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을 말한 것이 죄가 될 수 없어”... 사실적시 명예훼손 폐지 주장 논거 어떻게 되나
“진실을 말한 것이 죄가 될 수 없어”... 사실적시 명예훼손 폐지 주장 논거 어떻게 되나
  • 신새아 기자
  • 승인 2020.10.08 18: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경신 교수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진실 유포죄'... 표현의 자유 침해, 폐지해야"

[법률방송뉴스] 앞서 시민·법조들의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를 주장하는 기자회견 내용 전해드렸는데요. 왜 사실적시 명예훼손을 폐지해야 한다고 하는 것인지 좀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오늘(8일) 기자회견에 참석한 사단법인 ‘오픈넷’ 이사인 고려대 로스쿨 박경신 교수의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계속해서 신새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사실적시 명예훼손 폐지를 반대하는 쪽에선 ‘진실한 사실로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일 경우 지금도 위법성이 조각돼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폐지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박경신 교수는 원론적인 얘기일 뿐, 현실은 다르다고 선을 긋습니다.

[박경신 고려대 로스쿨 교수 / 사단법인 오픈넷 이사]

“법원에서 임금체불, 진실된 임금체불을 고발했다가 대법원에서 명예훼손 확정판결까지 받은 사례 또 폭행사실 고발했다고 해서 대법원에서 역시 확정판결까지 명예훼손죄로 받은 사례들, 많은 사례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실제로 ‘오로지 공익을 위하면 형사처벌에서 면제 된다’는 그 조항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고요.”

설사 재판에서 무죄를 받더라도 진실을 말했다는 이유로 재판 과정 자체와 경찰과 검찰 수사 과정에 받아야 하는 그 온갖 고초가 온당하냐는 지적입니다.

[박경신 고려대 로스쿨 교수/ 사단법인 오픈넷 이사]

“한국 검찰이 가지고 있는 막강한 수사에 대한 권한에 비춰봤을 때 일단 수사가 시작됐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결국은 공익으로 공익성 발언으로 인정될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 자기의 인생과 영혼이 털려야 되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결국은 무고한 발언으로 수사라는 검찰 수사라는 엄청난 피해를 당해야 되는지...”

박 교수는 그러면서 공익에 관한 것이면 괜찮고 그렇지 않은 것은 처벌하고, 이런 이분법적 기준 자체가 표현의 자유를 제약한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공익’이라는 기준 자체가 자기검열과 위축을 불러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한다는 겁니다.

[박경신 고려대 로스쿨 교수 / 사단법인 오픈넷 이사]

“공익을 위한 발언이면 괜찮고 공익임을 입증하지 않으면 곧바로 형사처벌이다. 이것은 항상 사람들이 발언할 때 이것이 국민 대다수가 생각하는 공익에 취합해야만 형사처벌에서 피할 수 있다, 이게 얼마나 답답한 사회겠습니까. 공산주의 사회도 아니고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가 폐지되면 무분별한 폭로와 퍼 나르기로 개인의 사생활과 인격권이 심각하게 침해당할 수 있다는 폐지 반대자들의 지적에 대해서도 박 교수는 ‘어떤 사생활이 침해당하는 것이냐’고 되묻습니다.

어린아이들이 ‘내 맘이야’ 하는 것처럼 ‘내 사생활이야’ 해버리면 갑질과 비리, 범죄도 ‘사생활’이라는 이름으로 보호받아야 하느냐는 반문입니다.

[박경신 고려대 로스쿨 교수 / 사단법인 오픈넷 이사]

“거의 모든 범죄는 비밀스럽게 진행이 됩니다. 누가 범죄를 백주대로에 저지르겠습니까. 결국은 모든 타인의 평가와 비판이 필요한 행위들은 항상 사적으로 보호되는 공간 속에서 이뤄지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아 ,이것은 나의 사생활이다’라는 이유로 타인의 고발과 타인의 평가를 회피할 수 있는 그런 해악이 계속 반복될...”

다만 성적 지향이나 질환, 병력, 개인사 같은 내밀한 사생활들은 당연히 보호할 필요가 있고, 지금 해야 할 것은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폐지하냐, 마냐가 아니라 폐지를 전제로 대안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강조합니다.

[박경신 고려대 로스쿨 교수 / 사단법인 오픈넷 이사]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하는 그런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진실이라도 처벌돼야 하지 않겠냐고 말씀하시는데 그렇다면 법이 바뀌어야 됩니다.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하는 것을 처벌하는 법을 따로 만들든지 해야지 지금 상황에서는...”

박경신 교수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진실 유포죄’에 다름 아니라며 지금이 왕정시대도 아니고, 대한민국이 1당 독재 공산주의도 아니고 형법 제307조 1항은 반드시 폐지되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박경신 고려대 로스쿨 교수 / 사단법인 오픈넷 이사]

“진실 유포죄라는 말이 많이 나왔는데 제가 한 2010년도인가에 쓴 책 제목이 ‘진실 유포죄’입니다. 거기에 큰 장이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에 할애돼 있으니까 여러분들이 좀 보셨으면 좋겠고요. 이런 폐지를 원하는 열화가 같은 촉구에 대해서 이 부분을 헌법재판소에서 꼭 여러 경험적인 통계들과 함께 살펴봐주시기를...”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UNHRC)는 지난 2015년 우리나라에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를 권고한 바 있습니다. 

법률방송 신새아입니다. 

 

신새아 기자 saeah-shin@lawtv.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