이런 걸 고려해서 저희가 준비는 하고 있으나, 일정이나 이런 걸 급하게 서둘러서 정해졌다거나 이런 건 아닌..."

권씨는 은둔형 경영자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 이혼소송이 세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그가 단순히 '슈퍼리치'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지금까지 재벌가에서 벌어진 이혼소송과 상황이 다르고, 재산 분할 규모도 수조원대로 역대 최대가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강욱현 수석변호사 / IBS법률사무소]
"이번 사건의 경우에는 혼인 이후 회사를 창업했고, 배우자가 경영에 관여했던 점이 노소영 사건과 차이점이 있습니다. 이전에 문제됐던 노소영 씨 사건의 경우에는 특유재산으로 인정을 받지 않아서..."

그동안 국내 재산분할 소송 중 가장 규모가 컸던 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임우재 씨 간 소송이었습니다.

이 사장 재산을 2조5000억원 규모로 추산한 임씨는 그 절반을 요구했는데, 대법원은 이 사장이 결혼 전 보유하던 주식 대부분을 분할 대상에서 제외해 0.9% 수준만 인정했습니다.

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도 조 단위 재산분할을 두고 아직 법정다툼 중인데, 가정법원은 지난해 665억원을 노 관장에게 지급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이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배우자에게 재산분할로 13억원을 지급한 바 있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 이혼소송에선 임 부회장이 받은 분할재산 규모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회장 재산이 당시 1조원 수준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이번 권씨 소송보단 액수가 작았을 거란 분석입니다.

이번 재산분할이 앞선 사례들과 다른 이유는 권씨 부부 재산이 대부분 결혼 후 형성됐기 때문입니다.

결혼 전 형성했거나, 상속·증여 등으로 취득한 '특유재산' 비중이 미미해 역대 재산분할 최고액을 경신할 거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투자은행 업계는 스마일게이트 기업 가치가 10조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 중인데, 지난 2001년 권씨와 결혼한 이모 씨는 사업 초기 자신의 기여가 컸고, 이혼 유책사유 역시 권씨에게 있다고 주장하면서 권씨 소유 지분의 절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법원은 '배우자 중 어느 한쪽이 동거·부양·협조·정조 등 혼인에 따른 의무를 위반해 명백한 이혼 사유가 생겼을 때 상대방에게만 이혼청구권을 인정한다' 유책주의를 원칙으로 합니다.

이씨는 지난해 이혼과 재산분할 소송이 마무리될 때까지 권씨가 스마일게이트 홀딩스 주식 등을 처분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서울가정법원은 이를 인용했고, '세기의 이혼소송' 막이 올랐습니다.

[강욱현 수석변호사 / IBS법률사무소]
"노소영 씨 사건의 경우에는 주식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됐습니다. 이혼 사유가 있는지가 쟁점이 될 것입니다. 두 사람의 혼인관계가 사실상 파탄 났다는 점이 증명돼야 합니다. 권씨가 이혼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배우자 측에서 혼인관계 파탄을 얼마나 입증할 수 있는가..."

관건은 이씨가 재산 형성에 얼마나 기여했느냐 여부입니다.

[강욱현 수석변호사 / IBS법률사무소]
"이번 사건의 경우 배우자 이모 씨가 권혁빈 씨와 함께 창업했고, 경영에 관여했기 때문에 기여도가 상당 정도로 인정될 가능성이..."

이씨가 권씨 지분 상당 부분을 가져가면 견고한 1인 지배 체제도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는 게 재계 중론.

이혼 후 남이 된 두 사람이 회사 지분을 공유하는 일은 역시 쉽지 않아, 이씨가 그룹 내 유력 계열사를 가져갈 수 있단 의견도 나옵니다.

아울러 외부 주주 맞이가 불가피할 수도 있는데, 스마일게이트 측은 일단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 (음성변조)
"이혼 관련해서는 내용을 바로 공유 받는 건 아니고... 현 상황 이외에는 사실 저희가 구체적으로 아는 건 잘 없어서..."

[강욱현 수석변호사 / IBS법률사무소]
"재산분할 방식이 현금 지급인지 아니면 권씨 명의 지분이 이전될 것인지에 따라 (회사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오너(소유주)의 기업 지배와 기업 운영이 함께 이뤄지는 현실 상황에서 오너의 사적 사유로 인해 기업 지배구조에 변동이 생긴다면 별도의 법인격을 가진 기업 운영에 해를 끼치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기여도에 인정되는 정도에 맞는 현금지급의 방법으로 재산 분할이 인정될 가능성이..."

'사람 없는 돈보다, 돈 없는 사람이 낫다'

늘어난 재산만큼 걱정도 늘어난 현실.

창업자 권씨 부부의 관계가 중국 대륙을 휘어잡고 있는 스마일게이트의 운명을 어떻게 갈라놓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법률방송 석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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