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을 계약했는데 매도인이 치매라고 자녀가 연락해 왔습니다"
"부동산을 계약했는데 매도인이 치매라고 자녀가 연락해 왔습니다"
  • 서혜원 변호사, 박진우 변호사
  • 승인 2020.05.16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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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리 앵커= ‘알쏭달쏭 법률 YES or NO’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법률방송 홈페이지 통해 들어온 고민부터 들어보겠습니다. 화면으로 만나보시죠

- 올해 초 재개발 건물에 대해 부동산 거래를 했습니다. 매도인은 60대 후반 여성이었고, 계약서 작성 때문에 총 2번 만났습니다. 시세대로 거래했고 잔금과 소유권 이전 등기까지 모두 완료했습니다. 잔금은 매도인의 요청으로 수표로 드렸고요. 그런데 얼마 전 매도인의 자녀분이 전화가 와서 매도인이 치매기가 있으신 심신미약 상태인데 자녀와 상의없이 부동산 계약을 했다며 계약 해지를 요구합니다. 하지만 제가 두 번 만났을 때 매도인은 치매기가 전혀 없어 보였어요. 그리고 인감도장, 지장도 모두 직접 찍었고요. 만약 매도인이 진짜 치매라면 계약을 해지할 수밖에 없나요? -

거래도 했고, 소유권 이전 등기까지 했으면 거래가 모두 끝난 것인데 뒤늦게 연락이 온 것이네요. 이런 경우가 있을 수가 있네요. 난감하시겠어요. 치매가 있는 경우 부동산 거래가 불가능한가요?

▲박진우 변호사(박진우 법률사무소)= 그런 것은 아닙니다. 치매를 앓고 있다고 해서 부동산 거래를 할 수 없는 것은 아니고요. 그렇지만 그런 분들이 모든 거래행위를 할 수 있다는 것도 불합리한 면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민법은 성년자의 경우 원칙적으로 단독으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하되, 예외적으로 의사능력이나 행위능력이 없는 경우에는 거래행위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의사능력이란 자신이 하는 행위의 결과를 판단해서 정상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이게 없다면 당연히 법률행위를 할 수 없겠죠. 그리고 행위능력이란 단독으로 법률행위를 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의사능력은 개별 거래행위 기준으로 각각 판단합니다. 따라서 그 당시에 내가 정상적인 판단력이 없는 상태였다, 즉 심신미약이나 치매 등 상태가 입증이 된다면 개별적인 거래행위마다 그것을 판단해서 무효화시키는 절차인데요. 다만 우리 법원은 의사능력이 없다는 점에 대해서 상당한 정도의 입증을 요구하기 때문에 의사 무능력을 입증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따로 규정된 것이 행위능력인데요. 행위능력을 제한하는 규정이 민법에 별도로 마련돼 있습니다. 정신적 제약으로 인해 사물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것이 법원에 소명된다면, 즉 한정후견 성년후견 등 같은 법원의 판단을 먼저 받은 경우라면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없는 거래행위를 사후적으로 취소시킬 수 있는 규정을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어르신들 명의 부동산을 처분할 경우 치매기가 있으시면 자녀분들에게 증여해서 처분한다거나, 자녀분들이 대리인으로 나서서 처분하게 되는데 이 경우에 사후적으로 이 거래를 무효로 돌리고 싶은 사람들이 해당 증여행위나 대리권 수여 행위 자체가 치매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이라 무효라는 주장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따라서 만약 집안에 치매기가 있는 노인분이 부동산을 보유하고 계신다면 법원에서 한정후견이나 성년후견같은 재판을 미리 받아놓으시기를 권유드립니다.

▲앵커= 법에 있는 대로 말씀해주셨는데, 그렇다면 이번 사연에서 매도인분이 정말 치매를 앓고 계셨다면 부동산 계약 해지를 요구할 수 있는 것인가요?

▲서혜원 변호사(서혜원 법률사무소)= 일단 민법상 의사능력이 없는 사람의 법률행위는 취소도 가능하고 무효까지도 가능합니다. 다만 법률행위 당시에 의사능력이 없었음을 입증해야 하는데요. 이미 이루어진 법률행위를 무효로 돌리는 일이기때문에 법원에서도 매우 엄격한 기준으로 판단하고, 객관적인 자료에 의해 그 의사 무능력이 증명돼야 합니다.

상담사안의 경우에는 이미 등기까지 이루어진 상태로 매도인 측에서 매매계약에 대한 어떤 무효나 취소를 주장한다고 하여도 매수인이 이에 응해서 합의 해제를 하지 않는 이상은, 결국 소송에서 이것들이 가려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계약서 작성에 관련해서 2번 이상 만났고, 매도인과 매수인 간 부동산 거래에 대해 나눠야 할 대화들이 정상적으로 오고갔고, 그리고 특별히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하였다는 점 등이 유리해 보입니다. 또한 중간에 공인중개사가 있었다면 부동산 거래에 관련해 매도인이 계약 당시 의사능력이 있었다는 점에 대해 유리한 증언을 해주실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중개사무실에 CCTV도 있을 것이고, 요즘은 대화나 통화를 녹음해 두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이런 녹취자료가 있다면 더 유리할 것으로 보이고요. 인감증명서 발급 일자나 발급 경위도 한번 확인해 보시고요. 사실 본인이 아니면 발급이 힘들잖아요. 대리인 발급인지 본인이 직접 뗐는지도 확인해 보시고요.

시세대로 거래가 됐다는 점도 중요한 점입니다. 대금은 수표로 지급하셨는데요, 수표 사용 경로 등은 나중에 소송에서 금융거래내역을 통해 추적이 가능하니 해보실 수도 있어요. 그때 사용내역이 있다면 의사능력이 충분하다는 반대 증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조금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시기를 권유드립니다.

▲앵커= 까다롭겠지만 이런 장치들을 거치시면 부동산 계약을 해지하지 않게 되실 수 있을것 같아요. 그런데 상대방이 조금 나쁜 생각으로 이런 일을 진행할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입증이 어렵기는 하지만요. 가족들이 시세를 조금 더 올려받고 싶어서 이럴수도 있잖아요? 이런 경우라면 상대방은 어떤 처벌을 받을 수도 있을까요?

▲박진우 변호사= 통상 거짓말을 하면 사기라고 생각을 하시는데요. 사기죄가 되려면 그런 거짓말을 통해 자신이 재산적인 이득을 얻고, 상대방에게 재산적인 손실을 끼쳐야 성립됩니다. 그런데 이 경우는 단순히 치매에 걸렸다는 주장만으로 계약이 파기되는 것도 아니고, 등기까지 이전을 받으셨으니 법원에서 취소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는 소유권을 보유하고 계신 것이라 그것에 속아서 자기가 해제해주지 않은 이상 지금 상황에서 어떤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그리고 그렇게 주장한다고 해서 매수인이 쉽게 계약 해지에 합의해줄 것이라고 보기도 힘들잖아요. 그러니 지금 상태에서는 가족들이 치매에 걸렸다는 주장만 하는 것으로는 형사처벌에 이르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리고 상대방이 치매가 맞는지 아닌지도 입증해야 되는 것이니까요. 한가지 궁금한 것이 있는데요. 만약 치매를 앓고 있는 부모님이 유언을 한 경우 어느 정도의 효력이 있을까요?

▲서혜원 변호사= 관련해서 민법에 규정이 있습니다. 민법 1063조에 따르면 피성년 후견인의 경우에는 의사능력이 회복된 때에만 유언을 할 수 있고, 의사가 심신회복 상태라는 점을 서명 날인해야 유언이 유효하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앵커= 예 알겠습니다. 이것도 참고로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서혜원 변호사, 박진우 변호사 ltn@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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