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방송뉴스]

▲앵커

주식 투자자 1400만 시대,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더 뜨거운 이유겠죠.

이번 사태를 요약하면 최근 1년 사이 너덧 배 뛰었던 특정종목 주가가 일제히 폭락했다는 겁니다.

검찰이 라덕연 대표 신병은 확보했지만, 이번 사건은 수법이나 규모로 볼 때 수사가 만만치 않을 걸로 전망됩니다.

사건 전말과 앞으로의 수사 쟁점을 석대성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VCR

가장 궁금한 건 '이런 일이 또 일어날 것인가' 여부입니다.

[정의정 대표 /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지나친 영리 추구 행태를 대수술하지 않으면 사고는 재발할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 반복된 '위험' 경고에도 움직이지 않던 정부.

정 대표는 예고된 참사였다고 말합니다.

[정의정 대표 /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미국과 홍콩, 유럽 일부 국가는 개인의 CFD 투자를 금지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우리나라 CFD의 98%를 개인이 투자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주가조작 수법을 보면 주가 조작범은 날아다니는데, 감독 당국은 뛰어다니는 꼴이어서..."

CFD(차액결제거래), 투자자가 이자를 내면 외국계 증권사는 대신 매도·매수하는 거래 방식입니다.

수익은 투자자가 갖고, 손해는 투자자가 메꿔야 합니다.

가령 10만원짜리 주식을 사려면 투자자가 10만원을 갖고 있어야 하지만, CFD는 담보 역할을 하는 '증거금' 40%만 있으면 증권사가 대신 주식을 사들입니다.

투자자가 4만원만 내면, 증권사가 6만원을 빌려줘 10만원짜리 주식을 사는 겁니다.

10만원짜리 주식이 12만원으로 올랐다면 투자자가 갖는 이익은 2만원.

보통 주식이라면 10만원이 있어야 투자하고 2만원을 벌었겠지만, CFD를 통해선 증권사가 6만원을 빌려줬으니 4만원으로 2만원을 벌었습니다.

이번엔 10만원짜리 주식이 5만원으로 반토막 났을 때입니다.

투자자가 담보로 낸 증거금 4만원과 증권사가 빌려준 1만원이 빠집니다.

증권사 손해부터 메꿔줘야 하는데, 돈을 넣지 못하면 증권사는 주식을 팔아버립니다.

증권사가 주식을 팔아버리는 걸 ‘반대매매’라고 하는데, 반대매매는 또 다른 반대매매를 불러온다는 게 증권가 정설입니다.

결국 4만원으로 주식에 뛰어든 투자자는, 투자한 돈은 다 잃고 6만원 빚만 남게 됩니다.

[정의정 대표 /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공부 없이 무작정 투자하는 것은 수영을 배우지 않고 깊은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습니다. 운동선수가 시합 전 충분한 준비운동을 하듯 주식투자도 준비가 필요한데..."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에서 일으킨 이번 주가 폭락 사태.

주가 폭락 나흘간 시가총액 8조2000억원이 증발했습니다.

피해자 대부분은 남의 말만 믿었다가 당했습니다.

[임창정 가수] (영상출처: JTBC)
"근데 또 저 XX한테 돈을 맡겨, 아주 종교야. (믿습니다! 할렐루야!) 수익률 원하는 만큼 안 주면 내가 다 이거 해산시킬 거야, XXX들아. 맞아요, 안 맞아요? 위대하라! 종교가 이렇게 탄생하는 거예요."

[정의정 대표 /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이번 사태는 쉽게 돈을 벌려는 한탕주의에 유명인 등을 등장시켜 1000여명의 투자자를 맹신하도록 유도해 발생한 사건입니다."

이번 주가조작 사건은 △우량한 종목을 선택했다는 것 △시선을 피하기 위해 2~3년에 걸쳐 장기간 작업했다는 점 △추적을 피하려고 조작 세력이 투자자 거주지까지 이동하는 등 수법으로, 지금까지 없었던 방식이라는 게 공통 분석입니다.

모두가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이번 사태.

검찰은 최근 주가조작 의혹 핵심 인물 라덕연 H투자자문업체 대표와 그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변모 씨를 체포했습니다.

서울남부지검은 일단 라씨에 대해 자본시장법 17조와 176조,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 중입니다.

검찰은 이들 외에도 전직 프로골퍼 안모 씨와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전 회장,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 등을 눈여겨보는 모양새입니다.

곳곳에서 피해 호소인이 속출하고 있지만, 법원이 이들의 주장을 얼마나 수용할 수 있을진 미지수입니다.

[강욱현 수석변호사 / IBS 법률사무소]
"증권사 주장대로 비대면 계좌 개설이 규정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됐고, 위험고지 및 이에 대한 동의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면 설명의무 위반으로 불완전 판매가 문제된 라임 사태와는 사안을 다르게 봐야 하고, 증권사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는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언론 보도와 조사 요청이 있기까지 주가조작 징후조차 파악하지 못했단 비난을 받는 정부.

정 대표는 '책임은 투자 잘못한 사람, 우리는 세금만' 같은 정부 분위기부터 바꾸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아울러 투자자에게는 '환상에 빠지지 말라' 충고했습니다.

[정의정 대표 /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연습 후 다 잃어도 괜찮을 만큼의 소액을 가지고 시작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문에 의한 묻지마 투자는 절대로 하지 말고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기업은 쳐다보지도 말아야... 감독 인력 보강 및 인공지능을 이용한 첨단 감시시스템을 조속히 도입해야 합니다."

'주식시장 후진국' 대한민국.

이번 사태가 증권 시스템 개선에 하세월인 정부를 움직이는 촉매제 역할을 할지 관심이 쏠립니다.

법률방송 석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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