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이야기, 양육비 전쟁 ①] 유행처럼 번지는 양육비 미지급 위한 꼼수 '위장전입'
[끝나지 않은 이야기, 양육비 전쟁 ①] 유행처럼 번지는 양육비 미지급 위한 꼼수 '위장전입'
  • 장한지 기자
  • 승인 2021.10.0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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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새아 앵커= 안녕하십니까. 'LAW 포커스' 신새아입니다. 오늘(1일) LAW 포커스, 첫 순서로 대한민국의 슬픈 단면, 여전히 끝나지 않은 양육비 미지급 실태에 대해 알아보는 내용으로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양육비 이행법 통과 그 이후, 어떻게 되어 가고 있을까요.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양육비 미지급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보도해 온 장한지 기자와 관련한 얘기 들여다보도록 하겠습니다. 장 기자 어서오십시오. 

▲장한지 기자= 안녕하십니까.

▲앵커= 장 기자, 양육비 미지급 피해 아동이 1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죠. 형편이 정말 어려워서 못 주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별다른 이유 없이 '그냥' 안 주는 게 차갑지만 현실입니다. 이러한 악의적인 양육비 미지급자를 제재하는 법안이 지난해 통과됐잖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해 6월에는 악의적인 양육비 미지급자에 대해 운전면허를 정지하는 법안이 통과됐는데요. 바로 이어서 12월에는 신상공개, 출국금지, 형사처벌도 가능하게 하는 '양육비이행법' 개정안이 통과됐습니다.

하지만 현실을 들여다보면, 실효성은 말 그대로 '제로'입니다.

▲앵커= 운전면허 정지 법안이 통과된 지 1년이 넘었는데, 법안을 현실화하는 데 있어서 무슨 걸림돌이나 문제가 있어 보이네요.

▲기자= 문제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위장전입과 운영상의 미비점입니다. 요즘 말로, 물 한 잔 안 마시고 고구마를 먹은 듯 답답한데요. 현장 카메라 보시죠.

[리포트]

지난해 악의적으로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이른바 '나쁜 아빠들', '나쁜 엄마들'에 대항하기 위해 양육자들이 거리 위로 나섰고,

해를 넘어가기 직전, 양육비 미지급자의 운전면허를 정지하고 출국을 금지시키고 명단을 공개하는 개정 '양육비이행법'이 통과했습니다.

[문희상 당시 국회의장]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가결됐음을 선포합니다."

하지만, 양육자들이 여전히 거리에 나서고 있습니다.

[김모씨 / 양육자·2006년 이혼]
"양육비 미지급 전 남편이 9천500만원 이상 되는 돈을 지급 안 하고 있어요. 양육자분들은 감치명령까지도 가기 어려운 상황이 있어요."

이들이 말하는 '어려운 상황'이란 무엇일까.

2016년 이혼하고 매달 50만원의 양육비를 단 한 차례도 받지 못한 채 홀로 아들을 키워온 A씨.

연락이 끊기고 잠적해버린 전 남편의 집주소를 알기 위해 주민센터를 찾았습니다.

[A씨 / 양육자·2016년 이혼]
"(피신청인 이분이세요?) 손**, 네. (손**씨) 네."

초본을 떼고 전 남편의 거주지를 처음 알게 된 A씨, 한참 서류를 들여다봅니다.

법원 판결대로 “양육비 좀 달라”고 말하기 위해 A씨는 해당 주소로 직접 찾아가 봅니다.

[A씨 / 양육자·2016년 이혼]
"저희요, ***호 세대주 확인하러 왔거든요. (네?) ***호요. 저희 양육비 때문에요. (그분 동의 없이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왜냐하면 여기는 개인 사유지이기 때문에 저희가 주민 동의 없이) 아니, 사는지 안 사는지만 확인을. (***호 제가 누군지도 몰라요)"

그런데, 현관문에서부터 벽에 부딪힙니다.

가까스로 전 남편의 집 앞에 도착했지만 아무리 초인종을 눌러봐도, 묵묵부답입니다.

[A씨 / 양육자·2016년 이혼]
"계세요? (...)"

전 남편이 어디살고 있는지조차 확인이 불가능한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또 다른 양육자 B씨, 주민등록등본 초본에 적힌 주소로 찾아갔지만 전 남편이 아닌 그의 외숙모 부부만 만날 수 있었습니다.

[B씨 / 양육자·2015년 이혼]
"(안녕하세요, 외숙모) 그래, 알았다. 오랜만이다, 그래. 그런데 왜 왔는데? (여기 박**씨 살아요? 안 살아요?) 살아요. (살아요? 그럼 박**씨 만나러 왔어요) 지금 없어. (지금 왜 없어요?) 지금 왜 없는지 그거 까지는 얘기할 거 없잖아."

가족이나 친구 등 친분이 있는 사람의 주소지로 주소를 등록하고 자신은 다른 곳에서 살고 있는 이른바 ‘위장전입’ 의혹입니다.

[B씨 / 양육자·2015년 이혼]
"여기 없어 없다고. 여기 없는. (여기 왜 없어요? 여기 산다면서요) 그래, 있다. 있는데 지금 없다고. 여기서 자고 왔다갔다 하는데. (아이가 있던데) 그건 모르겠어. 자꾸 이런 식으로 하면 파출소에 신고해버릴 테니까 우리 집에는 들어오지 마. (저 만나러 왔는데요) 나는 몰라. (어떻게 만나요) 그건 너가 알아서 해야지, 능력껏. 나한테 얘기하면 어떡해."

통상 비양육자가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경우 법원의 '이행명령'이 내려지고, 이행명령을 받고도 이를 어길 경우 '감치명령'이 내려집니다.

감치명령 이후에도 양육비를 주지 않으면 강화된 양육비이행법에 따라 운전면허 정지, 명단공개, 출국금지, 형사처벌과 같은 조치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채무자가 법원의 통지 또는 송달을 회피하는 경우 강화된 처벌이 무용지물이라는 점입니다.

[강효원 변호사(법무법인 숭인) / 전 양육비이행관리원 변호사]
"감치 신청을 하려면 일단 이행명령 결정을 받아야 하고, 이행명령을 위반했다는 것에 대한 제재로 감치 신청을 하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감치명령을 받으려면 감치 신청이 송달돼야 해요. 상대방 집에. 송달이 안 되면 이것은 공시송달로도 진행이 안 돼요. 그래서 그냥 각하가 나거든요."

감치명령의 경우 사람의 인신을 구속하는 집행력을 갖고 있어 당사자에게 직접 전달해야하는데, 위장전입이나 폐문부재로 전달되지 않으면 더 이상 후속조치가 불가능해집니다.

[강효원 변호사(법무법인 숭인) / 전 양육비이행관리원 변호사]
"주소도 자기 주소로 안 해놓고 지인들 주소로 하는 경우가 있어서 그럴 때는 법원의 절차를 빌릴 때는 일단 소장이라든지 신청서가 그 집에 송달이 돼야 하는데 송달부터 어려운 것이죠. 그래서 이행명령이든 감치신청이든 이런 게 실익이 없을 때가 많아요."

전체 한부모 가운데 80% 가까이가 여전히 양육비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

양육비해결총연합회 자체 조사 결과, 양육비 미지급자 중 단 25%만 실거주지이고, 나머지 75%는 위장전입 등 주거지 불분명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영 / 양육비해결총연합회 대표]
"(법이) 이게 효과적이지 않으면 양육비를 받는다는 것을 각 양육과정에서 포기할 거라는 것, 그러면 그게 결국 우리가 가장 우려하는 건 아이한테 직결된다는 것, 궁극적인 목적이 이뤄지지 않는 거예요. 힘들게 입법을 시켜놨어도..."

위장전입 등으로 거주지 확인이 불가능할 때 주민등록상 주소로 서류를 보내면 받은 걸로 간주하는 '공시송달 특례법'이 국회에 발의돼 있습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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