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텔레그램서 마약 '홍보·거래' 만연... 경찰 눈 피해 '비트코인' 거래까지
취재진, 마약의 세계 접촉... "찾아볼 수 있으면 찾아봐" 여유만만한 판매책

▲신새아 앵커= 마약 얘기 좀 더 해보죠.

석 기자, 앞선 보도를 통해 마약 중독 재활자들의 말을 들어보지 않았습니까. 일반인은 범접할 수 없을 정도로 중독이 심하기 때문에 재범률도 높다고 하죠.

▲기자= 법무부가 수치를 내놨는데, 마약류 범죄로 징역을 살다 출소한 수형자의 재복역률이 절반에 가까운 45.8%에 달합니다. 수많은 범죄 중에서도 유독 높은 재범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그만큼 약물의 늪에서 벗어나기가 어렵다는 얘기인 것 같아요. 

▲기자= 하지만 마약이란 악의 굴레에서 아예 벗어나지 못하는 건 아닙니다. 

이번 취재는 '회복'과 '개선'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앞서 보셨다시피 경기도 다르크 재활자들처럼 얼굴을 숨기지 않고, 때로는 실명을 공개하면서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하기 위해 용기를 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들이 또 다시 넘어지지 않고, 오히려 사회에서 긍정적 영향력을 펼치게 하기 위해선 응원과 함께 법적 제도 개선도 절실합니다.

마약 중독자들을 치유하는데 힘쓰고 있는 경기도 다르크 임상현 센터장 얘기 직접 들어보시죠.

[임상현 센터장 / 경기도 다르크 마약(약물)중독치유 재활센터]
“지금 교정시설 시스템이 잘못돼 있다는 거야. 그곳에 가면 마약사범들을 또 만나는 거예요. 재활병원, 치료해주는 병원도 많이 생겨야 하고요. 저희 다르크 같은 중독 입소자, 입소자 중독재활 센터도 세워져야 되죠. 혼자는 갈망이 왔을 때 이 갈망을 잠재우고 멀리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르는 거예요. 사법부에서도 법조계에서도 노력을...”

▲앵커= 네. 처벌보단 재활에 구심점을 두고 병원과 센터 지원을 정부 차원에서 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어딘가에선 여전히 마약 거래가 활개를 치고 있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취재하면서 만난 대부분은 클럽이나 인터넷에서 호기심으로 접한 게 마약 중독의 시작이었습니다.

'구글' 그리고 음지 문화의 도구로 전락한 '텔레그램'을 통해 직접 마약의 세계와 접촉해봤는데, 약물 구매가 홈쇼핑만큼 쉽다는 걸 알았습니다.

마약 판매책들과 직접 접촉을 시도해봤는데, 영상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자기가 마약을 하고자 하면 언제든지 할 수 있는 거거든요. 너무 쉬워요. 인터넷만 할 줄 아는 사람이면 되요."

"오히려 코로나라 숨어서 더 한다고. 누구네 집, 아니면 어디 뭐 호텔을 빌려서 아예 거기서 그냥 뽕(마약) 파티를 한다든지."

구글에서 마약 관련 단어를 입력하자 '마약을 판매한다'는 글이 줄줄이 나옵니다.

한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판매자가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아이디와 함께 대마초 재배 날짜를 올려놨습니다.

또 다른 사이트입니다. 

'햇빛을 가장 주의해야 한다, 햇빛을 받으면 초단위로 파괴된다, 혀 위 말고 혀 밑에 두고 10분 이상 녹이고 삼켜라' 등 무색·무취 환각제로 유명한 ‘LSD'를 보관하고 복용하는 요령까지 설명합니다.

침실 등 은밀한 공간에서 투약하는 이른바 '배드 트립'에 대한 충고도 아끼지 않습니다.

'외부와의 차단을 위해 휴대폰은 가급적 꺼두기, 함께 즐기는 분은 반드시 편안한 상대와 함께, 음악·영상 등 미리 준비하기, 트립(여행)이 끝나고 자는 시간까지 계산해 20시간 비워두고 먹기' 등의 훈수가 행동 강령으로까지 보입니다.

취재진이 텔레그램 아이디를 만들어 직접 한 판매책과 접촉해봤습니다.

직거래가 가능한지 물어보니 '드랍'으로만 한다고 답장이 왔습니다. 드랍, 던지기를 말합니다.

구매를 희망하는 사람이 판매자에게 입금하면, 판매자는 배달원을 통해 임의의 장소에 마약을 던져놓으면서 은밀한 거래를 이어가는 겁니다.

그런데 이 판매자가 '거래를 비트코인으로만 한다'고 말합니다. 

무통장 입금 등의 경우 경찰에 꼬리가 잡힐 수 있기 때문에 개인 비트코인으로 거래하는 수법까지 활용하는 실정입니다.

또 다른 판매책과 접촉해봤습니다. 

서울 양재동과 논현동, 광평로 세 곳에 이미 물건을 숨겨뒀는데, 입금하면 제품을 숨겨놓은 구체적 장소를 알려주겠다고 설명합니다. 

물건을 찾아보겠다고 했더니, 이 판매책은 자신의 프로필 사진을 보면 마약이 어디에 숨겨져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지금 서울 논현동에 나와 있습니다. 판매책의 힌트에 따라 안도윤 기자와 함께 직접 물건을 찾아보겠습니다.

어딘가에서 배송 온 박스가 무더기로 쌓여있고, 누군가 버리고 간 수많은 약봉지도 구석에서 발견됐지만, 배달원이 숨겨놓았단 마약은 쉽게 찾을 수 없었습니다.

판매책이 힌트를 준 또 다른 지역입니다. 서울 양재동에 나와 있는데요. 이곳에서도 안 기자와 함께 숨겨져 있는 제품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날 취재진은 결국 마약을 찾지 못했습니다.

이후 판매책에게 텔레그램 메시지가 왔습니다. '판매책인 자신들도 가끔은 배달원이 숨긴 물건을 찾기 힘들다'고 비꼽니다.

해당 판매책에게 마약을 산 사람들의 후기를 보면 태극기 봉꽂이 안과 우편함 위에 붙여놓는 등 육안으로는 찾기 힘들 정도로 숨겨놨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실정을 감안하면 경찰 수사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 

마약범죄 소굴로 직접 들어가지 않는 이상 정보원에 의존하거나, SNS를 뒤져 잠복하는 방식으로 수사할 수밖에 없어 마약수사는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일이란 얘기까지 나옵니다.

법률방송 석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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