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차례 기소' 원세훈 징역 7년 선고… 법원 "반헌법적 정치공작 주도"
'9차례 기소' 원세훈 징역 7년 선고… 법원 "반헌법적 정치공작 주도"
  • 김지현 기자
  • 승인 2020.02.07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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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부대 운영, MB 뇌물, DJ 등 전직 대통령 비위 확인 등 '유죄'
김재철 전 MBC 사장 집행유예… 이채필 전 노동부장관 법정구속
원세훈 전 국정원장. /연합뉴스
원세훈 전 국정원장.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민간인 댓글부대에 국정원 예산 65억원을 지원하는 등 각종 불법 정치공작을 벌인 혐의로 지난 2017년 이후 9차례에 걸쳐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1심에서 징역 7년이 선고됐다. 원 전 원장은 이와 별개로 지난 2013년 기소된 국정원 댓글사건으로 징역 4년이 확정된 상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순형 부장판사)는 7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등 혐의로 기소된 원 전 원장에게 징역 7년과 자격정지 7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결심공판에서 원 전 원장에게 징역 15년과 자격정지 10년, 198억3천여만원의 추징금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국고손실 범죄로 횡령한 돈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점은 확인되지 않는다”며 추징금은 부과하지 않았다.

원 전 원장은 국정원 직원만이 아니라 민간인까지 동원해 '댓글 부대'를 운영하고, 유명인의 뒷조사나 개인적인 일에 국정원 자금을 유용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대부분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고, '국정원의 MBC 장악' 등 일부 혐의에 대해서만 무죄 및 면소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 전 원장은 국정원 직원 상당수를 동원해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대통령을 홍보하고, 반대하는 정치인·비정치인을 음해했다. 노골적으로 여론을 형성하라고 지시하고 국정원 직원에게 특정 인물을 미행하라고 지시했다"며 "반헌법적 행위를 주도한 국정원장을 엄정히 처벌할 필요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 전 원장의 반헌법적 행위로 국정원의 위상이 실추되고, 국민 신뢰가 상실됐으며, 결국 국가 안전보장이 위태로워졌다"며 "객관적 진술과 증언이 다수 있음에도 부인하며 부하에게 책임을 전가해 수장으로서 적절치 않은 태도를 보이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 120억대 횡령, MB에 특수활동비 제공 뇌물 혐의 등 '유죄'... 'MBC 방송 장악' 무죄

원 전 원장은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정원 적폐청산이 이뤄지면서 검찰의 전면적인 수사를 받았다. 2017년 12월 댓글부대 운영으로 국정원 예산을 목적 외로 사용한 혐의, 2018년 12월 어용노총 설립에 국정원 예산을 사용한 혐의 등 9차례에 걸쳐 기소됐다.

이날 재판부는 이들 혐의를 포함해 원 전 원장에게 적용된 혐의 중 상당수에 대해 유죄로 판단했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위 풍문을 확인하는 이른바 '데이비드슨 사업'에 예산을 사용한 혐의, 국가발전미래협의회라는 외곽단체를 만들어 진보세력을 종북으로 몰아가는 정치공작을 벌인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권양숙 여사 등을 사찰한 '포청천 공작'을 벌인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상득 전 의원 등에게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뇌물로 전달했다는 공소사실도 유죄로 판단됐다. 이 전 대통령은 이와 관련 법정에 출석해 "남북예비접촉에 필요한 돈을 합법적으로 국정원이 지원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 등과 공모해 2010년 1월~2012년 12월 심리전단 외곽팀의 온·오프라인 불법 정치활동비 명목으로 국정원 예산 65억원 상당을 지급한 혐의도 유죄 판결을 받았다. '박원순 시장 제압문건'과 '야권 지자체장 사찰 문건' 등을 작성해 정치에 관여하고, 민주노총 분열을 위해 국정원 특활비 1억7천여만원을 어용노조 설립·운영자금으로 지원한 혐의, 국정원 예산을 이용해 국가발전미래교육협의회(국발협)라는 단체를 설립해 정치관여 행위를 했다는 혐의도 유죄 판단됐다.

재판부는 원 전 원장이 민간인 댓글부대 운영에 예산을 유용한 금액 63억여원, 국발협 운영 과정에 유용한 47억원 등 120억여원을 횡령했다고 판단했다.

반면 재판부는 정권에 비판적 성향을 보인 방송인 김미화, 김여진씨 등을 MBC에 출연하지 못하도록 하고, 최승호 현 사장 등 직원들을 업무에서 배제해 방송 장악을 기도한 혐의는 상당 부분이 무죄로 판단됐다. 검찰은 이에 대해 업무방해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했지만, 재판부는 법리를 따질 때 이러한 죄를 물을 수는 없다고 봤다.

원 전 원장이 사저 리모델링 등 개인적 일에 국정원 자금을 유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다. 직무와 관련성이 인정된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원 전 원장과 방송 장악을 공모한 혐의로 기소된 김재철 전 MBC 사장은 노조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원 전 원장과 공모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이채필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징역 1년2개월의 실형이 선고돼 법정구속됐다.

박승춘 전 국가보훈처장은 징역 2년과 자격정지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은 징역 2년, 민병환 전 2차장은 징역 3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보석 상태이던 이종명 차장과 불구속 상태이던 민병환 전 차장은 구속됐다. 차문희 전 2차장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김지현 기자 jeehyun-kim@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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