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시험은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장애인 '오탈자'의 절규
"변호사시험은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장애인 '오탈자'의 절규
  • 장한지 기자
  • 승인 2020.06.02 18:24
  • 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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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질환 판정받아도 '5년 이내 5회' 조항 때문에 응시해야"... 헌재 앞 1인 시위

[법률방송뉴스] 법률방송에선 로스쿨 졸업 후 '5년 이내 5회' 변호사시험 응시 제한으로 인한 이른바 변시 '오탈자' 문제를 여러 차례 보도해 드렸는데요.

오늘(2일)은 늦깎이 로스쿨 졸업생에서 오탈자로 전락한 한 장애인의 사연을 통해 변시 오탈자 문제를 다시 한번 들여다보겠습니다. 장한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비가 오락가락 흩뿌리는 헌법재판소 앞.

다리가 불편해 보이는 한 남성이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피켓엔 '평생 응시금지에 희귀난치질환자, 장애인은 피눈물을 흘린다'는 글귀가 적혀 있습니다.

로스쿨 졸업 후 5년 이내 5회 시험 제한에 걸려 변시 오탈자로 전락한 올해 43살 최모씨입니다.

[최모(43)씨 / 로스쿨 3기]
"(변호사시험을) 맨 처음 본 게 2013년도입니다. 그리고 2014, 15, 16, 17년까지 봤습니다. 수험생활 중에 처음에 시험 본 다음에 몸이 안 좋아가지고..."

단순히 시험 스트레스려니 하고 통증을 견뎌가며 계속 변호사시험 준비를 했는데, 최씨는 통증을 견디기 힘들어 병원에 갔다가 청천벽력같은 말을 듣습니다.

다발성경화증이라는 희귀난치성질환 판정을 받은 겁니다.

[최모(43)씨 / 로스쿨 3기]
"시험준비 하느라고 당연히 이게 스트레스도 많고 몸이 힘드니까 원래 이러려니 했는데 희귀난치병 판정을 받아서, 2014년도에 받았습니다. 다발성 경화증입니다. 중추신경에 자가면역질환이거든요."

변시를 2회 응시한 시점에서 받은 희귀난치성질환 판정.

최씨는 하지만 변시 공부를 중단하고 치료에만 전념할 수 없었습니다.

로스쿨 졸업 후 5년 이내로 응시자격을 제한해 못박고 있어서, 몸 상태가 어떻든 이 기간 시험을 안 보면 법조인의 꿈이 물거품이 되기 때문입니다.

[최모(43)씨/ 로스쿨 3기]
"원래 이게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하는데 5년에 5회라는 제한이 있어서 사실 계속 합격률도 떨어지고 그러한 상황에서, 실제로 다 포기하고 치료에만 매진하기가 쉽지가 않더라고요."

한다고 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희귀난치성질환 진단 이후 3차례 더 본 변시에서 모두 불합격으로 이른바 '오탈자'가 됐고, 설상가상 몸은 더욱 안 좋아져 결국 장애 판정까지 받게 됐습니다.

[최모(43)씨 / 로스쿨 3기]
"제 면역이 뇌랑 중추신경계를 공격해서 염증이 생겨서 계속 그렇게 면역억제제를 먹고 있어요. 그래서 중추신경 쪽에 장애까지 오게 됐습니다. 하다 보니까 장애 판정까지..."

2017년 오탈자가 된 최씨는 이듬해인 2018년 로스쿨 졸업 후 5년 이내 5회로 변시 응시를 제한한 변호사시험법 제7조가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청구했습니다.

[최모(43)씨 / 로스쿨 3기]
"가장 첫 번째로는, 너무 부당하다고 생각하고요. 제가 어쨌든 로스쿨에서 배웠던 게 변호사시험이라는 게 타인의 권리를 지켜주기 위해서 하는 것이잖아요. 제 권리도 주장하지 못한다면 그동안 내가 배워왔던 것 자체가 자기부정이라고 생각해서 헌법소원을..."

최씨가 30대 중반을 넘겨 로스쿨에 들어가게 된 이유도 부당한 현실을 조금이라도 개선해 보려는 것과 연관돼 있습니다.

원래 대기업 건설현장에서 일했던 최씨는 건설현장 안팎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 노동자들의 현실을 목격하고 변호사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합니다.

[최모(43)씨 / 로스쿨 3기]
"대기업에서 건설현장에서 근무를 했었거든요. 현장에서 근무하면서 수많은 노동자들이랑 같이 현장에서 있으면서 여러가지 법적인 사각지대에 놓이신 분들이 너무 많으시고 그런 것을 보면서 제가, 저도 이런 부분에 대해서 도움이 되고 싶기도 하고 그런 뜻한 바가 있어서..."

최씨는 현행 변호사시험 제도를 침대에 맞춰 사람 다리를 잘라내거나 잡아늘였던 그리스 신화의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에 비유했습니다.

5년 이내 5회 응시 제한이라는 현행 제도가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처럼 변시 응시생들에게 질병이나 임신 등 어떤 예외사항도 인정하지 않고 수험생들을 옥죄고 있다는 비판입니다.

최씨가 불편한 몸으로 헌재의 신속하고도 전향적인 판단을 촉구하며 16일째 1인시위를, 앞으로도 계속해 나가려는 이유입니다.

[최모(43)씨 / 로스쿨 3기]
"이렇게 불미스럽게 병에 걸리고 여러가지 사정에 의해서 국가에 의해서 좌절된다는 것 자체에 대해서 되게 힘든 점이 많았습니다. 이게 잘 해결돼서 '평생 응시 금지'에서 벗어난다면 치료를 더 적극적으로 한 다음에 몸을 조금 잘해서 시험을 보고 싶습니다."

지난해 4월 발표된 올해 초 치러진 제9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에서 213명의 오탈자가 추가되면서, 5월 기준 누적 오탈자 수는 총 891명으로 추산됩니다.

더 큰 문제는 변시 누적 응시생이 늘면서 오탈자 수도 덩달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와 관련 헌재는 2016년 9월 해당 조항에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는데, 이후에도 헌법소원 사유를 보강해 여러 건의 헌법소원이 추가로 청구된 상태입니다.

이런 가운데 제9회 변호사시험을 마지막으로 오탈자라는 낙인이 찍힌 이들의 헌법소원이 다음주 화요일 헌법재판소에 추가로 청구됩니다.

이미 변호사시험법 제7조가 합헌이라는 판단을 내렸던 헌재가 오탈자가 매년 수백명씩 누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됩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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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기득권 2020-06-16 00:16:12
미친 기득권이 선발시험으로 운영한 결과 발생한 피해자들 ㅠㅠ 참으로 안타깝다 헌재는 빠른 판단으로 대책 나올 수 있도록 해라. 헌재가 뭉개면 해마다 헌소 올라올거다

간단함 2020-06-03 13:04:28
법무부 : 강자
변협 : 강자
헌재 : 강자
교수 : 강자
로스쿨생 : 약자

언론 : 강자편
여론 : 언론이 읊는대로 선동됨

교수를 제외한 강자들끼리 이해관계를 같이하고 있고
(변시합격률 낮춰서 신규변호사수를 줄이자는)
굳이 대립구도를 만들자면 교수 vs 그외 나머지 인데
원래 강자들끼리는 서로 부딪히길 원하지 않음

이때 약자가 존재한다면 최선책으로 약자를 잡아 나누어 먹는 것으로 강자들끼리 적당한 합의를 이루는게 강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니 그렇게 됨

따라서 이 바닥 유일한 약자인 로스쿨생들이 희생양이 되어 이리 저리 뜯기는 형상인 것이고

정부가 나서야하나 철저히 외면 중이지
언론이 강자편이라 여론도 거기 동조하니
여론에 반해서 표깎일까봐 잘못된거 뻔히 알아도
가만히 있는거지

허수아비 2020-06-03 10:28:25
오랜 역사를 가진 사법시험을 폐지하고 로스쿨을 도입한 취지에 대해서 잘 생각해보았으면 합니다. 그 주된 취지 중 하나가 국민의 법률서비스 접근가능성을 높이자는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러자면 당연히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자가 많아져야 겠지요. 그런데 현 변호사 선발 과정은 과연 그 도입취지에 맞는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로스쿨에서 법학전문교육과정을 받은 자들이 치루는 변시에서 다시 응시기회제한이나 선발인원제한을 둬서 변호사 자격취득인원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과연 국민을 위한 제한일까요, 기득권층 보호를 위한 제한일까요? 정녕 국민을 위한 로스쿨 제도라면 각종 제한을 모두 폐지하고 절대평가를 통해 충분한 법적 지식을 갖춘 자라면 변호사 자격을 주어야 할 것입니다. 나머지는 법률 시장에서 알아서 할 일이지요

스피노자 2020-06-02 22:51:58
낭인방지?
그러면 20만명이 제한없이 응시하는 공무원시험은? 국가는 공시생에게 5년 5회만 응시할 수 있다고 제한할 수 있는가?
국가가 인증한 대학원에서 비용 들여 교육받고, 세월 바쳐 학위를 받은 3천명 가량의 변시응시생이 무슨 사회적 위해가 된다고 이렇게 핍박하는가?

노리 2020-06-02 22:51:24
얼마나 더 많은 젊은이들의 몸과 마음이 희생되어야 법조기득권층의 밥그릇 챙기기 제도가 바뀔까요? 로스쿨은 이런 취지로 만들어 진 것이 아니에요. 내일도 아픈 몸을 이끌고 헌법재판소에 가실 기사의 주인공과 응시금지폐지운동 하시는 모든 분들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