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발대식 및 공천자대회에서 윤재옥 공동선대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발대식 및 공천자대회에서 윤재옥 공동선대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4·10 총선을 앞두고 윤-한 갈등이 2차전에 돌입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종섭-황상무 논란에 이어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에 대한 친윤계 반발까지 일어나면서 아슬아슬하게 봉합해 놓은 당정 관계에 다시 금이 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한동훈 국민의 비대위원장은 오늘(19일) 기자들과 만나 이종섭·황상무 논란과 관련해 "(기존)입장에 변함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국가 운명을 좌우하는 중대한 선거를 앞두고 민심에 민감해야 한다는 제 생각을 말씀드렸다"며 "국민들께서 총선 앞에 다른 이슈보다 이런 것에 관심을 많이 갖고 계시기 때문에 그 부분을 정리해야 할 필요성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 위원장은 지난 17일 '해병대원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공수처로부터 조사를 받던 중 출국해 논란이 된 이종섭 주호주대사와 관련해서는 "공수처가 즉각 소환하고, 이 대사는 귀국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언론인 회칼 테러'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에 대해서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발언이고, 본인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셔야 한다"고 언급했는데 이같은 입장을 재차 확인한 것입니다.

'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지적한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에 대해서는 "시스템 공천"이라며 일축했습니다.

한 위원장은 "지역구 254명, 비례 명단 중에서 단 한 명이라도 제가 추천한 사람이 없다"며 "자신이 원하는 사람, 추천하는 사람이 안 됐다고 사천을 얘기하는 것은 이상한 프레임 씌우기에 불과하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어 호남을 소외시켰다는 비판에는 "비대위에 박은식·김경률·한지아 등 호남 출신의 유능한 사람을 많이 기용했고, 비례대표 명단도 제가 보고받은 것은 호남 출신 인사들이 포함된 것으로 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여성이나 젊은 층 등 지역구 공천에서 시스템 공천을 하며 부족했던 부분을 고려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총선을 3주 앞둔 상황에서 해당 논란들이 '수도권 위기론'에 미칠 영향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이는 대통령실의 입장과 상반됩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어제(18일) 이 대사에 대한 귀국 요청이 이어지고 있는데 대해 "공수처가 조사 준비가 되지 않아 소환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재외공관장이 국내에 들어와 마냥 대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반대 의견을 밝혔기 때문입니다.

황 수석과 관련해서도 대통령실은 해당 발언이 부적절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사퇴 요구에는 선을 그은 바 있습니다.

이철규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이 13일 국회에서 인재 영입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철규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이 13일 국회에서 인재 영입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기에 '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비례대표 공천을 두고 공개적으로 반발하면서 '당정 갈등론'에 더욱 불을 붙였습니다.

이 의원은 어제(18일)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 발표 직후 SNS를 통해 "문 정권에 저항하며 당을 위해 헌신해 온 동지들이 소외된 데 대해 당 지도부는 후보 등록일 전까지 바로잡기를 바라며 이분들께 미안함을 전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비례대표를 연속으로 두 번 배려하지 않는다는 당의 오랜 관례는 깨지고, 비대위원 2명이 비례대표에 포함됐다"며 "생소한 이름의 공직자 2명이 당선권에 포함된 상황에서 온갖 궂은일을 감당해 온 당직자들이 배려되지 못한 데 대한 실망감은 더더욱 크다"고 비판했습니다.

한동훈 체제의 비대위원인 김예지 의원과 한지아 을지의과대 부교수가 각각 당선권인 15번과 12번을 받은 데 대한 지적입니다.

특히 김 의원은 지난번에 이어 연속으로 당선권 순번을 배치받게 돼 '비례 재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주기환 전 광주시당위원장은 24번에 배정돼 당선권 바깥으로 밀려나게 된 점도 반발 이유 중 하나로 여겨집니다.

검찰 수사관 출신인 주 전 위원장은 지난 2003년 윤석열 대통령이 광주지검에서 근무할 때 인연을 맺은 '윤 대통령 측근'으로 후보자 명단 발표 후 "이번 공천에서 광주는 완전히 배제됐다. 당이 당원들과의 약속을 져버렸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때문에 윤 대통령의 복심인 이 의원이 불만을 표출한 것도 대통령실의 의중이 담기지 않았겠냐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러나 이 의원의 반발에 대해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오늘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몇 가지 절차에 관해 지적하신 부분은 제가 국민의미래 관련자들로부터 당헌, 선례 등 공천관리위원회가 여러 사정을 고려해 결정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일축했습니다.

김예지 의원이 2번 연속 비례 공천을 받은 데 대해선 "(더불어민주연합) 용혜인 의원처럼 '셀프 공천'도 아니"라며 "저희는 비례 1번에 장애인을 배려했고, 김 의원에 대해서는 다른 장애인을 추천할 몫으로 김 의원을 추천한 게 아니라 그분의 의정활동이나 그간 여러 활동을 보면서 연속선상에서 한 번 더 국회의원으로서 충분히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다시 공천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특정인을 두고 인사 검증 부실 지적이나 호남 홀대 논란이 제기된 부분에 대해서는 "검증 문제나 호남 인사 배려 문제에 대해 살펴볼 부분이 있는지 한 번 검토해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종섭-황상무 논란부터 '주기환 공천'까지 당정간 이견으로 여권의 파열음은 더욱 번지고 있습니다.

한편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를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한 발언으로 논란이 된 김경율 비대위원의 거취 문제를 두고도 한 차례 부딪히며 갈등을 빚은 바 있습니다.

저작권자 © 법률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