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차별금지법' 첫 공론화했지만... 알맹이 없이 찬반 신경전만
민주당, '차별금지법' 첫 공론화했지만... 알맹이 없이 찬반 신경전만
  • 김해인 기자
  • 승인 2021.11.25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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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책위원회 ‘평등법(차별금지법) 토론회’ 주최
"성소수자 차별 더 이상 안돼" vs "오히려 역차별 낳아"
법률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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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방송뉴스] 15년째 국회에서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는 차별금지법.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 2010년, 2012년 등 3차례에 걸쳐 차별금지법 입법을 시도했으나 모두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말은 십수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국회 내에서도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무엇을 하고 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합니다.  

이런 가운데 국회에서 차별금지법과 관련한 토론회가 열리며 다시 한 번 각계 이목의 집중을 받았고,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열띤 토론이 펼쳐졌습니다. 현장에는 많은 취재진과 언론사 카메라가 모였고, 객석에는 무지개 마스크를 쓰고 있는 외국인의 모습도 눈에 띄며 차별금지법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증명했습니다.

오늘(25일) 오후 2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는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평등법(차별금지법) 토론회’를 주최해 차별금지법에 대한 찬반 양측 입장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토론에 앞서 박완주 의원은 환영사를 통해 “(차별금지법에 대해) 많은 의견과 쟁점이 있는 줄 잘 알지만, 해당 법안에 대해 모든 목소리가 바라는 곳은 진짜 평등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이어 박 의원은 “헌법 제11조 1항은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함을 명시하고 있다. 누구든지 성별·종교·사회적 신분에 의해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받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현행법은 한국사회의 실질적 평등의 실현이 어렵도록 분야를 한정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오늘 차별과 평등에 대한 논의 과정을 시작으로 깊이 있는 논의를 지속해나가야 할 것이며 더 이상 차별금지법에 대한 논의를 미룰 수만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제1정책조정위원장은 “법안을 두고 국회 차원에서의 진지한 논의는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오늘 토론회를 기점으로 해서 법안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있기를 바란다”며 “더 이상 이 법에 대한 논의를 미루는 것은 사회적으로 무책임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객석에 앉아있던 한 남성이 자리에서 일어나 “토론회에서 혐오나 차별적 언어가 나오지 않도록 유의하라는 건 반대 패널의 입에 자크를 매려는 것”이라며 언성을 높이는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차별금지법에 대한 오늘 토론은 찬성 측과 반대 측이 번갈아가며 의견을 냈습니다. 

■ 찬성 측 “성소수자 차별, 더 이상 있어선 안 돼”

이종걸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대표는 자신을 올해 44세의 남성 동성애자 게이이자 2011년부터 차별금지연대 공동대표라고 소개하며 차별금지법에 대한 찬성 입장을 펼쳤습니다.

이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은 14년 전 차별금지법 논의를 시작했지만 제정을 미뤄왔다”며 “차별금지법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을 알 수 없다. 성소수자들을 법에서 보호하라는 것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는 “차별의 현실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민주당에 성소수자가 직접 책임을 묻는다. 토론회를 거치며 당의 입장을 회피 없이 분명하게 밝혀야할 것”이라며 “차별으로 인한 피해를 원상회복하고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조혜인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 역시 “(오늘 토론회의) 기획의도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반대 패널들이 실제로 어떤 활동을 하는지 찾아보면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인식에 근거해 성소수자들이 이 사회를 혼란스럽게 한다는 주장을 하는 토론자”라고 꼬집었습니다.

또 “고정관념으로 인한 차별 대우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게 차별금지법”이라며 “성적 지향은 개인 정체성의 문제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정의될 수 있다. 실제로 동성애자라는 건 분명하지 않은 개념인데 ‘동성애자인데 다르게 대우하겠어?’라고 생각했다면 그게 바로 차별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종교계에선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지몽 스님이 참여해 “부처님께서는 무릇 생명이 있는 존재는 일체 평등하며 존귀하다고 말씀하셨다”며 “하물며 우리 인간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사회통합의 길을 제시하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며 차별금지법이 이를 위한 중요한 걸음이 될 것”이라며 “삶이라는 어울림 속에서 누구나 보편적 인권과 평등이 실현돼서 우리 모두의 존엄성이 회복돼 고통에서 벗어나 모두가 행복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법조계를 대표해 토론회에 참석한 박종운 법무법인 하민 변호사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제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차별이라고 하는 것이 사람의 인식 변화와 관계있기 때문에 도덕적으로 내버려둔다고 변화하는 것도 아니고 강압적으로 한다고 금방 변화하는 것도 아니”라고 했습니다.

다만 내용에 대해 상당 부분 공감하면서도 박 변호사는 부족한 점을 채우거나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 반대 측 “차별금지법, 오히려 역차별 낳아”

반면 반대 측 의견을 피력하러 나온 탈동성애인권센터 홀리라이프 이요나 목사는 "어머니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 투쟁을 통해서 탈동성애자가 됐다"는 자신의 사례를 들며 차별금지법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강하게 표명했습니다.

이 목사는 “동성애자로서 어떤 핍박과 혐오 발언을 당한 일이 없다. 오히려 탈동성애를 한 것에 대해서 핍박을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상민 의원 외 26명의 국회의원들이 발의한 차별금지법에서 ‘종교·사상·정치·성적 지향·성별 정체성’ 등 없었던 것을 넣은 것에 대해 비판했습니다.

이 목사는 “성에 대한 지향은 자기 개인의 취향이다. 내가 여자로 살고 싶다거나 동성애자로 살고 싶다는 것은 개인의 의지”라며 “이 법이 통과되고 난다면 저는 탈동성애 인권운동자로서 활동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어 이은경 법무법인 산지 변호사는 “국가가 특정 가치관을 확정해놓고 이것과 다르면 차별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세뇌”라며 “(차별금지법) 반대자들은 차별을 조장하는 혐오 세력으로 취급받는데, 이 법만 제정되면 차별이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은 법 만능주의의 환상이다. 실질적으로 차별을 불식시키는 게 현명한 입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의료 분야의 전문가로서 토론자로 나선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교수인 류현모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소장은 “사회적 성을 말하는 젠더라는 것은 과학적인 근거가 없기 때문에 악용의 소지가 크다”고 말했습니다.

류 소장은 또 “분류하기 어려운 성이라는 것은 성 발달 이상 질환이며 선천성 질환”이라며 “진정한 성전환은 불가능하다. 겉모습은 만들 수 있어도 기능을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동성애는 강박적, 중독적 성향을 가진 정신질환으로 분류됐다. 동성애는 유전이라 어쩔 수 없는 게 아니라 중독돼서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며 “무엇이 성소수자의 인권을 지켜주는 것인지 국회, 국가인권위원회, 질병관리청과 언론에 묻고 싶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차별 금지는 법이 아닌 도덕과 상식의 교육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반대 측으로 나선 법조계 인사 윤용근 법무법인 엘플러스 변호사는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법률기관에 불과한 국가인권위원회에 과도한 권한이 집중된다”며 “이는 사실상 차별금지법이 모든 법률보다 최상의 지위를 갖게 돼 대한민국 법령질서에 반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윤 변호사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우리나라에 적합하지 않다. 해당 영역에 대한 개별적 차별금지법 조율방식으로 평등을 실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발언을 마무리했습니다.

한편 자캐오 성공회 신부는 성소수자에 대한 토론만 이어지는 것에 대한 우려의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자캐오 신부는 “성소수자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걸 보면 전체를 보기보다는 특정 영역에 묶어두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며 “존재의 목소리를 내고 이를 통해 우리 사회가 특정인에 유리한 사회가 아니라 모두에게 안전한 사회가 되는데 차별금지법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동성애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며 “일부가 전체인 것처럼 말하는 행태는 최소한 국회라는 공론장에서는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갈음했습니다.

 

김해인 기자 haein-kim@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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