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관계증명서, 지인 연락처 등 요구하면 불법사채
불법사채 피해는 전문가 도움 받아 대응에 나서야
▲신새아 앵커= 전문가가 말해주는 ‘돈 되는 법’ 시작해보겠습니다. 최근 악화되는 경제 상황으로 인해 불법 사채로 내몰리시는 분들 많은 것 같습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늘은 불법사채를 현명하게 대응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이번 주는 김철현 세무사님의 일정상 이유로 부득이하게 함께하지 못하셔서 차상진 변호사님만 모시게 됐습니다.
앞서 잠깐 말씀드린 대로 요즘 불법사채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데요, 변호사님. 구체적 원인이 무엇일까요?
▲차상진 변호사(법률사무소 비컴)= 아무래도 요즘 금리상승과 DSR규제강화 등으로 정규 금융권은 물론이고, 등록되어 있는 정규 대부업체에서도 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렵게 된 게 큰 원인인 것 같아요. 또 부동산 등 자산가격도 역시 좋지 않다보니 담보여력이 높지 않은 것도 한 몫 하는 것 같습니다.
▲앵커= 네. 먼저 금리가 미치는 영향부터 설명해주실까요?
▲차상진 변호사= 먼저 금리가 올라가게 되면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대도 당연히 금리가 높아졌겠죠? 그러면 저축은행을 비롯한 캐피탈, 보험회사 등에서 대출받는 금리도 높아지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결국 가장 마지막에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대부업체에서 대부를 받는 금리와 저축은행, 캐피탈 등에서 대출을 받는 금리가 비슷해지겠죠.
그럼 여기서 대부업체도 당연히 대부를 하고 싶고, 또 그럴 용의가 있는 차입자가 나타난다 하더라도 금전대부에는 당연히 리스크를 고려할 수밖에 없어요. 가령 위험이 높아진 만큼 높은 금리를 받아야하지만 이것이 대부업법에 20%로 한도가 정해져 있다 보니 대출을 안 하게 되는 구조인 겁니다.
▲앵커= 금리가 오름으로 인해서 악순환이 계속되는 거네요. 그리고 불법사채가 많아지는 것이 대출금액이나 자산 가격과도 영향이 있나요?
▲차상진 변호사= 네. 그렇습니다. 이게 금전을 빌려주는 쪽에서는 금리 상승만으로는 위험을 다 해소할 수 없습니다. 금리라는 것은 위험대비 수익성을 높임으로서 위험을 해소하는 건데, 결국 금전 회수가 안 되면 손실은 불가피해지거든요. 그래서 위험이 높으면 대출 포지션, 즉 대출금액을 줄여버립니다.
그렇게 되면 은행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금액이 줄어들게 되고, 돈을 빌리고자 하는 사람들은 또 다른 금융사를 찾게 되는 등의 이동이 발생합니다. 또한 자산 가격이 내려가면 이를 담보로 해서 받을 수 있는 대출금액도 줄어들게 되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연쇄적 이동이 발생할 수밖에 없어요.
이와 같은 연쇄적 이동이 이뤄지게 되면 결국 마지막에 남은 대부업자들이 해소를 해줘야하는데 대부업자들은 자기자본대비 10배까지 밖에 대부를 할 수가 없게 돼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같은 이유로 불법 대부업체를 찾을 수밖에 없게 되는 거네요. 그렇다면 저희가 지금 얘기하는 불법 대부업체들은 어떻게 영업을 하나요?
▲차상진 변호사= 일반적으로 홈페이지 등을 통해서 모집하기도 하고 지인 영업을 통해서도 차입자를 모집합니다. 인터넷 등으로 전화연락이 되면 조건을 협의하고 이 협의가 잘 이뤄지면 자금을 지급하죠. 통상적으로 계좌이체 방법을 이용하지만, 집앞 혹은 사무실 앞에서 현금을 바로 주는 방식으로 업무를 진행하기도 해요.
▲앵커= 이런 불법 업체들이 지인이나 가족들의 연락처 등을 요구하기도 하고 원래 빌려주기로 한 돈, 대부원금도 안 주는 경우가 있다고요?
▲차상진 변호사= 네. 가족관계증명서나 지인들 혹은 가족들의 연락처를 요구한다면 이건 불법 대부업체구나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대부를 받을 경우에는 차입자 자신에게 연락하는 게 일반적이거든요. 하지만 불법 대부업자들은 추심, 즉 돈을 받기 위해 지인이나 가족들에게 연락하거나 근처로 찾아가겠다고 위협하는 것을 주된 방법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연락처를 확보하는 거고요.
뿐만 아니라 처음 대부를 해줄 때 모든 돈을 지급해주는 것도 아닙니다. 예를 들어 100만원을 빌려주기로 해놓고 선이자로 30만원을 차입해 70만원만 줘놓고 정작 이자는 100만원으로 산정해서 받기도 해요. 또 1주일 정도 짧은 대부기간을 근거로 연장비다, 상담비다 등의 명목으로 계속해서 돈을 받아내 가기도 합니다.
결국엔 이렇게 저렇게 해서 이자랑 합치면 당연히 대부업법에서 정한 법정 이자율 20%를 초과하겠죠. 불법인 겁니다.
▲앵커= 얘기만 들어도 무섭습니다. 이거 만약에 상환이 늦어지면 어떻게 되는 거죠?
▲차상진 변호사= 드라마나 영화에도 가끔 나오는데, 밤이나 주말 가릴 것 없이 계속해서 연락하고 전화를 합니다. 그리고 ‘나는 법 위에서 노는 사람이다. 내가 법을 무서워할 것 같냐’ 등의 말을 하면서 협박하고 위협을 하죠. 또한 경우에 따라서는 정말 지인에게 연락을 하기도 하고 대출 상담과정에서 발견한 차입자의 사회적 약점을 잡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데 더 문제는 불법 대부업자들은 자신들이 직접 추심하기 보단 다른 추심업자들을 통해서 돈을 받아내거든요. 업자 1명이 여러 명에게 추심을 맡기기 때문에 전화를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연락을 수차례 받게 되는 거죠. 정말 힘들 겁니다.
또한 금전대부를 조건으로 대포통장이나 대포폰을 개설하라고 요구하는 곳도 있는데요. 이렇게 확보된 대포통장과 대포폰으로 사업을 이어나가기 때문에 한 번 통장이나 휴대번호를 빌려주면 본인도 모르게 형사처벌을 받게 될 수도 있으니 유의하셔야 합니다.
▲앵커= 절대 불법 대부업은 이용해선 안 될 것 같네요. 심각한 문젠데, 그래도 또 불법사채를 속아서 이용하게 된 분들도 있으실 것 같아요. 이런 경우 대처방법은 없나요?
▲차상진 변호사= 법률적 접근방법은 더 이상의 추심활동을 그만해줄 것을 변호사를 통해서 대부업체에 의견을 전하고요. 필요하다면 형사고소를 하는 방법도 있어요. 또 이러한 법적대응을 하기 위해선 아무래도 피해자가 근거자료들을 갖고 있어야 하거든요.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반적으로 이같은 자료를 요청은 하지만 직접 피해자와 함께 모든 서류들을 발급하러 다니진 않아요. 그래서 이런 절차들을 도와주는 탐정업체들도 있거든요. 해당 업체들이 불법 대부업자들의 협박 전화가 오면 다퉈주는 역할도 합니다.
▲앵커= 끝으로 이와 같은 불법사채를 미리 예방하고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차상진 변호사= 먼저 등록된 대부업체인지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많이들 말씀하시는데요. 사실 실무적으로 일반 금융 소비자들이 이를 확인하는 건 어려워요. 그래서 먼저 가족들이나 지인들의 휴대전화 번호를 달라고 한다면 이는 거의 불법 대부업자라고 보시면 되고요. 또 상담료나 연장비 등 이자 외 비용을 받아내는 경우도 불법 대부업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때는 대부를 회피하거나 빌리시더라도 연이율 20% 이상의 금전을 절대 주셔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도와주는 변호사들을 비롯한 대부업협회 등 다양한 전문가와 기관들이 있기 때문에 바로 도움을 요청하는 게 빠릅니다.
나아가 이런 유형의 사건들을 겪는 분들은 아무래도 저소득으로 일하시는 분들이나 고용이 불안정한 분들,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분들, 직업 특성상 일정수준 이상은 지속적으로 지출을 할 수밖에 없는 분들 등이 해당되거든요. 이런 분들을 위해서 별도의 서비스를 준비해놓은 곳들도 있으니 찾아보셔서 높지 않은 비용으로 적극적인 도움을 받으시길 권해드립니다.
▲앵커= 네. 갈수록 침체되는 경기 상황에 이런 일까지 겪는다면 너무 힘들 것 같습니다. 만약 요즘 대출을 알아보던 시청자가 계시다면 방송 보시고 조금이나마 피해예방에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