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압구정동 자택 압수수색, 휴대전화 등 확보 검찰, 출국금지 이어 수사 본격화... 곧 재소환할 듯

‘청와대 비선 실세’ 최순실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우 전 수석의 직무유기 혐의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됐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10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있는 우 전 수석의 자택에 검사 2명과 수사관 등 8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이날 낮 12시부터 3시간 20분 동안 진행한 압수수색에서 우 전 수석과 부인의 휴대전화를 포함, 2상자 분량의 증거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전 수석은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당시 대통령 측근 인사들의 비위를 감독하는 업무를 담당하면서 최씨 관련 의혹을 알고도 눈감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10일 오후 취재진이 우 전 수석의 자택 앞에 몰려 있다. /연합뉴스

검찰은 우 전 수석에 대한 이른바 '황제 소환조사' 논란 이후 김수남 검찰총장의 지시를 받아 우 전 수석이 최순실 의혹과 관련해 직무 유기 정황이 없는지 여부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2014년 5월부터 청와대 민정비서관, 민정수석을 차례로 지내면서 사정 라인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었던 우 전 수석이 최씨 관련 의혹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대통령 친인척 및 측근 관리, 공직기강 확립 등 사정을 맡는 민정수석이 '비선 실세'의 국정 농단을 몰라서 못 막았든, 알고도 묵인한 것이든 주어진 역할을 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는 지적이다.

우 전 수석은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47)씨의 정부 인사 개입 및 이권 챙기기에도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차은택씨가 우 전 수석의 명함을 보여주며 ‘우리를 봐주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또한 K스포츠재단이 지난 5월 롯데그룹으로부터 70억원을 받았다가 열흘 후 롯데에 대한 압수수색이 시작되기 직전에 돌려준 과정에서 수사 정보 유출 의혹이 나왔고, 이 또한 우 전 수석 연루 여부가 논란이 됐다.

우 전 수석은 이 외에도 가족회사 자금 횡령, 의경 아들 보직 특혜 연루 혐의 외에 화성시 땅 공직자 재산신고 누락, 진경준 전 검사장에 대한 부실 인사검증 등 각종 개인 비위 의혹을 받고 있다.

우 전 수석은 지난 6일 개인 비위 의혹으로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지만 이번 압수수색 이후 직무유기와 관련해 재소환될 가능성이 크다. 시민단체가 우 전 수석을 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대검에 고발한 사건이 특별수사본부에 배당된 만큼 피고발인 신분으로 재소환될 가능성도 있다.

저작권자 © 법률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