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계약종료 후 재계약 없으면 의료대란 더 악화될 듯
[법률방송뉴스]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수련을 앞둔 인턴 예정자들이 잇달아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해 임용을 포기하고 나서면서 집단행동이 확산일로를 걷는 형국입니다.
나아가 전공의들의 빈자리를 채워왔던 전임의 4년차 레지던트들마저 이탈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 상황은 악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오늘(25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각지의 수련병원에서는 의대 졸업생들의 ‘인턴 임용 포기’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전남대병원은 지난 23일 기준 인턴 예정자 101명 중 86명이 임용포기서를 제출했고, 조선대병원은 신입 인턴 32명 전원이 임용 포기 의사를 밝혔습니다.
제주대병원에선 인턴 예정자 22명 중 19명, 경상대병원에선 32명 전원이 포기 의사를 전했습니다.
또 부산대병원에서도 3월부터 근무가 예정됐던 인턴 50여명이 임용 포기서를 냈으며, 순천향대 천안병원은 신규 인턴 32명 전원이, 단국대병원은 36명 중 32명이 임용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충남대병원에서도 신규 인턴 60명 전원, 건양대병원에서도 30명이 임용을 포기했고, 전북대병원도 인턴 57명 중 상당수가 임용포기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직서를 낸 전공의들을 대신해 온 전임의들마저 업무 부담 등을 이유로 병원과의 재계약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마저 흘러나오는 상황입니다.
전임의는 전공의 과정을 마친 뒤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고 병원에 남아 세부 전공을 배우는 의사들로, '펠로' 또는 '임상강사'로도 불립니다.
이들은 현재 외래 진료와 수술, 입원환자 관리, 야간당직 등을 도맡고 있는데, 일부 병원은 전공의가 떠난 응급실을 24시간 유지하고자 기존 3교대 근무를 교수와 전임의의 '2교대 근무'로 바꿨습니다.
사실상 병원 내 전문의 중 가장 젊은 의사들인 이들은 2월 말을 기준으로 1년 단위로 재계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다수의 전임의들이 재계약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전공의들의 복귀가 요원한 상황에서 업무 부담이 과중하다는 것이 이들을 흔들고 있는 것입니다.
조선대병원에서는 재계약을 앞둔 4년 차 전임의 14명 중 12명이 ‘재임용 포기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되기도 했습니다.
관련해서 서울 주요 대형병원의 한 교수는 연합뉴스를 통해 “전임의들의 계약 포기가 예상돼 우리 병원은 3월부터 일부 환자 시술을 중단하기로 한 상황”이라며 “전공의, 전임의가 모두 없는 상황에서는 도저히 시술이나 수술을 진행할 수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김성근 의협 비대위 조직위원회 부위원장 겸 서울시의사회 부회장은 전임의 이탈 조짐과 인턴 임용 포기를 언급하며 "이제 대학병원 의사 30%가 3월이면 사라진다. 절망적 상황은 이제 시작되지도 않았다"고 경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