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손해보험 너무 심해"... '고아' 된 초등학생에 교통사고 보험금 구상권 청구소송
"한화손해보험 너무 심해"... '고아' 된 초등학생에 교통사고 보험금 구상권 청구소송
  • 신새아 기자
  • 승인 2020.03.25 1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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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소송사기에 해당할 수도 있어"... 보험사, 비난 쇄도하자 부랴부랴 소송 취하

[법률방송뉴스] 국내 한 손해보험사가 사실상 고아가 된 초등학생을 상대로 교통사고 보험금 구상권을 청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뭐가 어떻게 된 일일까요. 신새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어제(24일) 올라온 ‘고아가 된 초등학생에게 소송을 건 보험회사가 어딘지 밝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입니다.

"사람 목숨으로 돈 계산을 하는 보험사가 있다. 고아인 2008년생 초등학생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며 "이 보험사가 어디인지, 배상액 경감이 가능한지 알려 달라”는 내용입니다.

이 청원은 올라온 지 하루 만인 오늘 오후 4시 기준 모두 16만명 넘게 동참하며 네티즌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사건은 지난 2014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초등학교 1학년, 현재는 12살인 A군의 아버지가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교통사고를 당해 숨지는 사고가 벌어졌습니다.

전라남도 장흥의 한 농로를 주행하던 A군의 아버지가 교차로 좌측에서 직진하던 승용차와 충돌해 목숨을 잃은 겁니다.

보험사는 A군의 아버지에게도 50%의 과실 책임이 있다고 산정해 사망보험금을 1억5천만원으로 계산하고 A군의 어머니와 A군에게 각각 6 대 4의 비율로 나눠 지급했습니다.

문제는 A군의 어머니가 베트남인으로 사고 얼마 전 베트남으로 출국한 뒤 연락두절 상태라는 점입니다.

결국 어머니 몫인 9천만원은 보험사가 6년째 가지고 있고, 6천만원은 A군의 80대 할머니에게 지급됐습니다.

졸지에 고아 아닌 고아가 되어버린 A군은 할머니가 노쇠해 현재 보육원에서 살면서 주말마다 할머니 집에 다녀가고 있습니다.

[A군 큰아버지 /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3월 24일)] 

“그것은(보험금은) 제가 알기론 그 조카를 시설에 맡길 때 좀 드렸던 것 같고요. 그러다가 조카가 이제 좀 어려서 아빠를 잃어서 정신과 치료하고...“

정신과 치료까지 받으며 보육원에서 지내는 A군에게 그런데 최근 날벼락 같은 일이 또 떨어졌습니다.

보험사가 A군 아버지 사고 상대차량 동승자 치료비와 합의금으로 쓴 돈 5천300만원 가운데 절반 정도인 2천700만원 정도를 내놓으라며 구상금 청구소송을 걸어온 겁니다.

이 같은 사실은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가 그제(23일) 유튜브 ‘한문철TV’를 통해 보험사의 행태를 질타하며 처음 알려졌습니다.

[한문철 변호사 / 유튜브 채널 ‘한문철TV‘(3월 23일)] 

“기본적으로 보험사가 너무 심한 소송을 했어요, 제가 볼 때는. 아니 고아한테 무슨 소송을 해요. 고아가 무슨 돈이 있다고 이 어린아이한테 2천690만원 내놔라, 너희 아버지가 잘못했어, 너희 아버지가 잘못했으니까 네가 책임져야지 내놔. 아, 이거 이럴 수 있습니까.”

하지만 서울남부지방법원은 A군 측에서 별다른 이의신청이 접수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험사가 요구한 금액을 다 갚고 못 갚으면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이자를 지급하라는 이행권고결정을 내린 상태입니다.

법조계에선 하지만 A군 어머니에게 지급할 보험금 9천만원을 6년째 가지고 있는 보험사가 어린 초등학생을 상대로 100% 구상권을 청구한 것 자체가 너무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정경일 변호사 / 법무법인 L&L]

“제가 교통사고 사건을 많이 해봤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 당해봅니다. 그리고 또 받지 못할 돈을 청구하는 것은 엄연한 소송사기에 해당될 여지도 있거든요. 보통 채무자가 사망하면 상속인 등 비율만큼만 청구해야 되지...”

논란이 커지자 해당 보험사는 “일부 상속인이 연락이 안 될 경우 연락이 되는 특정인에게 100%를 구상하는 것이 보험업계 관례”라는 취지로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터무니없는 해명으로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것이 정경일 변호사의 비판입니다.

[정경일 변호사 / 법무법인 L&L]

“이게 뭐 지금 말로는 보험업계 관행이라 그러는데, 한 사람에게 특정의 어떤 다른 사람을 못 찾는다고 청구한다, 라는 것은 소권남용 내지는 소송사기에 해당될 일입니다. 보험업계의 관행이라고 그러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정 변호사는 나아가 해당 사고는 오토바이 대 자동차 사고라며 보험사가 애초 사망한 A군 아버지의 과실비율을 50%로 한 것부터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정경일 변호사 / 법무법인 L&L]

“보험사와 개인 간의 합의를 할 때는 과실비율에 대해서 개인이 많이 불리한 요소가 작용됩니다. 이번 사건 같은 경우에도 충격하고 난 뒤에 차량이 상당한 거리를 진행했었고요. 그리고 또 오토바이 운전자도 상당한 거리를 날아갔습니다. 이 부분은 서행운전을 안 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되기 때문에 가·피해자가 바뀔 사안으로 보입니다. 50대 50으로 판단할 건 아니고...”

문제의 보험사는 한화손해보험사로 논란과 비판이 쏟아지자 한화손보는 소송을 부랴부랴 취하했습니다.

한화손보는 오늘 오후 강성수 대표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관련 소송을 전부 취하하고 향후에도 구상금을 청구하지 않겠다”며 “심려 끼쳐 드린 점 고개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습니다.

대표가 고개 숙여 사과할 일을 애초 왜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한화손보가 가지고 있는 A군 어머니 몫 9천만원은 A군이 성인이 된 뒤에 어머니에 대해 장기실종신고를 내고 사망 선고를 받으면 상속받을 수 있게 됩니다. 

법률방송 신새아입니다.

 

신새아 기자 saeah-shin@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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