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이야기, 양육비 전쟁 ②] "해외 도망가면 양육비는 누가"... 감치해도 '산 넘어 산'
[끝나지 않은 이야기, 양육비 전쟁 ②] "해외 도망가면 양육비는 누가"... 감치해도 '산 넘어 산'
  • 장한지 기자
  • 승인 2021.10.0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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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새아 앵커= 양육비 미지급자의 75%가 '거주지 확인불가'란 얘기인데요. 감치재판을 여는 것 자체도 어려운데, 양육자들은 그 다음단계인 운전면허 정지나 출국금지, 신상공개 등은 엄두도 못 내겠어요.

▲장한지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악의적인 양육비 미지급자를 감치하기까지 양육자들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으며 법정공방과 송달전쟁을 치름과 동시에 홀로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런데 감치를 한다고 하더라도 또 다른 난관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앵커= 또 다른 난관이 있다고요.

▲기자= 네, 수소문 끝에 저희 취재진이 '1호 출국금지 신청자'를 직접 만났는데요. "속 터진다"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답답함이 극에 치닫는 현장 모습, 직접 보시죠.

[리포트]

10여년 전 이혼하고 두 아이의 양육을 맡게 된 엄마 A씨.

법원은 전 남편 B씨에게 월 100만원의 양육비를 지급하라고 판결합니다. 하지만 B씨는 단 한 차례도 양육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쌀 살 돈도 없던 A씨, 그래도 아이들은 먹여 살려야 했습니다.

[A씨 / 양육자·2010년 이혼]
"그건 상상이 안 돼요. 그건 말하면 안 돼요. 그건 말하면 안 되는 거야. 너무 고생해서 말도 하기 싫어요. 하... 말도 하기 싫어요. 하... 말로 표현이 안 돼요, 그것은."

살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 성공했고, 여유가 생긴 A씨는 2019년 자녀의 성을 자신의 성으로 변경하려 법원을 찾았습니다.

[A씨 / 양육자·2010년 이혼]
"저는 죽은 줄 알았어요, 이 사람이. 살아있는 줄 몰랐어요. 그래서 아이들 성을 바꿔야겠다고 해서 성본 변경 (신청)을 했어요. 혼자서 아이들을 양육하는 한부모들은 10년 동안 혼자 진짜 열심히 아이들을 키우면 아이들을 자기 성으로 바꾸고 싶고 아이들도 엄마 성을 따르는 걸 원해요."

그런데 그때, 갑자기 양육비 문제에 대해 나 몰라라 했던 B씨가 갑자기 법원에 나타납니다.

중국 국적의 여성과 재혼한 B씨는 자녀들의 성 변경을 '동의할 수 없다'는 의사를 표시합니다.

그동안 꾹꾹 눌러왔던 분노와 설움이 터진 A씨. 전 남편 B씨를 상대로 양육비 지급을 이행하라는 소송을 진행하고,

[A씨 / 양육자·2010년 이혼]
"빨리 감치 하라고 감치 안 하면 튀면 너네 책임질 거야? 도망가면 너네 책임질 거야? 나는 그러잖아요."

지난한 싸움 끝에 B씨는 지난 8월 31일 10일간의 감치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이어 엄마 A씨는 B씨가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채 현 배우자를 따라 중국으로 갈까 곧바로 B씨를 상대로 출국금지 신청을 했습니다.

지난해 '양육비이행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감치판결을 받은 양육비 미지급자에 대해 운전면허 정지, 출국금지, 명단공개 등 제재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A씨 / 양육자·2010년 이혼]
"'이 사람 감치됐는데 후속 절차들 양육비이행관리원에서 해준다고 하던데 그것 좀 해주세요' 그랬더니 '감치하는 동안 돈 줄 수 있으니까 감치 풀린 다음에 봅시다' 왜 그렇게 후해요. 왜 그렇게 후하냐고요."

운전면허 정지의 경우, 양육비이행관리원에서 신청자를 받아 여성가족부에 전달합니다. 여가부는 비정기적으로 심의위원회를 열고 양육비 미지급자의 운전면허가 생계와 연관돼 있는지 등을 조사합니다.

제재가 타당하다 판단되면, 여가부는 경찰청에 명단을 전달하고 경찰청장의 허가를 받습니다. 운전면허 정지 기간은 도로교통법상 최대 100일입니다.

명단공개의 경우, 여가부에서 신청자를 받고 3개월에 한번씩 심의위를 열어 양측 의견을 듣고 부처 홈페이지에 명단을 공개합니다. 명단공개 기간은 최대 3년입니다.

출국금지의 경우, 양육비이행관리원에서 신청자를 받아 명단을 여가부에 전달하고 여가부는 비정기적으로 심의위를 연 뒤 제재가 타당하다고 여겨지면 명단을 법무부에 넘깁니다.

법무부장관이 허가하면, 양육비 미지급자는 출입국관리법상 최대 6개월의 출국금지 처분을 받습니다.

[양육비이행관리원 관계자]
"우선 저희가 명단을 여가부에 송부해요. 여가부에 송부한 다음에 여가부에서 상대방에게 너는 출국금지 요청 대상자라는 통지서를 보내고 심의위원회를 거친 다음에 출국금지 대상이 확정되는 거예요. 그래서 우선 제가 어머니 자료를 받은 다음에 어머니 양육비 미지급 금액을 확인하고 그게 3천만원이 넘을 경우에는 여가부에 명단을 송부할 예정이거든요."

[여성가족부 관계자]
"(상대방에게 제재) 대상 통지서를 보내요. 통지서를 보내서 이런 사항에 대해서 진술할 내용이 있으면 의견을 제출하라고 기회를 주는 것이죠. 예를 들면 운전면허 같은 것은 법률상 생계형 운전자의 경우에는 운전면허 정지를 안 할 수가 있잖아요."

여가부에서 언제 심의위를 여는 건지, 신청서가 상대방에게 전달됐는지, 상대방은 의견 제출을 완료했는지, 사건이 어느 부처까지 넘어갔는지 등.

걱정은 산더미, 절차는 뒤죽박죽, 제재까진 하세월입니다.

[A씨·양육비이행관리원 관계자]
"이번 주 중으로 그 사람 이제 풀려나는데... (감치가 풀려나는 건 상관없어요) 감치 풀려나면 언제든지 출국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거잖아요. (어머님, 이게 제가 이번 주에 보낸다고 해서 바로 심의위원회에서 결정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 어머님) 그럼 언제 돼요? 그게? 심의위 일정은 저도 아직 알 수가 없어요, 그것은 여가부에서 진행을 하는 것이어서..."

양육자들은 '양육비 미지급자 감치'라는 벽에 이어 '양육비 미지급자 제재'라는 또 하나의 높은 벽을 마주하고 있는 겁니다.

[A씨 / 양육자·2010년 이혼]
"'감치판결만 받으면 돼. 거기만 가면 모든지 다 해결 돼. 내가 받을 수 있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는 거예요. 법이라는 게 참 우리 생각처럼 그렇게 잘 만들어지지 않았더라고요. 튀면 너네 책임질 거야? 도망가면 너네 책임질 거야? 화가 나요, 열불 나. 미치겠어요."

기나긴 싸움 끝에 지난해 통과된 개정 '양육비이행법'. 여전히 양육자들에게 나타난 변화는 전혀 없습니다.

여가부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까지 운전면허 정지 신청자는 6명, 명단공개신청자는 2명, 출국금지 신청자는 2명입니다.

'산 넘어 산'인 양육비 문제, 법안의 정착과 절차 간소화 등 실효성 있는 정책개선이 시급해 보입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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