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 파더스’ 2심 재판 중단... 법원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헌법소원, 헌재 결정 기다릴 것”
‘배드 파더스’ 2심 재판 중단... 법원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헌법소원, 헌재 결정 기다릴 것”
  • 신새아 기자
  • 승인 2020.09.18 1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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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비 미지급자 신상공개 '배드 파더스 운영자, 국민참여재판 1심 '무죄' 판결
헌재, 지난주 형법상 '사실적시 명예훼손' 헌법소원 공개변론 열어... 결정 주목

[법률방송뉴스] 이혼한 뒤 양육비를 주지 않는 ‘나쁜 아빠들’의 신상을 공개하는 ‘배드 파더스(Bad Fathers)' 사이트 운영자 구본창씨에 대한 재판 관련 소식, 법률방송에서 여러 차례 전해드렸는데요.

‘사실적시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구본창씨에 대한 2심 첫 재판이 어제 열렸는데, 재판부가 재판을 잠정 중단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위헌 여부를 심리 중인 형법상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조항과 관련한 헌재 결정이 나온 뒤에 심리를 재개하겠다는 건데요. 어떤 내용인지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이혼한 뒤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나쁜 아빠들'의 신상을 공개하는 '배드 파더스' 사이트입니다.

양육비 미지급자들의 사진과 함께 이름과 나이, 직업, 거주지를 모두 공개하고 있습니다.

신상정보 공개 외엔 다른 설명이나 평가는 일체 없습니다.

사이트를 개설하고 신상정보를 공개한 지난 1년간 110건의 양육비 미지급 문제가 해결됐지만, 동시에 운영자 구본창씨는 15건에 달하는 고소장을 받아들어야 했습니다.

혐의는 같습니다.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입니다.

더러는 공익성을 인정받아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기도 했고, 대부분은 벌금형 약식기소로 마무리됐습니다.

그러나 수원지법은 지난해 구본창씨 사건이 일반적인 명예훼손 사건과 성격이 다르다고 보고 검찰이 벌금 300만원 약식기소를 한 사건을 정식 재판에 회부했습니다.

일단 정보통신망법 제70조는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구본창씨는 재판에서 배드 파더스 사이트는 '비방할 목적'이 아닌 양육비 미지급 문제 공론화와 해결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로 변호했습니다.

[구본창 / '배드 파더스' 사이트 운영자] 

"양육비는 아이들의 생존권과 직결되기 때문에 '아이들의 생존권' 하고, 그 다음에 양육비를 무책임하게 지급하지 않는 미지급자들의 무책임한 '미지급자들의 개인적인 명예', 두 가지의 가치가 충돌하는 것이잖아요. 두 가지의 가치가 충돌하는데 두 가지의 가치 중에 어떤 것이 우선하느냐..."

구본창씨 요청으로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배심원 7명은 전원 무죄 평결을 냈고, 재판부도 이를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신상공개를 온라인에 게재했어도 악의적인 글, 비방의 글, 모욕적인 표현은 찾아볼 수 없다“며 ”양육비 미지급은 다수의 관심 대상으로 피고인의 활동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1심 재판부 판단입니다.

[이은영 변호사(법무법인 숭인) / '배드 파더스' 소송 공동변호인단]

"양육비 미지급은 그것이 심각하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알려야 되고,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알려야 할 그런 중요한 내용이기 때문에 공익성이 있다..."

검찰은 그러나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 성립한다며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어제 항소심 첫 재판이 열렸습니다.

수원고법 형사1부 노경필 부장판사는 첫 재판에서 헌법재판소 결정을 기다려보겠다며 2심 재판을 잠정 중단시켰습니다.

"헌법재판소가 위헌 여부를 심리 중인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조항과 관련한 헌재 결정이 나올 때까지 이번 재판을 종결하지 않고 기다려 보겠다"며 재판을 잠정 중단한 겁니다.

재판부는 "헌재가 이 조항과 관련해 지난주에 공개변론을 한 것으로 볼 때 머지않아 결론이 나올 것 같다"고 덧붙여 설명했습니다.

헌재는 앞서 지난 10일 형법 제307조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는지를 두고 공개변론을 열어 전문가 의견을 들었습니다.

공개변론에선 사실을 적시한 것을 두고 명예훼손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 여부를 두고 치열한 논쟁을 벌였습니다.

[김덕 변호사 / 법률사무소 중현]

“사실의 적시라는 것은 어떤 사람의 사회적 가치 또는 평가를 저하시킬 수 있는 내용을 여러 사람에게 드러내는 것을 말하는데요. 그게 아무리 진실한 사실이라고 해도 상대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그럴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면 범죄가 되는 것이다... 이번 항소심은 재판부가 아동의 '생존권‘과 무책임한 부모의 '명예' 중에서 과연 우리사회가 지키고 보호해야 할 상식적 가치가 어느 쪽에 있는지를 결정하는 판결이어서...”

일단 구본창씨가 기소된 것은 정보통신망법상 사실적시 명예훼손이고 헌재가 심리 중인 사건은 형법상 사실적시 명예훼손입니다.

정보통신망법 명예훼손은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라는 문구가 추가돼 있긴 하지만 본질에 있어선 형법상 사실적시 명예훼손과 동일합니다.

재판부도 이런 점을 감안해 "해당 조항은 이 사건의 대전제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만약 위헌 결정이 날 경우 관련 사건을 소급해서 재심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고 심리 중단 이유를 밝혔습니다.

헌재가 해당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리면 2심 재판은 1심 재판처럼 ‘비방 목적’ 여부 등을 두고 다시 사실관계와 법리 다툼을 벌이게 됩니다.

반면 헌재가 위헌이나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 재판 결과는 구씨에 대해 무죄 또는 공소기각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김덕 변호사 / 법률사무소 중현]

“위헌이 되면요 일단은 죄가 되지 않기 때문에 2심에서도 뭐.. (무죄가 날 수도?) 네, 무죄가 될 가능성이 높죠. 무죄라기보다는 공소기각이라든지 다른 방향으로 판결이 날 수도 있는데...”

재판부는 헌재 결정이 한두 달 안으로 나올 것으로 보고, 어제 다음 공판기일을 정하지 않고 헌재 결정 이후 추후 다음 기일을 지정하기로 했습니다. 

법률방송 신새아입니다. 

 

신새아 기자 saeah-shin@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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