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개정안 '늑장' 통과... 시작부터 삐걱대는 6·13 지방선거 '선거구 획정' 몸살
공직선거법 개정안 '늑장' 통과... 시작부터 삐걱대는 6·13 지방선거 '선거구 획정' 몸살
  • 정한솔 기자
  • 승인 2018.03.07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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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정족수' 변경 골자 공직선거법 개정안 국회 통과 3개월 '지각'
예비후보 등록 차질... 선거구 획정 늦어져 '졸속 공약' 등 우려 속출

[법률방송] 6·13 지방선거가 석 달 남짓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늘(7일) ‘LAW 인사이드’는 공직선거법 개정안 얘기 해보겠습니다. 정한솔 기자 나와 있습니다.

[유재광 앵커]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그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죠. 어떤 내용인가요.

[정한솔 기자] 네, 지방선거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선거구를 일부 조정하고 의원 정수도 일부 재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시·도 광역의원 정수는 현행 663명에서 690명으로 27명 늘어났고, 일선 시군구 기초의원 정수도 지금보다 29명이 늘어나게 됩니다.

[앵커] 일단 공직선거법이 본회의를 통과한 건 다행인데 많이 늦었죠.

[기자] 네, 원래 공직선거법상 선거구는 선거일 6개월 이전까지 획정을 해야 합니다.

공직선거법 제24조를 보면 “자치구·시·군의원 선거구획정위원회는 선거구 획정안을 마련해 선거일 전 6개월까지 시·도지사에게 제출하여야 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법대로라면 이번 6·13 선거의 경우 지난해 12월 13일까지 선거구를 획정했어야 했는데, 거의 3개월 가까이 늦어진 겁니다.

[앵커] 왜 이렇게 법안 처리가 늦어진 건가요.

[기자] 짐작하시겠지만 일단 여야 간 정쟁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공직선거법 개정이 본회의에 상정되려면 먼저 국회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거쳐야 합니다.

그런데 개헌 문제를 놓고 여야 간 이견과 고성이 오가다 보니 일단 논의가 제대로 안 됐고, 여기에 일부 위원이 자기 지역구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정수가 적다고, 또는 줄어든다고 항의하면서 결국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까지도 처리하지 못했습니다.

[앵커] 전형적인 여야 정쟁과 지역이기주의 때문에 공직선거법 처리가 늦어졌다는 거네요.

[기자] 네, 관련법에 따라 지난 2일부터 6·13 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선거구가 획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다보니 여기저기서 혼선과 볼멘소리들이 터져 나왔고, 국회는 결국 지난 5일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어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부랴부랴 처리했습니다.

[앵커] 통과가 늦어진 거 말고 다른 부작용은 없나요.

[기자] 일단 예비후보 등록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지난 2일부터 선거구가 획정되지 않은 채로 전국적으로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는데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됐다고 해서 선거구가 바로 획정되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별로 선거구 획정위원회에서 개정 공직선거법에 따라 선거구를 다시 최종 획정해야 합니다.

이 경우 추후에 선거구역이 바뀌는 예비후보자는 선거구를 다시 선택해 관할 선관위에 신고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고, 무엇보다 선거구가 바뀌면 공약도 다시 마련해야 하는데 급하게 공약을 다시 마련하다 보면 졸속 공약, 졸속 선거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주민 수에 따른 선거비용 제한액 변경 등 예비후보들 입장에선 번거로운 게 한둘이 아니라고 합니다.

[앵커] 다른 문제가 더 있나요.

[기자] 네, 민주주의 선거 원칙 중 ‘투표 가치의 등가성’ 이라는 게 있습니다. 쉽게 말해 더 배웠든 덜 배웠든, 돈이 많든 적든 한 표는 똑같이 한 표다 이렇게 보시면 되는데요.

현실적으론 선거구와 유권자 수가 달라 이 투표 가치의 등가성이 완전히 똑같을 순 없습니다.

쉽게 말해서, 유권자가 10명인 선거구에서 투표하면 10분의 1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하지만, 유권자가 100명인 선거구에서 투표하면 100분의 1만큼의 영향력밖에는 행사할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선거구 간 인구 편차가 너무 심하지 않도록 헌법재판소가 2014년 10월 “국회의원 선거구 간 인구 편차를 최대 200%로 해야 한다”고 결정한 바 있는데요.

졸속으로 공직선거법을 통과시키다 보니 헌재의 이 ‘인구 편차 200% 원칙’마저 지켜지지 않는 선거구까지 나와 해당 선거구 주민들이 위헌심판 소송을 제기하기로 하는 등 이런저런 문제점이 여기저기 계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앵커] 제때 못 할 거면 정말 한 번에 제대로나 하든지, 하는 생각이 안들 수가 없네요. 잘 들었습니다. 

 

정한솔 기자 hansol-ju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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