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속삭임] "내가 정말 미쳤다고 느껴졌다"... 20대가 말하는 마약 중독과 재활
[악마의 속삭임] "내가 정말 미쳤다고 느껴졌다"... 20대가 말하는 마약 중독과 재활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10.15 18:4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약범죄' 중심에 선 20대... 대한민국 '마약 감염'의 현주소
"인터넷만 할 줄 알면 언제든"... 홈쇼핑만큼 쉬운 약물구매

▲신새아 앵커= 안녕하십니까. 'LAW 포커스' 신새아입니다. 오늘은 '마약'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려고 하는데요. 이번 주 관련 취재를 해온 석대성 기자 옆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석대성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대한민국이 '마약 청정국'에서 '마약 수출국'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는 얘기가 나오던데요. 무슨 말이죠. 

▲기자= 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적발된 마약 밀수출 규모가 4천억원이 넘습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후 마약사범 증가 추이가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는데요. 그 중심엔 20대가 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대한민국은 한때 '마약 청정국'이란 대외적 이미지를 자랑했었는데요. 현재는 '마약 천국'이라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파헤칠수록 음지로 숨는 마약거래 실태를 알아보고 왔습니다.

영상부터 보시죠. 

■리포트

필리핀 세부, 한 남성이 신발도 신지 않은 채 밖에 나와 있습니다.

눈이 풀린 이 남성은 머리 속에 무언가라도 들은 듯 손으로 머리를 만지며 계속해서 허공만 응시하고 있습니다. 

약물에 취한 겁니다.

법률방송이 단독 입수한 이 영상 속 남성은 한국인으로, 국내 단속을 피하기 위해 필리핀에 거주할 공간을 마련하고 약물을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한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외국까지 나와 투약하는 사람만 있는 건 아닙니다. 

'마약 감염'은 국내에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까지 정부가 국내에서 적발한 마약류 공급·투약 사범은 7천500명, 이 가운데 1천100여명은 구속됐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적발한 인원과 비교하면 8.6% 증가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꿈 많고 하고픈 게 많아야 할 20대가 마약범죄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해 20대 마약사범은 4천493명, 2016년 1천842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20대가 마약을 접할 수 있는 곳은 어딜까. 

대부분 클럽이나 인터넷입니다.

특히 클럽에선 마약에 취한 사람을 쉽게 볼 수 있고, 여성에게 몰래 투약하는 일까지 발생한다는 게 전직 클럽 운영자의 말입니다. 

[전직 클럽 운영자]
"홍대에서도 나이 좀 먹은 00들이 어린 애들 00하려고 오잖아. 나이 좀 있고 돈이 좀 있는 00들이 꼭 그런 짓거리를 하더라고. VIP나 아니면 2층 올라가서 룸으로 들어가면, 진짜 그런 애들이 나중에 약에 취해가지고. 1층 애들 픽(선택)해서 데려가고."

클럽 입장에선 고객이 외부에서 약물을 투약하고 오기 때문에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고 합니다. 

[서울 강남 A 클럽 관계자]
"(마약) 유통책이 따로 있지. 밖에 어디서 뭐 조용한 차 안이나 화장실 같은 곳에서 한 다음에 들어와서 노는 거지."

통상 마약이나 마약류를 투약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편안한 느낌을 받게 되는데, 뇌가 이를 강력하게 기억하기 때문에 점차 빠져들고 의존하게 돼 중독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의학전문가 소견입니다. 

[김상욱 원장 / 서울 샘신경정신과]
"흔히 마약이라고 하는 물질을 클럽 등 이런 곳에서 위법적으로 접하는 경우에는 그 부작용이 훨씬 클 것 같습니다. 중독에 걸렸을 경우에 이것은 정말 의학적으로도 끊기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가령 신체적 의존이라든지 정신적 의존이 벗어나기가 참 어렵거든요."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 지정 병원인 인천 참사랑병원입니다.

마약·약물 중독 치유·재활센터 '경기도 다르크'에 있는 재활자들은 전문의와 상담을 위해 한 달에 한 번 이곳을 찾습니다.

현재 회복 중인 20대 재활자들은 "어느 순간 내가 미쳤다는 걸 느꼈다"고 당시 상황을 기억했습니다. 

[임성혁(25) / 재활 9개월차]
"환청이 좀 심하게 들리면서, 예전에는 지금 제가 4층에 살고 있는데 1층에서 들리는 발자국 소리가 들리고 그랬었어요. 그래서 '아 약을 하면 귀가 밝아지나보다' 이런 정도로 생각을 했었지. 근데 마지막 이제 제가 끊어야겠다고 결심하기 전부터는 환청이 옆에서 속삭이는 걸로 들리면서 '아 내가 이제 미쳤구나'..."

[박대영(27) / 재활 6개월차]
"저는 주종목은 필로폰인데, 좀 많은 마약을 했어요. 필로폰으로 시작을 하고 대마초, 합성대마, LSD, 프로포폴 이런 거. 거의 뭐 현실 감각도 떨어지고, 병이란 병은 엄청 많이 생겼었거든요. 지금도 자살 충동이 많이 와요. 며칠 전까지 자살하려고 시도를 많이 했었거든요. 근데 진짜 마약을 함으로써 진짜 일반 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는..."

재활자들은 마약의 중독문제는 쉽사리 해결할 수 없는 문제임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임성혁(25) 재활 9개월차]
"진짜 이제 약만 끊는 게 아니고 단순하게. 회복이라는 걸 조금 하고 있거든요. 제가 생각하는 회복의 의미는 진짜 인간성과 인생을 회복을 하는 게 회복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런 것들 같이 이루어지면서 힘든 부분은 있지만, 동료들이 같이 도와주면서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 이런 것들을 통해서..."

[박대영(27) 재활 6개월차]
"제가 일단 시설에 들어오기 전에는 혼자 힘으로 끊을 수 있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결국 안 되더라고요. 근데 이제 시설에 들어오고 나서 좀 같은 약물자들과 같이 힘을 내면서 마약이 얼마나 위험하고 힘든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스탠드업]
지난 5년간 국내에서 해외로 밀수출하다 적발된 마약류는 약 400킬로그램, 규모만 해도 4천400억원이 넘습니다.

마약 1회 투여량이 0.03그램인 것을 감안하면 6천370만명이 이용할 수 있는 양입니다.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할 때가 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법률방송 석대성입니다.

■스튜디오

▲앵커= 마약 얘기 좀 더 해보죠.

석 기자, 앞선 보도를 통해 마약 중독 재활자들의 말을 들어보지 않았습니까. 일반인은 범접할 수 없을 정도로 중독이 심하기 때문에 재범률도 높다고 하죠.

▲기자= 법무부가 수치를 내놨는데, 마약류 범죄로 징역을 살다 출소한 수형자의 재복역률이 절반에 가까운 45.8%에 달합니다. 수많은 범죄 중에서도 유독 높은 재범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그만큼 약물의 늪에서 벗어나기가 어렵다는 얘기인 것 같아요. 

▲기자= 하지만 마약이란 악의 굴레에서 아예 벗어나지 못하는 건 아닙니다. 

이번 취재는 '회복'과 '개선'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앞서 보셨다시피 경기도 다르크 재활자들처럼 얼굴을 숨기지 않고, 때로는 실명을 공개하면서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하기 위해 용기를 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들이 또 다시 넘어지지 않고, 오히려 사회에서 긍정적 영향력을 펼치게 하기 위해선 응원과 함께 법적 제도 개선도 절실합니다.

마약 중독자들을 치유하는데 힘쓰고 있는 경기도 다르크 임상현 센터장 얘기 직접 들어보시죠.

[임상현 센터장 / 경기도 다르크 마약(약물)중독치유 재활센터]
"지금 교정시설 시스템이 잘못돼 있다는 거야. 그곳에 가면 마약사범들을 또 만나는 거예요. 재활병원, 치료해주는 병원도 많이 생겨야 하고요. 저희 다르크 같은 중독 입소자, 입소자 중독재활 센터도 세워져야 되죠. 혼자는 갈망이 왔을 때 이 갈망을 잠재우고 멀리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르는 거예요. 사법부에서도 법조계에서도 노력을..."

앵커= 처벌보단 재활에 구심점을 두고 병원과 센터 지원을 정부 차원에서 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어딘가에선 여전히 마약 거래가 활개를 치고 있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취재하면서 만난 대부분은 클럽이나 인터넷에서 호기심으로 접한 게 마약 중독의 시작이었습니다.

'구글' 그리고 음지 문화의 도구로 전락한 '텔레그램'을 통해 직접 마약의 세계와 접촉해봤는데, 약물 구매가 홈쇼핑만큼 쉽다는 걸 알았습니다.

마약 판매책들과 직접 접촉을 시도해봤는데, 영상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자기가 마약을 하고자 하면 언제든지 할 수 있는 거거든요. 너무 쉬워요. 인터넷만 할 줄 아는 사람이면 되요."

"오히려 코로나라 숨어서 더 한다고. 누구네 집, 아니면 어디 뭐 호텔을 빌려서 아예 거기서 그냥 뽕(마약) 파티를 한다든지."

구글에서 마약 관련 단어를 입력하자 '마약을 판매한다'는 글이 줄줄이 나옵니다.

한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판매자가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아이디와 함께 대마초 재배 날짜를 올려놨습니다.

또 다른 사이트입니다. 
'햇빛을 가장 주의해야 한다, 햇빛을 받으면 초단위로 파괴된다, 혀 위 말고 혀 밑에 두고 10분 이상 녹이고 삼켜라' 등 무색·무취 환각제로 유명한 ‘LSD'를 보관하고 복용하는 요령까지 설명합니다.

침실 등 은밀한 공간에서 투약하는 이른바 '배드 트립'에 대한 충고도 아끼지 않습니다.

'외부와의 차단을 위해 휴대폰은 가급적 꺼두기, 함께 즐기는 분은 반드시 편안한 상대와 함께, 음악·영상 등 미리 준비하기, 트립(여행)이 끝나고 자는 시간까지 계산해 20시간 비워두고 먹기' 등의 훈수가 행동 강령으로까지 보입니다.

취재진이 텔레그램 아이디를 만들어 직접 한 판매책과 접촉해봤습니다.

직거래가 가능한지 물어보니 '드랍'으로만 한다고 답장이 왔습니다. 드랍, 던지기를 말합니다.

구매를 희망하는 사람이 판매자에게 입금하면, 판매자는 배달원을 통해 임의의 장소에 마약을 던져놓으면서 은밀한 거래를 이어가는 겁니다.

그런데 이 판매자가 '거래를 비트코인으로만 한다'고 말합니다. 

무통장 입금 등의 경우 경찰에 꼬리가 잡힐 수 있기 때문에 개인 비트코인으로 거래하는 수법까지 활용하는 실정입니다.

또 다른 판매책과 접촉해봤습니다. 

서울 양재동과 논현동, 광평로 세 곳에 이미 물건을 숨겨뒀는데, 입금하면 제품을 숨겨놓은 구체적 장소를 알려주겠다고 설명합니다. 

물건을 찾아보겠다고 했더니, 이 판매책은 자신의 프로필 사진을 보면 마약이 어디에 숨겨져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지금 서울 논현동에 나와 있습니다. 판매책의 힌트에 따라 안도윤 기자와 함께 직접 물건을 찾아보겠습니다.

어딘가에서 배송 온 박스가 무더기로 쌓여있고, 누군가 버리고 간 수많은 약봉지도 구석에서 발견됐지만, 배달원이 숨겨놓았단 마약은 쉽게 찾을 수 없었습니다.

판매책이 힌트를 준 또 다른 지역입니다. 서울 양재동에 나와 있는데요. 이곳에서도 안 기자와 함께 숨겨져 있는 제품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날 취재진은 결국 마약을 찾지 못했습니다.

이후 판매책에게 텔레그램 메시지가 왔습니다. '판매책인 자신들도 가끔은 배달원이 숨긴 물건을 찾기 힘들다'고 비꼽니다.

해당 판매책에게 마약을 산 사람들의 후기를 보면 태극기 봉꽂이 안과 우편함 위에 붙여놓는 등 육안으로는 찾기 힘들 정도로 숨겨놨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같은 실정을 감안하면 경찰 수사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 

마약범죄 소굴로 직접 들어가지 않는 이상 정보원에 의존하거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뒤져 잠복하는 방식으로 수사할 수밖에 없어 마약수사는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일이란 얘기까지 나옵니다.

법률방송 석대성입니다.

 

■스튜디오

▲앵커= 이번주 'LAW 포커스'를 통해 마약 범죄에 대한 집중 보도를 전해드리면서 관련 범행 수법은 갈수록 날로 교묘해지고 다양화 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는데요. 

이런 범죄 유형과 양상의 변화를 제도와 의식이 제대로 따라잡지 못해 갈수록 마약사범 증가 현실을 맞게 되지 않았나 생각도 듭니다. 

물론 수사기관의 강력한 단속과 함께 확산 방지 대책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범죄 예방 및 회복을 위한 치료 인프라(시설) 확충이 더 절실해 보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시민사회와 정부의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함을 강조합니다.

'LAW 포커스'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다음주에도 알찬 소식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시청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석대성 기자 bigstar@lawtv.kr


관련기사

  • 서울시 강남구 역삼로7길 22 BMS 4층
  • 대표전화 : 02-585-0441
  • 팩스 : 02-2055-1285
  • 메일 : ltn@lawtv.kr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신새아
  • 법인명 : 주식회사 법률방송(Law TV Network)
  • 제호 : 법률방송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4176
  • 등록일 : 2016-10-17
  • 발행일 : 2016-10-17
  • 발행인 : 김선기
  • 편집인 : 박재만
  • 열린 보도원칙 : 법률방송뉴스는 독자와 취재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정정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습니다.
  • 고충처리인 : 박재만
  • 법률방송뉴스의 모든 콘텐츠(기사, 영상,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1 법률방송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ltn@lawtv.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