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성적 정체성' 다섯 글자에 발목 잡힐 건가”...라고 하지만
"언제까지 '성적 정체성' 다섯 글자에 발목 잡힐 건가”...라고 하지만
  • 신새아 기자
  • 승인 2020.09.04 1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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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적 차별금지법,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 찬반 의견 평행선
찬성 측 "'반헌법적' 주장 납득 안돼... 과잉입법 주장은 사실 호도"
반대 측 "사회 근간 흔들릴 것... 헌법과 법률의 대원칙에도 위배"

[법률방송뉴스] 앞선 리포트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한 윤용근 변호사의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이유와 논거를 전해드렸는데요.

발제문 발표에 이어진 토론회에선 이에 대한 반박과 재반박이 이어졌습니다. 어떤 말들이 나왔는지 계속해서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토론자로 나선 4선 국회의원 출신 조배숙 복음법률가회 상임대표는 영국 등의 사례를 들며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을 사유로 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사회 혼란과 갈등만 심화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조배숙 전 국회의원 / 복음법률가회 상임대표]

“그래서 이 아이들이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느껴서 굉장히 좀 힘들어하고 있고 트렌스젠더를 하려는 아이들도 많아지고 그래서 저는 이게 굉장히 심각한 부작용이 있다. 아까 또 주민등록제 얘길 하셨는데 아주 굉장히 말씀 잘하셨어요. 사회 근간이 흔들리는 것입니다. 그런 부분을 너무 쉽게..."

거기다 형사처벌은 물론, 최대 손해액의 5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 등 민사책임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하면서 그 입증책임까지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에게 전환한 건 민사소송 입증책임의 대원칙에 반한다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조배숙 상임대표는 나아가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헌법상 표현의 자유을 제약하고 “혼인과 가족생활은 양성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한다”는 헌법 제36조에도 정면으로 반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조배숙 전 국회의원 / 복음법률가회 상임대표]

“그리고 결국은 이것은 우리 헌법에도 보면 양성평등 원칙에 의해서 혼인은 남녀의 결합으로 돼 있는데 결국은 이것은 그렇다면 헌법과 맞지가 않죠. 위헌인 겁니다. 어떻게 보면 헌법까지 고쳐야 되는 거거든요. 아예 저는 이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저는 제정하지 않는 게 맞다..."

이같은 포괄적 차별금지법 반대 주장에 대해 다음 토론자로 나선 김수섭 법무법인 나라 대표변호사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헌법에 반한다는 주장은 근거가 희박하거나 없다고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동성애 등에 반대하는 설교나 의견 표명을 한다고 해서 제재를 받는 게 아닌데 차별금지법과 선교의 자유가 어떻게 충돌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며 표현의 자유 침해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김수섭 대표변호사 / 법무법인 나라]

“우리 발제자께서도 또는 전 토론자도 말씀하셨지만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개념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게 집중적인 반대의 사유가 되는데, 저는 이 3개의 조항에 대해서 지나치게 고심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하는데 저는 그 견해에 대해서는 전혀 동의가 어렵습니다."

김수섭 변호사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헌법상 양성평등과 가족의 가치를 훼손하고 폄훼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해당 헌법 조항에 대한 역사적 맥락을 거세한 주장이라며 적극적으로 반박했습니다.

1987년 민주화 투쟁의 산물인 현행 헌법의 해당 조항은 대한민국의 오랜 병폐였던 여성차별 역사에 대한 비판이자 자성이지 반드시 성을 남녀로 구분해야 한다는 근거규정이 아니라는 겁니다.

오히려 헌법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지닌다”, 헌법 제11조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차별금지 조항 등에 비춰보면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이야말로 헌법 정신 구현에 부합한다는 것이 김수섭 변호사의 주장입니다.

[김수섭 대표변호사 / 법무법인 나라]

“우리가 헌법 11조를 보면 ‘누구든지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해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생활에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이 조항의 의미가 무엇인지는 명백한 것입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이 차별금지법안은 헌법에 위반되는 조항은 분명히 아니다 라고 말할 수 있다 이것이 제 견해입니다."

각론에 있어서도 김수섭 변호사는 형사처벌 조항 관련 해당 조항은 차별행위 자체를 처벌하는 것이 아니고 차별행위 신고 등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또 다른 차별을 가하는 등 악의적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마치 모든 차별행위 자체가 처벌되는 것처럼 ‘과잉입법’이라는 식으로 주장하는 것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의도적으로 호도하는 것이라는 게 김수섭 변호사의 지적입니다.

[김수섭 대표변호사 / 법무법인 나라]

“형사처벌 조항을 많이 언급하시는데 차별금지를 했다고 해서 형사처벌되지 아니합니다. 형사처벌되는 것은 뭐냐면 소위 신고자에게 보복하는 경우, 그런 경우에 대해서만 형사처벌을 하자고 하는 것이고 그 형도 애초에 국가인권위원회가 권고했던 3년 이하의 징역,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비해서 1년 이하의 징역,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굉장히 완화시켜 놨습니다."

징벌적 손해배상이나 이행강제금 등에 대해서도 차별금지의 실효성 담보를 위한 입법자의 ‘고민의 산물’이라고 평가한 김수섭 변호사는 법원 구제 절차가 상세하게 마련돼 있다며 진정이나 고발이 곧바로 재산권 침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김수섭 변호사는 그러면서 남녀고용평등법이나 장애인차별금지법 등 개별법으로 충분한데 별도의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는 것은 ‘옥상옥’이라는 주장도 “통일된 법령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적극적으로 반박했습니다.

[김수섭 대표변호사 / 법무법인 나라]

“그 다음에 흔히 개별 법률안들이 있으니까 굳이 이 법률안을 만들 필요가 있는가 라는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일반법이 없이 개별 법률을 무작위로 만들다 보니 각 법률마다 형량의 차이라든가 기타 균형이 다 깨지는 단점이 존재하게 됐던 것입니다. 그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이 법률이 일반법으로서 차별금지 법안이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제 견해이고요."

김수섭 변호사는 그러면서 “인권위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권고한 것이 2006년이다. 14년이 지났다. 그동안 발의된 법안만 6건이나 된다. 언제까지 ‘성적 정체성’이라는 다섯 글자에 발목이 잡혀 논의 아닌 논의만 계속하고 있어야 하냐”며 “이제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할 때가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김수섭 대표변호사 / 법무법인 나라]

“이렇게 ‘6차례에 이미 입법을 시도했는데 충분한 협의가 없었다’, 이런 주장은 저는 납득하기가 그리 쉽진 않습니다. 한국도 홍석천이라든가 이런 사람들이 나왔고 저는 이제 한국도 그런 부분에서 유연성을 지녀도 이 사회에 근간이 무너지진 않을 것이다라는 게 제 견해입니다."

이에 대해 ‘분류할 수 없는 성’을 국가가 법으로 인정하고 어떤 차별과 불이익도 주지 않는다는 것이 현실에서 가능한 것인지, 가능하다 해도 이를 한국사회가 감당할 수 있는지를 물어야 한다는 등의 재반박이 나왔습니다.

이에 다시 기본법으로 입법화를 한 이후 발생하는 구체적인 상황과 문제에 대해 이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가야지, 문제가 있을 것 같으니 법 제정을 무조건 반대한다는 식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박이 다시 나오는 등 시종 치열하고 뜨거운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법률방송 신새아입니다. 

 

신새아 기자 saeah-shin@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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