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방송뉴스]

혹시 연초에 유럽여행을 떠난다면 가볼만한 도시가 있다. 물의 도시로 유명한 이탈리아 베네치아가 바로 그 곳이다. 매년 1월말과 2월 사이 이 곳에선 화려한 가면의 축제가 벌어진다. 그 유명한 '베네치아 카니발(Carnevale di Venezia)'이 바로 그 것이다. 올해도 지난달 23일부터 13일까지 축제가 열렸다. 

사실 이탈리아의 수많은 도시는 클래식 음악, 나아가 문화의 도시이다. 강렬한 지중해의 햇살이 쏟아지는 벨칸토의 본고장 나폴리, 음악가이기도 했던 황제 네로의 절규가 서려 있고 오페라 '토스카'의 배경이 된 로마, 르네상스의 도시 피렌체, 베르디 오페라를 만들어 준 밀라노 등. 아름다운 물의 도시인 베네치아도 이 도시의 눈부신 햇빛만큼 빛나는 예술가들의 자유로운 창작무대가 되었던 곳이다.

베네치아 철도역은 이탈리아말로 '빛의 관문인 베네치아의 성녀'라는 뜻인 산타루치아(Santa  Lucia)역이다. 이 곳을 나서면 동화에 나온 듯한 이국적인 분위기의 산마르코 대성당(Duomo di San Marco)과 산 마르코 광장(Piazza di San Marco)이 여행객을 맞는다. 바로 이 곳에서 세계 10대 축제 중 하나인 '베네치아 카니발'이 열린다.

매년 사순절 전날까지 10여일 동안 열리는 이 축제는 12세기에 시작됐다. 아퀼레이아(Aquileia)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베네치아 공화국에서 벌어진 축제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축제 기간 동안에는 화려한 가면과 중세 시대 옷을 차려 입은 베네치아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산 마르코 광장에 모여들고 베네치아 전역에서 가면축제, 가장행렬, 연극공연, 불꽃축제 등이 열린다.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행사들이 계속되고 축제기간 마지막 주말에는 아름다운 가면과 의상 경연대회가 열린다.

사실 베네치아는 예술가들의 도시이기도 하다. 화가 클레드 모네는 “그림으로 표현하기에도 이 도시는 너무나 아름답다”라고 격찬했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클래식 음악인 '사계'를 작곡한 안토니오 비발디가 탄생하고 활동했고 악마의 바이올니스트 니콜로 파가니니의 영감을 자극한 곳이기도 하다.   

피렌체를 무대로 16세기 후반에 활동했던 이탈리아 예술가집단인 '카메레타(Camerata)'에서 처음으로 오페라가 시작됐지만, 오페라가 상업화되고 대중화된 곳은 바로 베네치아다. 베네치아 사람들은 음악회를 보면서 좋으면 아무때나 박수를 치고 휘바람을 불다가 음악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곧바로 욕설을 퍼부었다. 그들은 이런 자유분방함을 '베네치아의 자유'라고 불렀다.

하지만 베네치아 사람들은 거의 매일같이 음악회를 열 정도로 음악을 진심으로 사랑했고 그 중심부에는 ‘라 페니체 극장’(Teatro di La Fenice)이 있었다. 이 극장은 두 번의 큰 화마를 겪었지만, 베네치아 사람들은 기금을 만들어 원 상태 그대로 재건했고 아직도 이탈리아 음악의 중심으로 우뚝 서 있다. 

베네치아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한번은 유일한 교통수단인 곤돌라를 타게 된다. 곤돌라를 타고 도시 한 바퀴를 돌며 곤돌라 뱃사공의 노래를 듣는 것은 베네치아를 계속 기억하도록 만드는 낭만적인 장면이다. 실제로 베네치아 곤돌라 뱃사공들의 노래로부터 시작된 ‘뱃노래’는 점차 그 예술성을 인정받고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아 많은 작곡가들이 자신 만의 '뱃노래'를 만들었고 멘델스존과 쇼팽의 작품이 널리 알려져 있다. 

예술성이 넘치는 지구상에서 가장 유별난 도시, 베네치아를 기회가 되면 한번쯤 방문해보자. 이왕이면 베네치아 카니발 기간에 맞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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