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9 (사진=현대자동차그룹)
기아 EV9 (사진=현대자동차그룹)

[법률방송뉴스]

올해 하반기 국내 전기차 판매 부진이 계속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제(10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0~11월 전기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는 2만 5,499대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만 8,766대보다 11% 가량 감소한 수치입니다.

환경부가 지난 9월 25일부터 연말까지 5,700만 원 미만의 전기 승용차를 대상으로 국비 보조금 100만 원을 확대하고, 완성차업계도 대대적인 할인에 나섰지만 판매량 반등까지는 이어지지 않은 모양새입니다.

업계는 고금리와 경기 부진으로 소비 심리가 얼어 붙은 가운데, 각종 할인과 보조금 확대 등 가격 인하책에도 판매량이 내려앉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600만 원을 할인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의 경우 지난달 판매량이 각각 1,723대, 6,138대로 전년 같은 달보다 10.3%, 84.2% 감소했습니다.

G80과 GV60, GV70 등 할인율이 최대 10%까지 적용됐던 제네시스 전기차도 1년 사이 판매량이 60% 이상 급감했습니다.

기아의 EV6는 420만 원을 할인했지만, 전년 대비 판매량은 51.9% 줄어든 1,096대를 기록했습니다.

이같은 한국의 전기차 판매량 감소는 이례적이라는 분석입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1~10월 유럽의 전기차 판매량은 45.1% 늘어난 163만 808대를 기록했습니다.

미국의 경우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연간 전기차 판매량이 100만 대를 돌파하는 등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률은 상반기 기준 49%, 올해 통틀어 34%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국내 전기차 시장이 판매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올해 연말까지 지난해 판매량을 넘어서지 못할 가능성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16만 4,482대)보다 많이 팔려면 12월 한 달 동안에만 6만대 가량 판매해야 합니다.

이는 올해 판매한 전기차의 절반에 해당하는데 정부의 보조금 확대 정책이나 완성차업계의 자체 할인 혜택이 효과를 크게 보지 못하면서 판매량을 끌어올릴 다른 수단도 마땅찮은 상황입니다.

다만 업계는 기아 EV3·EV4, 현대차 캐스퍼 전기차 등 2,000만~3,000만 원대의 가격 경쟁력을 갖춘 보급형 전기차가 잇달아 출시되는 내년에는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올해 전체적인 전기차 판매는 부진했지만, 저렴한 가격대의 모델을 비교적 선방했다는 분석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기아 최초로 LFP 배터리를 탑재한 레이EV는 사전예약에 약 6,000대가 몰리면서 판매 목표(4,000대)를 50% 초과 달성했고 KG모빌리티의 토레스 EVX는 출시 한 달 만에 1,667대를 출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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